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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고다경의 긴박한 모습에서 끝이 났었던 6회. 그 위촉즉발의 상황에서 범인과 대치해야만 하는 고다경과 악마의 웃음을 지으며 좁혀오는 연쇄 살인범이 주는 긴장감은 최고였었습니다.
드라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사건들
살인을 장난처럼 행하는 연쇄 살인범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고다경은 힘겹게 건물 밖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낯선 공간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그녀는 살인범의 표적이 됩니다. 연쇄 살인의 도구로 사용했던 독수리 엠블럼이 있는 트럭을 몰고 다경에게 돌진하는 그는 마치 어린 짐승을 무기를 들고 말에 타고 사냥 놀이를 하듯 즐겁기만 합니다.
중무장한 경찰들까지 출동했음에도 CCTV에만 의지하던 그들은 범인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국도에서 그들이 의지하는 정보라고는 아들을 감싸는 살인범의 아버지 외에는 없었습니다. 이들과는 달리 국과수에서 사건을 진두지휘하던 윤지훈은 직접 현장을 향하며 과학적으로 분석된 자료들을 토대로 범인이 있을 만한 장소들을 압축해나갑니다.
비과학적인 경찰 조직의 비대함과 과학적인 윤지훈의 대결은 결과적으로 윤지훈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비록 검사의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범인의 은닉처를 알아내기는 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있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효과적으로 범인(진범)을 잡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 에피소드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동서양을 불문하고 왜 공권력은 항상 주인공보다는 늦는 것일까요? 물론 극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임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이를 실제와 동급으로 여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현실 속에서도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일반인들에게 공권력은 너무 먼 존재일 뿐입니다.
가진 자를 위해서는 거대한 힘을 발휘하지만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로만 각인되어 있는 공권력은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 속에서 늘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싸인> 역시 예외는 아니지요.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비리와 부정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과는 달리 정의를 실현하려는 소수들은 모진 고난 속에서 그들과 맞서 싸웁니다. 마치 현실 속의 우리 이야기와 같이 말이지요.
사건을 통해 윤지훈과 고다경은 서로의 본심을 조금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법의관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지훈은 사건 앞에서 당당하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를 자신의 파트너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다경 역시 자신이 롤 모델로 생각하는 지훈이 역시 대단한 존재이고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은 이후 그들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연쇄 살인범 사건을 해결하고 그들에게 다가오는 사건은 미국과 일본과 연결된 미묘한 사건들입니다.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총기 살인 사건을 은폐하려는 강력한 대통령 후보와 이명한 국과수 원장. 한국과 미국의 불평등조약(SOFA)로 인해 미군에 의해 저질러지는 참혹한 범죄는 단 한 번도 공정한 재판을 받지를 않았습니다.
잔인하게 한국인을 살해해도 본국으로 소환하는 정도로 마무리되는 수많은 사건들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싸인>은 직접적으로 미군의 살인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자국민의 안위와는 상관없이 우방국에 대한 예우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고 합리적인 외교인지에 대한 질문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될 듯합니다.
일본에서 발견된 한국인 백골 사체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쉽게 풀어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시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보여 집니다. 군국주의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와 함께 절망의 시대를 보내야 했던 대한민국. 해방이 된 이후에도 일본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던 존재들이 기득권 세력이 되어 여전히 떵떵거리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에 그들이 어떤 화두를 던질지는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미 헌병의 한국인 살인과 일본에서 발견된 백골 사체는 약소국으로 강대국 사이에서 침탈의 역사를 살아야 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철저한 친미주의자들에 더해 일본에 그 어느 때보다 우호를 넘어 모든 것을 다 줄 듯한 시대에 잊어서는 안 되는 한미일의 아픈 역사를 <싸인>은 사건이라는 틀을 통해 보여주려 합니다.
죽은 이가 조폭이기에 죽어도 싸다는 권력자의 말과 한미일 관계를 위해서 범인을 은닉하고 사건을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 모습은 우리가 경험했던 슬픈 역사를 보는 듯해서 씁쓸했습니다. 불평등한 SOFA가 존재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인자가 미국인이라면 감히 국내에서 법의 심판도 하지 못하는 사실상 미국의 속국 같은 상황에서 드라마 <싸인>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도 궁금해집니다.
익숙했던 사건들을 재조합해서 드라마적인 재미로 살을 붙이는 <싸인>은 매 회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던 미재 사건들에서 부터 역사적인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한일관계. 여전히 불평등한 미국과의 관계 등을 거론하는 <싸인>은 점점 흥미로워집니다.
연출을 맡았던 장항준이 극본에만 집중하겠다는 선언은 의외이기는 합니다. 영화감독이었던 그는 시나리오도 직접 쓰는 만큼 이야기의 완성도에 그 누구보다 집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6부작에서 20부작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 연출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선택은 환영합니다.
일부에서는 <대물>처럼 중간에 연출자가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에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처음 제안자가 좀 더 치밀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각본에만 신경 쓰겠다는 것은 <대물>과는 전혀 다른 상황의 이야기이지요.
10회까지 연출을 했다고 하니 11회 부터 진행되는 이야기를 보면 바뀐 연출의 문제점들이 있다면 그때 발견할 수 있겠지요. 이런 형식의 드라마는 문제제기하는 시점에서는 무척이나 흥미를 유발하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느슨해지며 용두사미가 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장항준이 연출보다는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본에만 집중한다니 <싸인>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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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드는 사건들
살인을 장난처럼 행하는 연쇄 살인범에 의해 죽음 직전까지 몰렸던 고다경은 힘겹게 건물 밖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낯선 공간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그녀는 살인범의 표적이 됩니다. 연쇄 살인의 도구로 사용했던 독수리 엠블럼이 있는 트럭을 몰고 다경에게 돌진하는 그는 마치 어린 짐승을 무기를 들고 말에 타고 사냥 놀이를 하듯 즐겁기만 합니다.
중무장한 경찰들까지 출동했음에도 CCTV에만 의지하던 그들은 범인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국도에서 그들이 의지하는 정보라고는 아들을 감싸는 살인범의 아버지 외에는 없었습니다. 이들과는 달리 국과수에서 사건을 진두지휘하던 윤지훈은 직접 현장을 향하며 과학적으로 분석된 자료들을 토대로 범인이 있을 만한 장소들을 압축해나갑니다.
비과학적인 경찰 조직의 비대함과 과학적인 윤지훈의 대결은 결과적으로 윤지훈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비록 검사의 감정에 호소하는 방식으로 범인의 은닉처를 알아내기는 하지만 다양한 변수가 있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효과적으로 범인(진범)을 잡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준 에피소드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동서양을 불문하고 왜 공권력은 항상 주인공보다는 늦는 것일까요? 물론 극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임을 모르는 이들은 없을 겁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은 이를 실제와 동급으로 여기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현실 속에서도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일반인들에게 공권력은 너무 먼 존재일 뿐입니다.
가진 자를 위해서는 거대한 힘을 발휘하지만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로만 각인되어 있는 공권력은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 속에서 늘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합니다. <싸인> 역시 예외는 아니지요.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비리와 부정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과는 달리 정의를 실현하려는 소수들은 모진 고난 속에서 그들과 맞서 싸웁니다. 마치 현실 속의 우리 이야기와 같이 말이지요.
사건을 통해 윤지훈과 고다경은 서로의 본심을 조금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진정한 법의관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지훈은 사건 앞에서 당당하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를 자신의 파트너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다경 역시 자신이 롤 모델로 생각하는 지훈이 역시 대단한 존재이고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은 이후 그들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연쇄 살인범 사건을 해결하고 그들에게 다가오는 사건은 미국과 일본과 연결된 미묘한 사건들입니다.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총기 살인 사건을 은폐하려는 강력한 대통령 후보와 이명한 국과수 원장. 한국과 미국의 불평등조약(SOFA)로 인해 미군에 의해 저질러지는 참혹한 범죄는 단 한 번도 공정한 재판을 받지를 않았습니다.
잔인하게 한국인을 살해해도 본국으로 소환하는 정도로 마무리되는 수많은 사건들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싸인>은 직접적으로 미군의 살인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자국민의 안위와는 상관없이 우방국에 대한 예우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고 합리적인 외교인지에 대한 질문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될 듯합니다.
일본에서 발견된 한국인 백골 사체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쉽게 풀어지지 않는 관계에 대한 시각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보여 집니다. 군국주의 일본의 침략으로 인해 수많은 희생자와 함께 절망의 시대를 보내야 했던 대한민국. 해방이 된 이후에도 일본에 적극적으로 동조했던 존재들이 기득권 세력이 되어 여전히 떵떵거리고 살아가는 대한민국에 그들이 어떤 화두를 던질지는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미 헌병의 한국인 살인과 일본에서 발견된 백골 사체는 약소국으로 강대국 사이에서 침탈의 역사를 살아야 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고 현재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철저한 친미주의자들에 더해 일본에 그 어느 때보다 우호를 넘어 모든 것을 다 줄 듯한 시대에 잊어서는 안 되는 한미일의 아픈 역사를 <싸인>은 사건이라는 틀을 통해 보여주려 합니다.
죽은 이가 조폭이기에 죽어도 싸다는 권력자의 말과 한미일 관계를 위해서 범인을 은닉하고 사건을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 모습은 우리가 경험했던 슬픈 역사를 보는 듯해서 씁쓸했습니다. 불평등한 SOFA가 존재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인자가 미국인이라면 감히 국내에서 법의 심판도 하지 못하는 사실상 미국의 속국 같은 상황에서 드라마 <싸인>은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도 궁금해집니다.
익숙했던 사건들을 재조합해서 드라마적인 재미로 살을 붙이는 <싸인>은 매 회 흥미롭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던 미재 사건들에서 부터 역사적인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한일관계. 여전히 불평등한 미국과의 관계 등을 거론하는 <싸인>은 점점 흥미로워집니다.
연출을 맡았던 장항준이 극본에만 집중하겠다는 선언은 의외이기는 합니다. 영화감독이었던 그는 시나리오도 직접 쓰는 만큼 이야기의 완성도에 그 누구보다 집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6부작에서 20부작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 연출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하겠다는 그의 선택은 환영합니다.
일부에서는 <대물>처럼 중간에 연출자가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에 어느 정도는 동의하지만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처음 제안자가 좀 더 치밀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각본에만 신경 쓰겠다는 것은 <대물>과는 전혀 다른 상황의 이야기이지요.
10회까지 연출을 했다고 하니 11회 부터 진행되는 이야기를 보면 바뀐 연출의 문제점들이 있다면 그때 발견할 수 있겠지요. 이런 형식의 드라마는 문제제기하는 시점에서는 무척이나 흥미를 유발하지만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느슨해지며 용두사미가 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는 장항준이 연출보다는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각본에만 집중한다니 <싸인>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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