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코믹함을 표방한 드라마는 즐겁습니다. 어설프게 웃기기보다는 웃기기 위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한지민과 이민기가 망가져서 재미를 얻은 '힙하게'는 단순히 그들만의 이야기만으로는 만족할 수는 없었습니다.
'힙하게'를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것은 주변인물들입니다. 그들의 맹활약이 곧 이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이니 말입니다. 이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이 드라마는 밋밋해질 수밖에 없죠. 더욱 사이코메트리 드라마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죠.
운석이 떨어지며 예분과 광식은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문제의 소는 집을 나갔고, 두 사람은 소를 만지고 있던 부위에 손이 닿으면 능력이 발휘되죠. 다리를 만지면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나오는 광식은 여자를 탐하다 머리가 빠지는 부작용을 얻게 되었습니다.
능력을 발휘하면 머리가 빠진다는 광식의 말에 예분은 동물병원을 닫으려고까지 했죠. 그렇게 이모에게 팔려 간 섬에서 대학 후배를 만나게 되죠. 우연히 그의 엉덩이를 만지게 되며 기이한 상황을 목격하게 됩니다. 겁에 질린 여성의 모습과 함께 후배의 보지 못한 악랄함이 드러났습니다.
자신에게 새롭게 생긴 능력으로 범죄를 목격했지만 말할 수 없는 딜레마는 예분의 문제였죠. 더욱 엉덩이를 만져야 볼 수 있는 이 능력은 하필 장열에게 목격되며 변태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섬에서 광어들에게 주사를 놓다 마약 사범으로 오인받기까지 한 예분입니다.
그렇다고 장열이 대단할 것도 없습니다. 예분과 친분이 깊은 국회의원 차주만이 경찰서에 오자 90도로 허리를 꺾는 모습을 보는 예분의 모습은 웃음 포인트였죠. 자신을 공격하던 자가 국회의원 앞에서 허리를 굽히는 모습은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서로 보여주기 싫은 밑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이들이 친해질 수 있는 요인이 됩니다. 믿어주지 않는 장열에게 더는 범죄 사실을 알릴 수 없자 직접 나서기 시작했죠. 그렇게 후배의 집에 몰래 들어갔지만, 갑자기 돌아온 후배로 인해 창틀을 허리에 낀채 도망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틀을 허리에 끼고 버스에 탄채 집으로 돌아오는 예분의 모습은 '힙하게'를 정의하는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예분을 본 장열의 입장은 당연했습니다. 남자 엉덩이를 만지고 다니고, 이제는 창틀을 허리에 끼고 다니는 이 여자가 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서울로 복귀하려는 장열은 예분과 같은 이와 함께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실적을 쌓아 복귀해야만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믿었던 동생의 배신과 마약조직을 자기 손으로 잡아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복귀하는 것 외에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장열의 복잡한 감정과 달리, 예분은 단순합니다. 엉덩이를 만지면 보이는 그 능력에 당황했지만, 지금은 후배의 범죄에 당하고 있는 여성을 구하는 것 외에는 없었죠. 우여곡절 끝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예분은 혈혈단신 들어서지만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던 후배에게 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 상황에 장열이 돌아와 예분을 살리며 모든 것은 달라졌습니다. 장열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이후 이야기가 변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습니다. 예분을 살려줬다며 온갖 생색을 내는 장열과 나이가 자신보다 어려 보일 것 같은 장열에게 대들다 꼬리를 내리는 이들 조합은 의외의 재미로 다가옵니다.
간과할 수 없는 캐릭터들은 이들만은 아니죠. 예분의 절친인 옥희는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동네를 휘어잡은 일진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죠. 어머니가 사망한 후 외할아버지 집으로 와서 처음으로 친구가 된 이가 옥희이고, 언제나 예분의 편에 선 인물이라는 점도 든든하게 다가옵니다.
후배들을 집합시켜 예분의 동물 병원을 소문내고, 자신의 남자친구에게 여자가 있는 것 같다는 말에 진짜인지 확인하는 과정도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밉지 않은 옥희의 팔색조 연기는 남자친구 앞에서 온갖 예교를 부리고, 그의 숨겨진 실체를 발견하고도 쿨하게 그를 그 자체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모습에서 옥희의 진가를 확인하게 했습니다.
무진 경찰서 원종목 강력계 반장과 예분의 이모인 정현옥과 가지는 드라마 패러디는 그 자체로 재미 요소로 다가왔습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패러디를 통해 웃음을 극대화시키는 장면은 큰 재미로 다가오죠. 떠다니는 입술로 기겁하게 하더니, 고장 난 선루프로 비 오는 날 차 안에서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도 광기의 질주를 즐기는 현옥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주인공들의 상황은 절대 웃기는 것은 아니죠. 그런 점에서 조연들이 보여주는 극한의 코믹함은 드라마의 균형을 제대로 잡아주고 있습니다. 거대한 마약조직을 잡기 위한 예분과 장열의 공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웃기기만 하던 이들이 어느 순간 강력한 모습으로 범인 잡기에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곱상한 편의점 알바생인 선우가 중요한 인물일 수밖에 없음도 당연하죠. 장열이 추적하고 있는 마약조직의 진짜 두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더욱 예분이 선우 엉덩이를 만져도 아무것도 읽지 못했다는 것은 유사한 능력을 가진 이들이 의외로 많을 수도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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