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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지붕 뚫고 하이킥 79회, 허참 '가족 오락관' 통해 잊혀진 가치를 이야기하다

by 자이미 201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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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을 마감하는 <지붕 뚫고 하이킥(이하 지붕킥)> 79회에서는 준혁이 세경을 좋아하는 감정을 지훈과 정음이 사랑하고 있음을 어린 신애는 눈치채고 알면서도 숨기는 세경의 마음을 열려 노력하는 깜직한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그들의 사랑못지 않은 가족들의 사랑이 돋보였던 79회는 허참이 등장해 '가족 오락관'을 진행하며 그들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지붕킥의 지향점은 가족 오락관이었다.

순재의 동생인 참이 미국에서 갑자기 들어온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보석이 결혼할때 사회를 봤던 참은 10여년이 훌쩍 넘어 형네 가족들을 찾아오는 셈입니다. 순재와는 너무 다르다는 현경의 말에 보석은 그저 좋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좋은 분이겠다는 말에 현경은 제발 올해 마지막날인데 아버지에게 욕좀 그만 얻어먹으라 합니다.
설마 마지막날까지 욕을 얻어먹겠어?라는 보석의 막연한 기대감은 그저 바람으로 그치고 말았습니다. 여느날과 다름없는 순재의 호통은 마지막날이라 그런지 더욱 화끈하게 뿜어져나오기만 했습니다. 동생 방문을 빌미로 순재는 딸 현경에게 자옥과 합칠거라고 통보하듯 이야기합니다.

왜 그런 결정은 마음대로 하냐는 현경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싫기만 합니다. 엄마가 살아계실때도 바람만 피우더니 돌아가신지 얼마나되셨다고 자신이 싫어하는 자옥과 결혼을 하겠다는 순재를 이해하기 힘듭니다.

선인장 가시 사건을 아직도 우려먹는 지훈에게 그만 좀 놀리라는 정음은 드디어 폭발하고 맙니다. 지훈의 무신경함에 그저 정음의 상처만 염려하는 모습이 더욱 그녀를 힘들게 합니다. 자신이 여자로서 얼마나 부끄러운지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것이 수치스러운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냉랭해진 그들은 아직 여전히 서로를 알아가야만 하는 관계인가 봅니다.

세경은 문구점에 다녀온 신애가 자신에게 준혁에게는 주지 않고 지훈에게만 목도리를 선물한 이유를 묻습니다. 자꾸 깨묻는 신애때문에 곤란하기만 한 세경은 자신의 속마음을 모두 들킨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리기만 합니다.

오랫만에 형집에 온 참은 간만에 보는 가족들을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몰라보게 커버린 지훈에 이어 세경에게 너가 해리야!를 외치는 모습과 너희에게 애들이 셋이였냐? 라며 신애의 존재에 대해서 묻는 참의 행동은 두가지의 측면에서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한 가족처럼 보이는 세경자매의 모습으로 읽을 수도 있고, 순재와 참이 친형제임에도 교류가 그만큼 없었기에 나오는 넌센스로 볼 수도 있지요. 둘다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말이죠.

이렇듯 각자의 입장차이로 인해 서먹해져버린 가족들을 하나로 모아주고 사랑을 나누게 만든것은 다름아닌 허참의 <가족 오락관>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1984년 시작되어 2009년 갑자기 종영을 맞기까지 25년간 장수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던 국내 대표적인 버라이어티였습니다.

석연치않은 이유로 강제 종영되어 25년동안 <가족 오락관>을 이끌었던 허참의 낙담은 심했고 이를 열심히 보아왔던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허탈함을 안겨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대한민국 대표적인 가족 버라이어티였던 <가족 오락관>을 데면데면 가족의 상징인 '지붕킥'의 순재네 가정으로 끌고 들어온것은 제작진들의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소중한 것들에 대한 무한 애정과 그 가치가 어떤 것이었는지 확연하게 보여준 이번 에피소드는 <가족 오락관>을 통해 가족을 하나로 모아주었던 가치에 대한 아쉬움과 재해석이었습니다.

순재의 새로운 비서인 백비서와 함께 '순재네 가족 오락관'을 진행하는 허참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진행솜씨를 보여주었습니다. 허참과 백승희 비서의 사회로 진행된 세가지 게임은 단순한 게임 이상이었습니다.

1.
'이구동성'이라는 게임을 통해서 항상 집안에서 못난 오리 취급만 받아오던 보석이 다시한번 화려하게 비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탁월한 청력은 '게임신'으로 등극하며 숨겨져있었던 보석의 능력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통해 매번 야단만 맞던 순재에게 칭찬을 듣기까지하는 보석으로서는 행복한 <가족 오락관>이 아닐 수없었습니다.

2.
'색종이 입으로 전달하기' 게임에서는 준혁이 사랑하는 세경에게 의도하지 않았던 뽀뽀를 하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말로도 표현하지 못했던 그 사랑을 <가족 오락관>을 통해 전달할 수있었던 준혁은 부끄러우면서도 행복하기만 합니다.

3.
'스피드 게임'을 통해서는 서먹서먹한(해진) 관계인 자옥과 현경, 지훈과 정음을 화해하게 만들어줍니다. 탁월한 게임감으로 얼었던 마음을 녹인 자옥과 현경, 지훈의 무신경으로 인해 어색해졌던 정음은 자신들의 짧지만 굵직한 연애역사를 확인하며 봄눈 녹듯 녹아버린 감정을 <가족 오락관>을 통해 확인합니다.


할아버지에게 항상 구박만 받던 아저씨의 새해는 어쩐지 올 해보다는 좋을 거 같네요.
언제부터인지 우리 언니만 보면 쑥스럽게 웃던 준혁오빠. 새해에도 여전히 그럴 것 같습니다.
퀴즈때 보니 그동안 둘만의 추억이 참 많은거 같은 지훈이 아저씨와 정음이 언니의 새해도 즐거울거 같구요.
아줌마와 한옥집 할머니도 새해에는 훨씬 가까워져 있을거 같은 느낌이네요.
이제 곧 시작될 새해는 지금 이순간처럼 늘 모두 이렇게 서로를 보며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에게 소원해졌었던 그들이 2009년의 마지막 날 모두 한자리에 모여 게임을 통해 좀 더 서로를 알아가며 행복해질 수있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그들이었습니다. 마지막 신애의 멘트처럼 "지금 이순간처럼 늘 모두 이렇게 서로를 보며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잊혀진 것들을 깨워 새로운 가치로 재생산해내는 탁월한 능력을 선보이는 '지붕킥'의 능력은 다시 한번 빛을 발했습니다. 25년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가족 오락관>과 허참을 등장시켜 서먹해진 그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습니다.

방송이 가지고 있었던 장점을 시트콤으로 가지고와 가치를 극대화해줌으로서 잊혀지기를 강요하는 사회에 잊혀진 잊혀지려하는 것들을 가치를 다시 재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가족간의 정과 사랑을 느끼게 만들었던 방송의 가치와 시트콤에서 절실한 가족간의 정을 이어주는 그들의 탁월한 선택의 조합은 의미를 배가시켜주었습니다.

세가지의 게임을 통해 소원했던 관계들을 회복하게 만들어준 <가족 오락관>의 녹슬지 않은 힘과 제작진들의 멋진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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