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을 내세운 예능은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존재했지만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여자 예능인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반갑다. 남자들의 시선만 존재하던 예능에서 여자들이 전면에 나서는 예능은 그만큼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공 키 포인트는 라미란과 김숙;
여섯 여자 연예인들의 꿈을 이루는 '꿈계' 예능, 무한도전과 다른 재미 줄 수 있을까?
라미란과 김숙, 홍진경, 민효린, 제시, 티파니 등 여섯 명의 여자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8일 오후 11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사라진 여자 예능이 새롭게 시도되는 만큼 관심이 크다. 여기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라미란과 김숙이 함께 한다는 점만으로도 흥겹다.
방송은 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나 홍보가 무척이나 부족하다. 그만큼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관심의 폭이 좁은지 알 수는 없지만 아쉽다. 홈 페이지 역시 급조한 듯 방송이 가까워지자 급하게 기획의도 등이 공개될 정도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제작진들이 밝힌 기획 의도를 보면 이 프로그램의 정체를 알 수 있다. '리얼 인생스토리가 담긴 여자들의 꿈에 대한 도전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들의 기획 의도에서 드러난 것만으로 유추해보면 여섯 여자 연예인들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한걸스>를 끝으로 맥이 끊겼던 여자 예능이 다시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된다. 여기에 출연진들 역시 제법 흥미로운 구성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걸크러시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라미란과 김숙의 조합은 대박이거나 쪽박일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극단적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준 라미란과 윤정수와 가상 결혼 프로그램을 통해 '모부장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김숙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달라 흥미롭다. 둘 다 걸크러시를 보여주면서 조금씩 다른 둘의 조합이 제대로만 터진다면 이 둘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소속사에서는 자신이 가장 웃긴다는 민효린은 말 그대로 엉뚱한 매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인물이다. 기대가 안 되는 만큼 엉뚱함으로 승부한다면 의외로 대박이 터질 수도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단골손님은 홍진경이 합류했다는 점도 재미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이걸 모두 들키는 허술해서 재미있는 홍진경은 예능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이들 사이에서 흥미로운 상황들을 만들어내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기에 가장 어린 제시와 티파니 조합은 의외이지만 둘이 오랜 친구 사이라는 점에서 색다름을 선사해줄 듯하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것 같은 사람들을 섭외했다. 연습생 기간이 오래됐거나 늦게 뜬 사람들"
2007년 여성 버라이어티를 표방했던 <하이파이브>를 만들었던 박인석 피디가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만들게 되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자신의 입봉작이었지만 아쉽게 종영되어야 했던 여성 버라이어티를 9년 만에 새롭게 시작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포부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연진들을 할 말이 많은 이들과 연습생 기간이 오래됐거나 늦게 뜬 사람들을 선택했다는 박 피디의 모습에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현재 잘 나가는 유명 연예인이 아니라 오랜 시간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성공한 여성 연예인들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예능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가 담겨 있으니 말이다.
촬영하기가 편하다는 이유로 남자들을 위주로 하는 예능만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여성들을 위한 예능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환영이다. 2007년 '여걸식스' 이후 '하이파이브', SBS '영웅호걸', MBC에브리원 '무한걸스'등이 그 명맥을 이어왔던 여자 예능은 이제 <언니들의 슬램덩크>로 이어지게 되었다.
기대가 큰 만큼 불안감도 크다. 그들이 과연 어떤 도전들을 하고 그런 도전이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을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원호 피디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과 유사한 형태를 보일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무한도전>처럼 매 회 다양한 도전 과제를 수행하며 웃음을 만들어낼지 아니면 <남자의 자격>과 같은 형식을 취할지 알 수는 없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그만큼 기대가 되면서도 우려도 된다. 라미란과 김숙이 과연 어떤 재미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초반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방송 초기 그들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남성들의 예능만이 아니라 다시 여성들을 위한 여성들의 예능 역시 보다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가 성공해 다른 방송사에서도 여자 예능이 다시 제작될 수 있다면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선명하게 잡히지 않기는 하지만 그들의 새로운 도전이 반갑고 기대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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