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해피투게더>는 아픈 손가락과 같은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함께 해왔지만 최근 들어 너무 낮은 시청률로 인해 아쉬움을 줬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대대적인 변신을 다시 꾀했다. 그리고 인턴 사원으로 들어온 엄현경은 모든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엄현경 효과 해투 살렸다;
의도하지 않은 진지함이 주는 재미, 작은 움직임이 때로는 거대한 변화를 이끌기도 한다
엄현경은 게스트로 <해피투게더3(이하 해투)>에 출연했다. 그동안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그녀는 첫 출연에서 소위 대박을 쳤다. 심형탁과 같은 소속사인 엄현경은 '남자 심형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엉뚱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너무 뻔뻔하고 당당한 엄현경이라는 캐릭터는 기존에 없는 새로움이었다.
2월 18일 방송되었던 <해투-접수하러 왔습니다>에 이수민, 김정민, 서유리, 이수지와 함께 출연한 엄현경은 주목받는 게스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 방송은 엄현경만이 아니라 <해투>의 운명마저 바꿔놓았다. 존재감이 없던 김풍은 하차를 하고 그 자리에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엄현경이 선택되었다.
<해투-독거남녀 특집>부터 인턴 사원으로 MC 자리에 안기 시작한 엄현경은 처음부터 터졌다. 성시경, 손여은, 치타, 이국주가 출연한 이 방송에서 낯선 MC 자리에서 엄현경의 존재감은 최고였다. 익숙하지 않은 예능 MC인 엄현경은 자신의 장점인 솔직함을 무기로 게스트를 능가하는 주인공이 되었다.
누구도 엄현경이 이렇게 대단한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후 흥미롭게도 <해투>의 시청률 역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3~4%대까지 추락했던 시청률은 엄현경이 첫 MC로 출연한 방송이 5.5%(이전 방송에 대한 실망이 반영된 낮은 0.4% 낮아진 시청률이었지만)로 시작해 단숨에 6%대 시청률을 유지하던 <해투>는 지난 3월 31일 방송은 7.1%까지 치솟으며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엄현경 효과는 명확하다. 완벽하게 분위기를 바꾸고 새로운 형식을 도입한 것도 한몫했지만 엄현경 효과를 무시할 수는 없다. 엄현경은 수많은 배우들 중 탁월한 존재는 아니다. 그렇다고 뭔가 대단히 잘하는 것도 없어 보인다. 잘 웃지 않아서 그런지(스스로도 인정한 울상) 경직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런 그녀에게 많은 이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기 때문이다.
모든 준비를 마친 완벽하게 짜여 진 모습이 아니라 엉뚱할 정도로 솔직한 그녀는 너무 부족해서 사랑스럽다. 가장 가식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인 그녀에 대한 관심은 그래서 특별하게 다가온다. 엄현경이 한번 문을 열기 시작하며 모든 것은 달라졌다.
<해투>에 출연한 여배우들은 모두 자신의 엉뚱함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엄현경의 자리를 넘보기 위해 도전이라도 하는 듯 기존의 이미지를 파괴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을 보는 듯한 현상이다.
누구라도 엄현경이 될 수는 있었다. 아니 그녀보다 더 완성도가 높은 최고의 예능감을 가진 예쁜 여배우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엄현경처럼 하지 못했다. 엄현경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용기를 내서 했다. 부족하지만 당당한 자신감으로 주눅 들지 않고 최선을 다한 그녀는 기회를 잡았다.
4주간의 인턴 생활을 끝내고 정식 MC가 된 그녀를 위해서 절친들인 송재희와 한보름이 출연한 <해투-뒤통수치러 왔어요>는 그녀를 위한 시간이었다. 그 엉뚱함과 근자감의 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여전히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점을 그녀는 잘 보여주었다.
잘못한다고 빼지 않는다. 솔직함으로 승부하는 그녀는 그래서 매력적이다. 가식이라고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 같은 엄현경의 이런 당당함이 곧 성공의 이유였다. 엄현경이 구축한 이런 색다른 캐릭터는 여자 출연자들에게 자유를 줬다. 어떻게 하든 상관없는 무대를 만들어준 그녀로 인해 그 정도의 망가짐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출연진들로 인해 <해투>는 더욱 재미있는 방송으로 변모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피투게더3>의 급격한 상승세는 유재석 효과보다는 엄현경 효과가 크다. 부진하던 시점 유재석 효과는 최악을 막아준 보호막이었다. 그런 유재석이 있었기 때문에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해투>에 엄현경은 수호신과 같은 존재라는 사실이다. 그녀가 출연하면서부터 급상승한 <해투>는 다시 전성기를 시작하려 한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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