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그룹이라는 거대한 황금을 둘러싸고 벌이던 이들의 다툼은 장태주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조금씩 황금의 제국을 움켜쥐던 태주는 한 방에 그 모든 것을 차지했습니다. 승리를 확신했던 서윤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강력한 경쟁자가 바로 태주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강력한 태주에 맞설 수 있는 것이 이기적이었던 가족이라는 이름의 힘이라는 사실은 남은 4회를 흥미롭게 만들게 합니다.
황금의 제국을 차지한 장태주;
성진그룹 회장보다 최동성 아들을 선언한 원재, 고수의 운명은 어떻게 되나?
발톱을 숨긴 채 성진그룹을 차지하려는 태주의 움직임은 서윤에게는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좀처럼 알 수가 없는 태주로 인해 서윤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민재를 무너트리고, 원재를 회장을 앉히는 등 태주의 행동은 서윤이 생각하는 기준을 넘어서 있었습니다.
그룹 회장이 되는 것이 평생소원이었던 원재를 회장에 앉힌 태주는 자신의 사람으로 그룹을 장악해가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회사들을 나눠주며 적절하게 관리를 하고, 서윤은 경영과 전혀 상관없는 경제연구소로 보내버림으로서 성진그룹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주체는 태주가 되었습니다.
허수아비 회장임에도 그 대외적인 명함에 만족하는 원재와 달리 서윤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성진그룹을 정상화시키고 최씨 집안이 영원한 오너 가족으로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재를 회장에서 내리고, 태주를 밀어내고 자신이 회장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는 태주라는 거대한 산을 옮기는 방법을 찾아내야만 했습니다.
서윤의 아킬레스건이 성재였듯, 태주의 약점도 설희였습니다. 설희를 흔들면 당연히 태주도 흔들리고, 그렇게 된다면 당연하게도 약점을 잡아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서윤의 생각처럼 설희를 흔들자 태주는 완벽주의자인 모습과 달리, 불안한 상황에서 설희를 위해 준비했던 작전을 시작합니다. 성진그룹을 한꺼번에 집어삼킬 수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설익은 상황에서 설희를 위해 반반의 위험 속에서도 진행하는 태주는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태주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서윤은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성진그룹을 차지하려는지 전혀 알 수 없었던 그들은 그의 움직임으로 인해 모든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모펀드를 동원해 부실해진 대한은행을 매각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성진시멘트 주식을 양도받는 거래는 결국 성진그룹을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었습니다.
태주가 만들어 놓은 정교한 계획에 서윤이 동참하며 이들은 마지막 대결을 벌이게 됩니다. 대한은행을 외국에 넘겨 성진시멘트 주식을 얻는 자가 결국 성진그룹의 주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태주와 서윤의 대결은 모든 것을 건 승부였습니다.
미국계 회사와 손을 잡고 거액을 투자해 대한은행을 잡으려던 서윤과 민재는 태주를 너무 쉽게 생각했습니다. 태주가 민재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이미 자신의 손을 잡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 민재가 서윤과 손을 잡을 것이라 확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민재의 행동이 곧 태주가 성진그룹의 주인이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서윤과 민재는 알지 못했습니다.
대한은행 매각을 주도한 이가 바로 민재의 장인이기도 했던 정병국이었고, 태주를 도운 것은 바로 전 부인이었던 유진이었습니다. 성진그룹의 회장이 되면서 유진에게 잔인한 이별을 요구했던 민재로서는 가장 중요한 순간 반격을 당하며 태주에게 성진그룹을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모든 것을 얻은 태주는 영특하게도 원재와 함께 공동 회장이 되기를 선언합니다. 홀로 모든 것을 차지하고 싶지만 최씨 집안이 아닌 태주가 홀로 회장이 되면 위험요소가 너무 많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허수아비 원재가 태주에게는 절실했습니다. 문제는 모든 것을 얻은 그 순간이었습니다.
설희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였던 태주는 성진그룹을 차지한 후 서윤에게 이혼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태주가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은 그들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근원적인 두려움이 그 순간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돈이라면 가족도 몰라보던 그들이지만, 태주의 이혼에 반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것은 곧 마지막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그들이 싸운 것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였습니다. 하지만 태주가 이혼을 한다면 성진그룹을 최씨 집안에서 장씨 집안으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반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가족이라는 뿌리 근성을 아들 대신 감옥에 간 동진에 의해 깨게 된 원재는 그룹 회장보다는 최동성의 아들이기를 선언합니다.
<황금의 제국>은 완벽한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상황이 되었습니다. 최동성이 살아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삶은 다시 과거와 같은 삶을 반복할 수 있는 순간을 맞았습니다. 한정희가 복수를 위해 최동성에게 몸을 내주었듯, 태주를 막기 위한 방법은 서윤이 몸을 내주라는 그녀의 말은 정답일지도 모릅니다. 태주를 막고 성진그룹을 최씨 집안이 지배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그것이 전부이니 말입니다.
원재의 반박으로 태주가 위험에 빠졌지만, 최대주주가 된 태주의 반격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가족의 힘으로 태주에 맞서지만 과연 그들이 승리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태주 역시 만약 서윤이 정희의 제안처럼 자신의 품에 안긴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선택이 결과적으로 몰락으로 이끌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끝없는 탐욕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모습 속에 만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설희가 느끼는 불안도 그 지독한 인간의 탐욕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멈출 수 없는 폭주 기관차처럼 폭풍의 핵이라 불리는 황금의 제국에 들어선 태주는 나갈 수 없다면 서윤을 몰아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그 폭풍의 눈에서 자신이 아니라 서윤도 쉽게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을 태주는 잠시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태주가 죽음으로 극을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과정은 식상한 드라마적 클리세가 지배하는 마지막 4회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뫼비우스의 띠를 만들어간다면 <황금의 제국>은 정교한 뫼비우스의 띠로 우리 사회의 재벌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 남은 4회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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