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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아빠 어디가 회식비, MBC에게 절실한 것은 회식비가 아니다

by 자이미 201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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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의 길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아빠 어디가>가 의외의 성과를 기록하자 회식비와 금일봉을 지급했다고 합니다. 시청률이 안 나오면 출연자와 상관없이 일방적인 폐지를 하고, 시청률이 조금 나오면 돈이나 주는 방식으로 MBC가 근본적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을 듯합니다. 

 

물질만능주의의 산물을 어린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한심한 MBC

 

 

 

 

시청률 지옥에 빠져 허우적 거리던 MBC가 입이 찢어질 정도로 기쁜 날들인가 봅니다.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을 담고 있는 예능 <아빠 어디가>에 천만 원의 회식비에 이어, 아이들에게는 과한 백만 원이라는 용돈까지 쥐어줄 정도로 그들에게 이 방송은 행복했던 듯합니다.

 

시청률 지상주의를 부르짖으며 조금만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제작진이나 출연진들에게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채 언론에 폐지를 먼저 알리는 황당함을 보이고 있는게 현재의 MBC입니다. 무조건 장사가 되지 않으면 방송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MBC의 한심한 작태는 결과적으로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투전판이나 다름없게 다가올 뿐입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가족이라는 가치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은 흥미롭습니다. 독창적이기보다는 익숙함 속에서 나름의 가치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의 생명력은 강력해 보입니다.

 

색다른 방식이 아닌 익숙함 속에서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송으로 만들어냈다는 점만으로도 <아빠 어디가>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가족 구성원 중에서 가장 멀게 느껴지는 아버지와 함게 하는 여행이라는 점이 이 예능의 핵심이자 성공의 키였으니 말입니다.

 

아빠라는 존재는 든든한 친구의 이미지는 아닙니다. 돈을 벌기 위해 항상 분주한 아버지라는 존재는 가족을 먹여 살리는 중요한 인물이지만 가족과는 별개로 취급받기도 합니다. 가족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아버지라는 인물은 그래서 항상 멀게 느껴지고, 낯설고 어려운 존재일 뿐이었으니 말입니다. 

 

최근 친구와 같은 아버지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어가기는 하지만, 산다는 것 자체가 힘겨운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아버지는 항상 열심히 일만 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휴일도 반납한 채 회사에서 일만 해야 겨우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서민들의 삶 속에는 여전히 가족과 행복한 생활을 하는 꿈같은 일은 어렵기만 합니다. 

 

많은 이들이 <1박2일>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듯, <아빠 어디가>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도 유사합니다. 연예인들이라는 특수한 직업을 가진이들이 보여주는 행복한 가족 여행은 그저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낯선 이미지와 다를바 없으니 말입니다. 비록 내 자신이 그들처럼 그런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그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할 수만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은 성공의 중요한 원천이기도 합니다.

 

예능으로서 재미만이 아니라 또 다른 가치까지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빠 어디가>는 분명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실제 그들처럼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다닐 처지가 안 되더라도 언젠가는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꿈꿀 수 있게 해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말입니다.

 

문제는 MBC의 행태입니다. 시청률이 높게 나왔으니 포상금을 주는 행위는 황당하니 말입니다. 시청률이 낮게 나오면 사전 통보도 없이 가차없이 폐지를 하고, 시청률이 높게 나오면 포상금을 주겠다는 방식은 방송인들을 처량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방송은 단순히 시청률로만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매체가 아닙니다. 공익성을 담보해야하는 공영방송이라는 점에서도 그들이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이런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상이 아니니 말입니다. 시청률이 조금 낮게 나온다고 해도 그 방송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판단하고 유지해야 한다면 시청률과 상관없이 시청자들을 위해 유지시켜야 하는 것이 공영방송입니다.

 

상업방송이 아닌 MBC에서 시청률을 중요한 지표로 두고 방송을 사장 마음대로 하도록 방치하는 것인 범죄나 다름없습니다. 철저하게 정치적인 행보를 위해 방송을 사유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MBC의 현실은 처참합니다.

 

그들이 정작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시청자들의 마음입니다. 과거 MBC를 신뢰하던 수많은 시청자들은 이미 그들을 떠났습니다. 더욱 한심하고 처량한 것은 MBC의 수뇌부들 역시 시청자들을 등진 채 오직 장사만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는 점입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송의 신뢰도는 저버린 채 오직 장사가 되는 방송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MBC는 점점 시청자들과 멀어지고 있을 뿐입니다.

 

<아빠 어디가>에 회시비를 지원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이 방송 역시 시청률이 떨어지고 그 기간이 일정 기간 유지되면 사전통보도 없이 폐지될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시청자들을 그저 단순한 손님 정도로 생각하는 천박한 존재들이 방송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시청률이 높아 광고 수익이 높아졌으니 얼마라도 생색을 내는 것이 잘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이 한없이 저렴한 인식을 가진 이들이 방송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두렵게 다가옵니다. 멀어진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으려는 노력은 방치한 채 오직 일시적인 시청자 주머니 털기에만 급급한 그들에게 희망은 멀고도 험난해 보이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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