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94 20회-칠봉이와 나정의 친구와 연인 사이, 역대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었다

by 자이미 2013. 12. 28.
반응형

마지막 한 회를 남기고 나정이의 남편은 쓰레기로 확정이 되었습니다. 칠봉이가 '김혜수의 플러스 유'에 출연해 던진 마지막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끝의 시작>이라는 소제목이 이야기를 하듯, 마지막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시작한 칠봉이의 마음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었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마무리하는 칠봉이;

쑥쑥이와 해태, 그리고 약봉지에 담은 사랑이라는 가치 결말은 분명했다

 

 

 

 

나정이 남편 찾기는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쓰레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마지막 회 반전이 있다며 칠봉이와 결혼하는 장면은 결코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예고된 그들의 만남은 결국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 둘을 바라보고 있었던 칠봉이가 가장 강력하고 확실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칠봉이가 잠시 한국에 돌아온 후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나정이가 있는 신촌 하숙이었습니다. 밀레니엄 전날 함께 하기로 했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던 세 남녀만이 그곳으로 향했고, 최종적으로 나정이와 칠봉이만이 6년 전 약속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지독한 운명에 발목이 잡힌 쓰레기는 불 꺼진 창문만 바라봐야 하는 신세가 되면서 그들의 인연 역시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정이가 쓰레기와 헤어지고 그렇게 기회라고 생각했던 칠봉이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시작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그 기회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진 칠봉이에게는 그 모든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하지만 칠봉이의 마음과 달리, 나정이에게 칠봉이는 그저 친구일 뿐이었습니다. 단 한 순간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나정이에게 칠봉이가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칠봉이와 달리 나정이에게 그는 다른 하숙집 친구들과 다름없는 친구였습니다. 밀레니엄 전날 해를 넘기는 순간 나정이가 손으로 입을 감추는 장면부터 시작해 나정이가 보여준 행동은 철저하게 친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병원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쓰레기와 아주 잠깐 조우한 이후 이들의 관계는 더욱 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쓰레기의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간 나정이는 자신들이 왜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헤어진 이유는 쓰레기가 단 한 순간도 자신을 여자로 봐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 예쁘고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은 오빠의 마음으로는 더는 나아갈 수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너무 큰 배려는 곧 독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음에 원통해하는 나정이는 차라리 분노라도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합니다.

 

 

쓰레기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소식도 나정이가 걱정할까 알리지 않는 쓰레기의 마음은 오직 나정이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지독한 배려가 상대에게는 심한 박탈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쓰레기는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일이 바빠 호주까지 가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 헤어지는 이유가 오직 자신이라는 부담감에 2년 만에 만난 나정이 앞에서도 미안하다고만 하는 쓰레기를 보면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답답한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쓰레기와 완전한 이별을 확인하고 돌아오며 하염없이 우는 나정이를 2층에서 바라보는 칠봉이는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여전히 자신이 아닌 쓰레기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무리 다가가려 노력해도 자신이 갈 수 있는 것은 그저 친한 친구 그 이상은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정이가 4층에 입원해 있는 자신을 병문안 와주고 병실에서 잠을 자는 이유는 사랑이 아닌 배려였습니다.

 

케이크를 사다 주고 난 후 당한 사고로 인해 책임감을 느낀 나정이가 매일 병실을 찾는 것이 처음에는 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정이가 쓰레기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주한 후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만 이용하는 모습을 발견한 칠봉이는 확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아닌 쓰레기를 향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다시 쓰레기와 마주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4층까지 계단만 이용하는 나정이의 마음은 그렇게 쓰레기만을 향해 있었습니다.

 

쓰레기가 지독한 독감으로 쓰러져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밥을 먹는 나정이와 그런 그녀를 위해 보다 강한 집착을 보이는 칠봉이는 이미 그들이 조만간 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결코 자신의 여자가 될 수 없는 나정이에게 자신이 부릴 수 있는 마지막 감정까지 모두 쏟아내는 칠봉이의 모습은 그래서 안타깝게 다가왔습니다.

 

 

나정이가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그 지독한 감정의 틀 속에서 칠봉이는 확신을 가지고 결정을 해야 하는 시간이 왔음을 깨닫게 됩니다. 나정이 가방에 있던 약봉지를 보면서 칠봉이가 느낀 감정은 칠봉이가 과거 약봉지를 들고 왔던 기억과 동일했습니다. 나정이를 위해 약을 지어 집으로 향하던 칠봉이는 자신의 감정과 상관없이 쓰레기를 만나러 간다며 좋아하는 나정이의 모습에서 그는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치료를 받는 자신의 곁에 있으면서도 흐려진 초점 속에는 쓰레기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칠봉이는 결정을 해야만 했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나정이는 결코 자신의 사랑을 받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그는 다시 한 번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나정이를 위해 칠봉이는 자신이 모두 나았고, 더는 병원에 있지 않아도 된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병실을 비우고 퇴원을 해버린 칠봉이와 텅 빈 병실을 바라보는 나정이의 모습 속에 이들의 지독한 사랑도 그렇게 공허하게 마무리되고 있음을 알게 했습니다. 텅 빈 복도에서 잠도 자지 못한 채 전화기만 만지고 있는 나정이의 모습 속에서 그녀가 책임감 때문에 자신의 병실을 지켜주고 있지만, 이미 마음은 쓰레기에게 가 있음을 그는 충분하게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쑥쑥이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만만했던 해태는 병실에 있던 엄마를 보자마자 자신을 안중에 없는 존재로 만든 것을 보고 당황해합니다. 마치 자신을 아빠처럼 따르던 아이가 친 엄마를 보자마자 자신을 완전히 외면하는 상황에 호준이가 느끼는 배신감은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당연했습니다. 모두가 웃고 있는 상황에서 오직 웃을 수 없는 것은 칠봉이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쑥쑥이와 호준이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걱정하고 사랑을 담아줘도 결국 쑥쑥이처럼 나정이 역시 쓰레기에게 갈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노력과 지독한 사랑 사이에서 칠봉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현실을 인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감지한 칠봉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고 단호했습니다.

 

단 한 번도 자신을 이성을 바라보지 않았던 나정이에게 향한 자신의 사랑을 정리한 칠봉이는 사실 어쩌면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상황을 예감했는지도 모릅니다. 그가 출연했던 '김혜수의 플러스유'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전하며 친구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장면에서 칠봉이에게 나정이는 그저 다른 소중한 친구들과 같은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생일도 잊은 그래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멋진 친구들이 있어 행복했던 칠봉이는 그렇게 자신의 외사랑도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택시 안에서 쓰레기에게 받은 문자 한 통으로 서럽게 우는 나정이는 그가 변하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지독한 상황 속에서도 오직 나정이를 먼저 생각하던 쓰레기가 지독한 독감으로 쓰러졌고, 그런 그가 나정이에게 자신에게 올 수 있냐는 문자는 엄청난 변화였습니다. 지독한 배려가 곧 사랑을 막았다고 확신했던 나정이에게 이런 쓰레기의 변화는 곧 그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2년 동안의 헤어짐이 머쓱해질 수도 있었지만, 결코 꺼질 수 없는 사랑을 다시 타오르게 만든 쓰레기의 문자 한 통은 나정이와 쓰레기의 재회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젓가락과 포크, 엘리베이터와 계단, 서로 다른 약봉지 등 나정이와 칠봉이가 친구 이상 연인이 될 수 없었던 이들의 감정을 섬세하면서도 담백하게 만들어낸 <응답할 1994>는 최고의 장면들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미묘하고 감성이 풍부한 장면들을 섬세하게 연출하고 연기한 그들은 친구와 연인사이의 경계를 너무나 명확하고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 한 회 무슨 이야기를 할지 당연해 보이지만, 모두가 행복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 제작진들의 모습은 당연하게 다가왔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담담하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는 분명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