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를 비난하던 그래서 기자가 되고 싶었던 달포는 자신이 취재한 기사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일을 자신이 했다는 사실은 스스로 기자직을 포기할 정도였습니다. 자신은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사건 속 진실은 따로 존재해있었습니다.
우물안 개구리의 세상보기;
달포가 외면한 친형 기재명, 진정한 기자가 되기 위한 선택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다 숨진 아주머니를 두고 두 방송국은 치열한 취재경쟁을 합니다. 그리고 YGN의 최달포는 기지를 발휘해 CCTV 영상을 녹화하는데 성공합니다. 영상을 획득해 단독 특종으로 경쟁은 끝난 듯 보였지만, 피노키오 인하의 찝찝함은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방송기자는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는 중요하다는 말에 다른 이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행동으로 영상을 확보한 달포는 그것으로 끝날 줄 알았습니다. 과도한 비만 환자인 숨진 여성이 헬스클럽에서 과도한 운동으로 숨지는 장면은 확보한 이상 MSC와의 보도 경쟁에서 충분히 승리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달포도 느끼고는 있었지만 의문점은 존재했습니다. 모든 실제적 사실들은 그녀의 과도한 다이어트에 맞춰져 있었고, 그 이유 역시 전 남편이 미인대회 수상자와 재혼한다는 사실에 분노해서 폭풍 다이어트를 했다는 것으로 귀결되어 있었습니다. 여자란 나이를 막론하고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는 사실에 집중해 지난 주 방송되었던 과도한 다이어트 죽음과 함께 연이은 특종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다가왔습니다.
문제는 왜 그렇게 아름다워지려 노력했던 아주머니가 작업복을 입고 오직 살을 빼는 것에만 집착했느냐는 사실이었습니다. 인하나 달포 모두가 가지고 있던 의문에 상대적 약자였던 인하가 먼저 그 의문을 풀었습니다. 영상을 확보한 달포 쪽은 여유가 있었지만,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인하로서는 뭐든지 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피노키오 신드롬으로 인해 거짓말을 할 수 없었던 그녀로서는 뭔지 알 수 없는 찜찜함이 모든 것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과도한 다이어트 사망자의 진실은 언제나 무지개 너머에 존재했었습니다. 헬스클럽 직원들과 주변 상황,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영상들은 그녀의 과도한 욕심만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지개 너머에 있던 진실은 그녀가 왜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과도한 다이어트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고도 비만이었던 그녀가 과도하게 살을 빼려고 했던 것은 딸에게 간이식을 해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맞지만 지방간으로 인해 이식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딸을 위해 죽음의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단기간 다이어트를 감행한 이유는 오직 딸에게 간을 이식하겠다는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급격한 다이어트를 해서라도 딸에게 건강한 간을 이식해주고 싶었던 한 어머니의 노력은 다른 이들에 의해 형편없이 질투심만 강한 허황된 존재로 낙인이 찍혀버렸습니다. 전 남편의 결혼에 질투를 하고 그 질투심에 눈이 멀어 자신이 죽는지도 모른 채 살을 빼는 것에만 집착한 한심한 존재로 낙인찍힌 여성의 알지 못한 진실은 딸을 살리기 위한 지독한 모정이 존재했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달포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자신이 그렇게 부정하고 비난만 했던 상황을 자신이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송차옥이 기자도 아니면서 비난을 하는 것이 얼마나 우스운 것인지 아느냐는 질책이 무슨 이유인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분노해 인하에게 비난을 퍼붓던 자신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피노키오'이기 때문에 기자가 될 수 없는 이유를 피를 토하며 이야기하던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된 달포는 기자직을 포기하려 했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목욕을 하고 식사를 하면서 달포는 자연스럽게 자신이 기자를 그만두고 싶다고 합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는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라는 달포의 자기 위안을 하는 모습을 본 아버지의 한 마디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똥은 더러워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더러우면 치우면 그만이지 왜 피하겠느냐는 말 속에 정답이 있었습니다.
달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위하는 아버지는 그렇게 우문현답을 통해 달포를 바로잡게 해주었습니다. 무서운 것을 몰랐을 때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지만, 무섭다는 사실을 알고 하면 괜찮다는 아버지의 격려는 기자로서 달포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자신의 실수가 두려워 도망치려했던 달포는 아버지의 말을 듣고 다시 일선에 복귀합니다. 그리고 보다 더 어렵고 힘든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왜 기자가 되려 했는지 잊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현장에 복귀해 사건을 취재하던 달포는 문덕수 사건에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뭔가 꺼림칙한 이 사건에 해답을 찾으려는 달포는 문덕수 통화내역 중 하나가 자신이 알고 있던 번호라는 사실에 놀랍니다.
범퍼 문제로 통화를 했던 그 남성의 전화번호가 왜 문덕수에게도 남겨져 있는지 의아했던 달포는 그와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현장에서 달포는 그 범퍼 남이 자신의 친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름마저 기재명이라고 밝힌 그 남성은 달포가 그렇게 그리워했던 형이 분명했습니다.
형은 너무 어린 동생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미 성장했던 형을 기억하고 있던 달포에게 그 범퍼 남은 분명한 친형이 맞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달포가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던 것은 지독한 기자의식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문덕수 사건의 핵심적인 인물이 될 수도 있는 눈앞의 남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친동생이라는 사실을 밝히는 순간 기자로서의 임무는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굳이 현장에 복귀한 의미도 없고, 부모님의 죽음을 헛되게 만든다는 점에서 달포는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캡이 예고했듯, 더욱 잔인한 상황에 맞닥트리게 된 달포는 형제애보다는 진실을 선택했습니다.
자신 앞에 등장하는 인물에 문덕수 사건의 공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간 그 자리에서 만난 친형. 재명은 이미 13년 전 과거 사건처럼 조작된 진실로 재현해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MSC의 송차옥 기자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그녀의 딸인 최인하에게 그 칼날이 향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은 지독한 형제들의 대결을 예고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못해 잠든 달포를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인하와 그런 인하를 백허그 하던 달포. 인하를 좋아하는 범조의 집요한 공격에 "여자로 좋아하면 안 되냐"며 자신이 인하를 사랑하고 있음을 감추지 않는 달포의 모습에서 흥미로운 러브라인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컨테이너 방화 살인사건은 과거 13년 전 공장화재 사건의 재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정교하게 짜 맞춰진 사건 속에 두 형제가 서로 마주 보고 서 있습니다. 하나는 살인을 저지르며 이미 잔인한 복수의 화신이 되어 있었고, 다른 하나는 기자가 되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이 두 형제의 지독한 운명은 달포가 자신을 숨기면서 더욱 잔인하게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찾고 싶었던 친형을 외면하면서까지 진실을 갈구하는 달포의 기자 정신. 그런 기자 정신은 우리 시대 가장 간절한 덕목일 것입니다. 기레기라는 유행어가 이제는 기자라는 말보다 더욱 익숙해지는 시대. 진실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기자의 등장은 반가우면서도 서글프기 때문일 것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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