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나는 프로그램인 <집밥 백선생>이 2기로 접어들었다. 기존 멤버 중 김구라와 윤상이 남고 두 명의 새로운 멤버가 합류했다. 송재림과 윤박이 2기 멤버로 투입된 후 첫 방송은 <집밥 백선생>이 왜 유용한 방송인지를 잘 보여주었다.
달걀로 삼시세끼;
콜럼버스의 달걀, 윤상의 오믈렛에 담긴 집밥 백선생의 의미와 가치
다양한 식재료를 주제로 요리를 하는 <집밥 백선생>이 이번에는 달걀 요리를 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도 있을 수 있지만 누구나 잘하고 싶지만 잘하지 못하는 달걀을 주재료로 활용한 다양한 요리는 반갑게 다가왔다. 달걀 프라이를 요리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들에게 달걀이 주인공이 된 오늘은 흥미로웠을 듯하다.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달걀 프라이다. 그저 적당한 기름을 넣고 달걀만 익히면 그만인 것이 요리가 될 수는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행위 속에서도 맛의 차이는 존재한다. 그 차이가 곧 관심의 크기이기도 하지만 이런 작은 차이가 요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송재림은 첫 등장부터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평소에도 요리를 하고 싶었다던 그는 방송 출연 전에 프로그램을 보고 직접 만든 만능간장을 만들어 선물을 했다. 그리고 그 만능간장은 달걀과 만나며 새로운 한 끼로 탄생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2기 멤버인 송재림과 윤박에게도 달걀 프라이 만들기가 임무로 주어졌다. 그들이 얼마나 요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은 달걀 프라이 하나 만으로 명확하게 드러났다. 기름을 어느 정도의 양으로 두르느냐 부터 달걀을 깨고 어떤 식으로 넣느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기에 충분했으니 말이다.
실력을 파악하고 백선생의 첫 달걀 요리는 모두가 쉽게 생각하고 외국에서 일상적인 아침으로 먹는 스크램블이었다. 달걀 볶음과 스크램블의 경계를 정확하게 모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이 되고는 하는데 그 차이를 명확하게 잘 보여주었다.
'호텔식 스크램블 에그'는 손쉽게 먹기에는 좋지만 흉내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는 있지만 쉽게 따라 하기 어려운 게 바로 스크램블이기도 하다. '호텔식 스크램블 에그'의 핵심은 알고 보면 간단하다. 달걀에 부드러움을 추가하는 우유, 여기에 프라이팬을 달구며 버터를 일정량 녹이면 고소함은 더욱 추가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부은 달걀을 어느 시점에서 꺼내느냐가 관건이다.
슬쩍 밀어내며 결을 만들어내고 완전히 익기 전에 꺼내 부드러움을 극대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촉촉함이 가득한 '호텔식 스크램블 에그'는 누구라도 손쉽게 맛있는 달걀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웠다. 집에서도 호텔에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스크램블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프랑스식 스크램블 에그'는 모두 같지만 우유가 아닌 생크림이 들어가는 게 특징이었다. 당연하게도 더 부드러운 스크램블을 먹을 수 있다.
아침을 그렇게 먹고 난후 점심 역시 특별할 것 없는 달걀 요리였다. 송재림이 직접 만들어 온 만능간장과 달걀이 만나면 충분히 매력적인 '만능간장 달걀덮밥'이 완성된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넣고 달걀 3개를 익혀주면 일 단계 완성이다. 다시 프라이팬에 식용유와 함께 파를 넣어 파기름을 넣는 게 핵심이다. 이 상황에서 송재림이 만들어 온 만능간장을 넣고 고춧가루까지 넣고, 그 위에 볶아놓은 달걀을 넣고 익히면 그만이다.
초간단으로 짧은 시간에 완성할 수 있는 '만능간장 달걀덮밥'은 손쉽게 하지만 한 끼로 충분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백선생다웠다. 덮밥이라는 행위 자체는 단순하지만 밥 위에 올리기 위한 노력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만능간장을 활용한 달걀덮밥은 바쁠 때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특급 레시피였다.
누구나 좋아하고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달걀찜'이다. 중탕을 하던지 아니면 직접 익히든 그건 선택의 문제이지만 맛있게 먹기 위해 필요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고 단순했다. 신입들과 선배들이 벌이는 '달걀찜'은 의외로 흥미로웠다.
뚝배기에 뚜껑이 없을 때는 다른 뚝배기를 뒤집어 덮으면 그만. 식당에서 나오는 '폭탄 달걀찜'을 만드는 방식은 단순하다. 계란과 물을 함께 넣는데 뚝배기의 80%를 넘게 채우는 것이 핵심이었다. 소금과 설탕을 약간씩 넣어 간을 하고 끓이면 그만이다. 뚜껑을 덮기 전에 끓이며 저어주면 조금씩 건더기가 만들어진다. 80~90% 정도 익은 상황에서 뚜껑을 덮고 약불로 3분 정도 끓이면 완성된다.
알면 너무나 쉬운 게 달걀 요리다. 모르면 달걀은 프라이로만 존재할 뿐이다. <집밥 백선생>이 대단한 이유는 누구라도 시도할 수 있도록 '콜럼버스의 달걀' 역할을 하고 있다. 달걀을 세우는 것은 단순하다. 하지만 누가 그 실체를 보여주기 전까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게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집밥 백선생>은 유용하고 흥미로운 방송일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한 '오믈렛' 역시 의외로 쉬웠다. 양파, 버섯, 햄, 당근, 토마토 등 다양한 식재료를 함께 넣어 먹을 수는 있지만 핵심이 존재했다. 양껏 넣어서 만들 수는 있지만 오믈렛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많은 식재료들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과유불급'이 결국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어디를 가나 오믈렛에 다양한 재료들을 넣지 않는다. 자신 역시 부인 앞에서 해주다 실패해 자신의 식당에서 달걀 몇 판을 실험해서 얻은 지식이라고 한다. 간단하지만 의외로 어려운 '백선생표 오믈렛'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햄 등을 먹고 볶다 달걀을 넣어 스크램블처럼 저어준 후 프라이팬 한 쪽을 기울인 후 밀어서 덮어만 주면 끝이다. 반달처럼 모양만 만들어 접시에 올리면 그만이다.
보이는 면은 엉망이 될 수도 있지만 접시에 반대 면을 보이게 덮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오믈렛'이 된다. 백선생이 만드는 과정을 보면 누구라도 손쉽게 할 수는 있지만 그가 먼저 하기 전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이들에게는 신기한 경험이 될 수밖에 없다.
윤상의 오믈렛이 중요하게 다가온 이유는 <집밥 백선생> 첫 회 그가 시도한 음식이 바로 오믈렛이었기 때문이다. 성시경이 방송을 보고 '돈가스'라고 놀렸다는 윤상의 '토마토 오믈렛'의 실패를 딛고 3개월 만에 윤상은 '백선생표 오믈렛'으로 성장을 보였다.
평생 요리와는 담을 쌓고 살아왔던 윤상. 기러기 아빠가 되어 혼자서도 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3개월의 시간은 '오믈렛'에 모두 담겨 있었다. 누구라도 손쉽게 접근하고 해보면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다양한 요리. 그 요리를 3개월 만에 깨닫고 완성해낸 윤상의 오믈렛은 바로 <집밥 백선생>의 가치이기도 하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백종원은 <집밥 백선생>을 통해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눈치 빠른 김구라가 3개월 만에 능숙한 요리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했고, 요리 무식자 윤상마저 그럴 듯한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우리 시대 아버지들 역시 누구라도 손쉽게 맛있는 식사를 직접해결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 모든 과정을 윤상의 오믈렛은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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