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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KBS 연예대상은 왜 강호동이 아닌 이경규였을까?

by 자이미 201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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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라기보다는 자연스러운 수순처럼 이경규가 K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남자의 자격>이 2010년 한 해 동안 보여준 놀라운 성공에 대한 답례 차원의 수상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강호동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지요.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남자의 자격>은 착한 예능으로 호평 받으며 올 한 해 많은 이슈들을 만들어온 KBS의 효자 예능이었습니다. '남격' 멤버들 경험에서 우러나온 '강연'과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했던 '합창단'은 올 한 해 그들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을 듯합니다.
2010년 KBS 예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프로그램은 당연하게도 <남자의 자격>임은 분명합니다. 시작 시점 크게 관심을 받기 힘들었던 그들이 회를 거듭할수록 의외의 모습들을 보이며 아저씨 예능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지요. 아이돌 중심의 예능과는 확실한 차별성을 두며 나이 들어 장점일 수밖에 없는 포근함과 세상을 관조하는 듯한 시선이 전해주는 따뜻함은 '남격'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듯한 중년 남성들의 다양한 도전기는 매주 화제가 되었고 장안의 화제가 된 '강연과 합창단'은 명실상부 '남격'을 최고의 예능으로 끌어 올린 효자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들이기에 가능했던 도전이었고 이를 통해 일상적인 예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남격'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했습니다.

'1박2일' 홀로 일요일 저녁시간대를 책임지던 시절과는 달리 '남격'이 대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해피선데이> 자체가 모두 상승을 하게 되었던 것도 '남격'에 대한 KBS의 애정은 각별했을 듯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1박2일'에게 과부하가 걸려 있었던 상황에서 구원 투수처럼 등장해 멋지게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었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이경규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 해 주어진 대상에 의구심을 가질 이유는 없을 듯합니다. KBS 내에서 노장이면서도 자신을 희생해 프로그램을 살리려는 노력이 충실하게 반영되고 받아들여진 결과이니 말입니다. 아쉽게 다가오는 것은 무관의 제왕이 된 강호동입니다.
강호동과 유재석이라는 절대 강자는 올 해도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며 '명불허전'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공중파 3사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들의 모습은 여전해고 앞으로도 선전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장기집권을 하면서도 자신의 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최고의 자리라는 것이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무도'와 '1박2일'에서 보여준 일인자의 존재감은 여전했으며 발전적인 자기 해체를 통해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모습에서 2011년 다시 한 번 유재석과 강호동의 강세를 점칠 수 있었습니다

'남격'의 대단한 활동에 묻히기는 했지만 '1박2일' 역시 대단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비록 '남극 행'이 좌절되며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지만 말이지요. 만약이란 무의미하지만 그들이 남극을 다녀왔다면 어쩌면 예능 역사를 새롭게 쓰며 연말 시상식 독식은 당연했을지도 모릅니다.

프로젝트 무산과 함께 '1박2일'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바로 멤버 하차였습니다. 은근한 매력으로 엄마 역할을 해왔던 김C의 하차는 정치적인 외압설까지 더해지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었습니다. 김C의 부재를 더욱 크게 만들었던 김종민의 모습은 '1박2일' 자체의 위기설을 더욱 심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남격'이 승승장구 했던 한 해였다면 '1박2일'은 끊임없는 위기설에서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 한 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직 재판에 계류 중인 MC몽 사태는 그들에게는 치명타였습니다. 나름대로 '1박2일'내에서 역할을 해내던 MC몽이 병역비리 문제로 강제 하차하면서 꾸준하게 재기되어왔던 위기론이 대세처럼 여겨졌기 때문이지요.
위기 상황에서 강호동이 보여준 모습은 리더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인기가 높던 시절에는 민망한 캐릭터가 되기도 하고 비호감 존재감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던 강호동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진가를 모두 드러냈습니다. 그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며 다른 멤버들에게 위기상황을 인지시키고 이를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모습은 리더로서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강호동의 이런 모습은 자연스럽게 다른 멤버들에게 전이되어 과거와는 달리 더욱 자신을 희생해 프로그램을 살리려는 노력으로 다가왔어요. 그렇게 노력한 결과가 은지원의 '최고 엔터테인먼트 상', 이수근이 '쇼 오락 MC 우수상'을 받고 이승기가 '쇼 오락 MC 최우수상'을 받는 결과로 나왔습니다.

본인은 무관의 제왕이 되어버렸지만 자신을 희생해 전체를 살려낸 강호동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강압적인 모습과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듯한 인상으로 인해 거부감이 많았던 그가 급 호감으로 다가왔던 것은 위기를 기회를 삼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제작진들마저도 감탄하게 만들었던 강호동의 노력에 비해 그가 아무런 개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럼에도 이경규의 수상에 다른 이들과는 달리 90도로 인사를 하는 강호동의 모습은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자신을 예능으로 이끌었던 스승인 이경규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은 그의 깍듯한 인사는 강호동이라는 인물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산이 높으면 바람도 거세듯 최고의 자리에 있다는 것은 그만큼 견제와 도전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엄청난 부담감 속에서도 꾸준하게 최고의 시청률을 올려준 '1박2일'은 그래서 대단한 프로그램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비록 '남격'의 급성장이 의미 있는 한 해이기는 했지만 '1박2일'의 꾸준함(위기에서도 좌초하지 않은)과 이를 든든하게 받쳐준 강호동의 역할은 폄하되어서는 안 될 듯합니다.
누가 수상을 해도 나름의 의미가 충분한 이들이기에 누가 수상을 했느냐는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각 방송사에서 자체적으로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인물들에게 주는 상이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송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모습일 테니 말입니다.

이경규의 대상 수상 축하합니다. 그리고 무관에 그쳤지만 '1박2일' 멤버를 주요 상 수상할 수 있도록 이끌었던 '무관의 제왕' 강호동에게도 축하의 말을 건네 봅니다. 수상보다 더욱 값진 존재감을 심어준 그로 인해 2011년은 더욱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으니 말입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이승기와 이수근에 이어 이경규까지 국민 MC들에게는 무엇보다 치열한 2011년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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