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와 형사 이야기로 어떤 전개를 해나갈지 궁금했는데 의외로 잘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압도적 재미는 부족하지만, 새로운 상황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습니다. 성형외과에 올 수밖에 없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을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잔재미이기도 합니다.
가정부 정숙은 의뢰인을 찾았습니다. 민형은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요? 그건 정숙에게 보여준 사진이 피해자 희영이 아닌, 2년 전 염산테러 피해자였기 때문입니다. 사건을 벌인 정숙은 피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누군가의 지시에 따랐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래서 슬며시 함정을 팠고, 돈이 궁한 정숙은 빨리 돈을 받기 위해 무리해서 피해자가 입원한 병실까지 찾은 것이었습니다. 정숙이 향한 곳에는 서윤하라는 인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현금 천만 원을 줬지만 이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정숙을 하대하는 윤하의 행동에 발끈한 그는 찻잔을 얼굴에 부어버리려는 흉내를 내죠. 이 상황에서 갑과 을이 명확하게 바뀌게 되었습니다. 돈으로 사람을 사기는 했지만, 범행 후 이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경우는 많습니다.
의뢰인이 강한 존재라면 그런 엄두도 낼 수 없지만, 정숙에게 윤하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깔보지 말라며 지적까지 하는 정숙은 돈이 더 필요할 거라는 말을 남기도 나섰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숙을 추적했던 민형과 강호는 대기하던 택시 기사에게 블랙박스를 요구했습니다.
이는 중요한 증거로 작동하게 됩니다. 서윤하는 희영이 과거 몸담았던 에이전시 대표인 김지혁의 아내였습니다. 김지혁은 현재 성추행 혐의로 교도소에서 수감 중인 상태였습니다. 그럼 왜 윤하는 희영을 해코지하려고 했던 것일까요?
사건의 내막은 희영이 김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친구를 성희롱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김 대표가 성희롱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있었고, 이를 근거로 그는 성범죄자로 교도소에 가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희영의 가장 친한 친구가 그 일로 자살하고 말았다는 것이죠. 그리고 매일 희영이 입원한 병실을 찾던 이는 죽은 희영의 친구 아버지였습니다. 자신의 딸을 그렇게 보냈는데, 가장 친했던 친구인 희영도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민형은 윤하를 체포해 그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밝혀냅니다. 남자들이 일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다며 남편이 성범죄를 저지른 것을 인정하는 주장을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분노해 당사자도 아닌 목격자가 왜 신고해서 난리냐며 그가 희영에게 염산 테러를 한 이유를 드러냈습니다.
남편을 성범죄로 신고해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을 남탓하기에 여념이 없었던 겁니다. 남편이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일임에도, 이를 알고 신고한 이가 잘못이라는 행위는 실제 성범죄 사건에서 일상으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민형은 정우의 친구인 우진을 통해 7년 전 그가 연인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우도 피해자인데, 피해자 전담의사를 맡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는 인식 때문이었습니다. 민형에게 이 사실은 중요하게 작동합니다.
민형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정우에게 친근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학창 시절부터 정우만 좋아했던 변호사 채경까지 더해지며 묘한 삼각관계가 구축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말이죠.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희영을 구한 정우는 상처를 이겨낼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죽어서 사라져 버리면 아무 의미도 없어요"라는 정우의 말은 진정성이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장 소중했던 연인을 잃은 후 정우가 느낀 가장 아픈 상처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제 일어난 일을 통해 드러나는 말에는 강한 진정성이 담길 수밖에 없습니다.
피부 이식을 통해 치료를 하기는 했지만,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희영은 대회 관계자의 전화를 받고 용기를 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끝이라고 생각한 순간 의사가 자신의 손을 잡아줬고, 대회 관계자 역시 출전에 대한 의사를 문의하자, 그에게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용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아물지도 않은 상처를 적나라하게 공개하며 당당하게 대중 앞에 선 희영은 비록 과거의 아름다움을 잃었지만 그 누구보다 당당한 미를 발산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순위에서 희영은 아무 곳에도 속하지 못했습니다. 병원이나 경찰서에서는 사건 피해자가 당당히 일어서 좋은 등수를 받기 원했지만 아쉬운 결과였죠.
순위는 결정되었지만 희영에게는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사토 코넬 본사에서 모델로 확정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취지와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희영을 본사에서 직접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세계적인 모델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잡은 희영은 정우에게 감사를 전했습니다.
민형은 정우에게 외모만이 아니라 마음도 치료해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형사들은 할 수 없는 피해자를 위한 행동은 의사인 정우가 해줘 감사하다는 인사도 더했습니다. 웃음마저 잃고 살아가던 정우로서는 훅 들어온 민형의 말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원장 석훈은 정우가 피해자 전담의사로 더 일을 해주기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병원을 긍정적으로 홍보할 수 있기 때문이죠. 정우 역시 약속한 치료가 모두 끝난 후에도 원장의 제안에 대해 거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계속 피해자 전담의사로 활동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정우도 피해자인데, 왜 이런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처음에는 정우도 부담스러웠을 듯합니다. 어쩔 수 없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환자들을 통해 오히려 정우가 치유받고 있음을 깨달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희영 사건만 해도 죽음에서 구하는 그 과정은 7년 전 연인을 잃었을 때 무기력했던 자신과 달랐습니다.
당시에는 사랑하는 연인을 구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위기에 처한 환자를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응급실은 아니지만 외모를 치료해 주는 동시에 환자의 마음까지 치료해 주는 행위는 정우에게도 큰 위로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상간남과 같은 얼굴고 고치고 싶다는 남자의 말에 당황했지만, 그 남자는 사실 아들과 닮고 싶어 성형을 요청한 것이었습니다. 손에 있던 상처와 누가 봐도 이상한 수술 이유를 정우는 간파했습니다. 물론 왜 아들과 닮고 싶어 쌍꺼풀 수술을 요구하는 알 수는 없었지만 말이죠.
모자를 쓴 남자가 성형외과를 찾는 과정은 순간 긴장감을 주기도 했습니다. 모자쓴 남자가 정우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정우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행동들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7년 전 사건과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상황에 비슷한 모자를 쓴 남자의 방문은 당황스럽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환자로 의뢰를 하기 위해 찾은 것이었죠. 자신의 쌍꺼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싶다는 그는 정우가 수술한 남성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쌍커플 수술을 하려 하고, 아들은 그걸 없애기 위해 성형외과를 찾았습니다. 사연은 아들이 친자가 아닌 입양아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자 부자간의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아들의 방황이 심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아버지는 아들과 조금이라도 닮아지면 입양아라는 아픔을 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들과 같은 쌍꺼풀 수술을 했던 것이었죠.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고 무쌍인 아버지의 눈을 닮고 싶었습니다. 이런 부자의 마음까지 챙기는 정우는 진짜 의사였습니다.
민형은 정우를 추적하는 남자를 찾던 와중에 역삼동에서 차량을 훔친 자가 마스크를 하지 않은 CCTV를 보게 됩니다. 후배인 강호가 확보한 영상은 안면이 없는 이라면 상대가 누군지 정확하게 알 수 없을 정도로 모자로 얼굴이 가려져 있었습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민형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민형은 그 영상을 보자마자 밖으로 나갔죠. 그리고 그 문제의 남성과 만났습니다. 그 남자는 민형의 오빠인 진석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이혼하며 민형은 엄마를 따라 나갔고, 오빠는 폭력적인 아빠와 살게 되었습니다.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진석은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망나니가 되었습니다. 자잘한 범죄에서 심지어 살인까지 저지른 진석이 왜 정우를 쫓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진석이 7년 전 정우의 연인을 죽인 살인범일까요? 언뜻 보이는 모습으로는 비슷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조금은 과한듯 하면서도 아쉬운 측면들이 존재하는 '페이스 미'이지만 초반 네 번의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들을 명확하게 하면서 이들의 관계성을 구축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이 와중에 성형외과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도 배치하며 균형을 잡기도 했습니다.
사망한 남기태의 행동은 여전히 의문이고, 그의 집을 드나든 자가 민형의 오빠인지 아니면 다른 존재인지도 궁금해집니다. 정우의 엄마인 정신과 의사 서희가 교도소 봉사활동을 가서 만났던 인물이 남기태라는 사실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분명한 연결고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사건들 속에 과거와 현재의 범인이 누군지 어떻게 밝혀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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