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17. 10:06

보고싶다 20회-박유천의 꼬마 삼촌과 한진희의 마지막 웃음이 중요한 이유

마지막 한 회를 남긴 <보고싶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을 불허하게 합니다. 지독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이들이 화해와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그보다 자신의 탐욕에 눈이 먼 이들로 인해 행복한 결말을 이야기하기에는 쉽지 않을 듯합니다. 

 

정우와 한태준의 모습이 결말을 예고한다

 

 

 

 

강현주의 죽음에 대한 전혀 다른 시선은 그들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고 애틋해하는 정우와 수연과 달리, 형준은 원망만 가득합니다. 자신에게 남겨준 것은 천국이 아닌 도망과 지옥뿐이라고 원망하는 형준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합니다.

 

한태준과 강형준의 약속은 수연이를 빼앗기 위해 깡패를 동원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여죄가 드러나 체포영장이 떨어진 형준을 붙잡기만 하는 순간 정우와 수연 앞에 등장한 깡패들로 인해 형준을 잡는데 실패합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돈을 위해 자신의 안위는 생각하지도 않은 채 깡패들을 동원한 것이 바로 정우의 아버지라는 이야기는 정우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연을 빼앗아 14년 전처럼 도망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던 형준은 자신을 부정하고 두려워하는 수연으로 인해 충격을 받습니다. 과거의 기억과 자신이 쌓아놓은 가치들만 믿는 형준으로서는 수연의 행동은 충격 그 이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연에게 자신의 비밀을 알릴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싶어 했던 형준은 그 결실을 맺을 듯했습니다. 수연을 괴롭혔던 납치범들과 정 간호사와 남 실장, 어머니, 그리고 한태준까지 형준이 죽이고 싶었던 여섯 명 중 하나만 남긴 그에게 복수는 거의 완성 단계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했던 복수가 뒤틀린 것은 정우가 여전히 수연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수연을 잊고 자신의 삶을 살았다면 형준의 복수는 완벽하게 끝날 수 있었을 테니 말입니다.

 

쫓기듯 형준이 찾은 곳은 한태준에게 쫓겨 임시 거처로 지냈던 낡고 허름한 방이었습니다. 수연을 처음 만났던 장소로 형준이 다시 들어선 것은 그것이 자신의 현재를 만든 시작이었기 때문입니다. 지옥과도 같은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힘겨워했던 형준에게 처음으로 말을 걸어준 유일한 존재인 수연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은 그를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이끌었습니다.

 

형준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듯 정우 역시 그 공간을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 작은 공간 속에 갇혀 자신을 보는 형준과 마주한 정우. 그들의 운명적인 조우는 14년 전 되돌릴 수 없었던 고통의 시간으로 그들이 들어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형준의 정체를 모두 알게 된 정우가 더 이상 꼬마라고 부르지 않고, 그를 '꼬마 삼촌'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중요했습니다. 세상에 자신 외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형준이 자신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존재가 나타났다는 사실은 두려움과 그리움을 함께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뼈에 사무치도록 그리웠던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정우로 인해 형준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마지막을 앞둔 상황에서 정우와 수연이 보여준 애틋함은 사랑스럽기만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그 무엇보다 행복한 수연. 그런 수연의 아픔과 고통을 눈물로 씻어주려는 어머니 명희와 그런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해줄 정도로 커버린 딸 수연의 그 행복한 조우는 보는 이들마저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아버지에게 이 지독한 악운을 끊어달라는 말을 해야만 하는 정우는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정우에게 용기를 주는 수연은 명희나 정우 모두에게 든든한 사랑이었습니다. 아버지와의 만남으로 힘겨워하는 정우를 위해 수연이 마련한 이벤트는 특별했습니다.

 

홀로 놀던 정우를 멀리서 훔쳐봤던 수연은 정우가 했던 일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시소 위에서, 그네를 밀며, 미끄럼틀 위에서 '마법의 성'을 부르는 등 정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연에게 이제는 안 운다며 내일은 웃게 해주겠다며 팔을 벌려 바람을 막아주는 정우와 그런 정우에게 바람을 막아주는 수연의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사람을 위해 청혼을 준비하는 이 두 남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흐뭇하게 만들었습니다. 준비한 반지를 꺼내보기도 전에 정우가 내민 노란 우산과 뒤이어 나온 청혼은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비 오는 날 우산을 주는 것은 다 주는 거야"라는 정우의 말처럼 수연은 자신의 가진 모든 것을 내준 존재입니다. "우리 아이가 태어나면 가르쳐줘야지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거라고"라는 말과 함께 청혼을 하는 정우의 모습은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다음 첫 눈이 오는 날 결혼을 하자는 정우와 빨리 첫 눈이 왔으면 좋겠다며 행복해하는 수연. 자신이 준비한 반지는 결혼식에서 사용하자며 너무나 행복해하는 이들은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 했습니다. 그런 그들이 14년 전 지옥과도 같은 창고에서 조우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쫓기다 형사의 총에 다리를 다친 형준은 불법 사재총을 구입합니다. 피 묻은 손으로 총을 들고 눈물을 흘리던 형준의 모습에는 수많은 가치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복수가 무엇을 위함인지 모호해진 상황은 형준을 더욱 슬프고 힘들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정우는 아버지를 찾아 형준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런 고통의 근원과 문제가 무엇인지 아버지에게 따집니다. 그리고 그런 분노 속에 "아버지는 사람입니까? 저는 사람의 자식입니까?"라는 정우의 눈물은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오직 자신의 탐욕에만 눈이 어두운 한태준에게 아들 정우의 이런 분노도 아무런 의미 없게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청혼까지 받고 행복해하는 수연은 한태준의 전화를 받고 그와 함께 떠납니다. 죽으러 가는 길일 수도 있는 동행에 거침없이 따라 나선 수연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해줍니다. 아버지가 죽고 나서 자신이 느낀 생각은 "이제 살았다"라며 정우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냐는 수연의 발언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수연을 위기에 몰아넣는 한태준은 자신을 뒤쫓던 형사를 따돌리고 수연을 14년 전 과거의 기억이 존재하는 창고로 보냅니다. 추적기를 통해 수연이 있는 곳을 찾아 나선 정우가 창고 문을 여는 장면은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꼬마 삼촌이라는 정우의 발언과 한태준의 마지막 미소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형준이 총까지 구입해 복수를 꿈꾸는 것은 하나의 복선입니다. 그가 여섯 명을 죽이고 싶다는 꿈 이야기에서 남은 한 명은 수연이나 정우가 아닌, 한태준입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으로 총을 구입해 죽이고 싶었던 존재 역시 한태준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우에게 꼬마 삼촌이라는 말을 듣고 형준이 순간 무너지는 장면은 그가 무엇을 원했는지를 정확하게 보여줍니다. 형준이 원했던 것은 정우도 원했던 가족과 그 가족의 사랑과 정이었습니다. 그런 모든 것을 한 순간을 얻을 수 있게 해준 것은 바로 정우의 '꼬마 삼촌'이라는 발언이었습니다.

 

한태준은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친자식인 정우 외에는 없다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수연과 함께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한태준은 결국 부자의 정은 그렇게 쉽게 끊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자신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존재는 정우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태준이 형준과 수연만 떠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말 역시 중요한 복선으로 다가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잔인한 존재로 각인된 한태준이 창고 안에 준비한 것은 바로 수연과 형준 일 것입니다. 정우가 보는 앞에서 둘을 처리하는 것으로 정우를 영원히 자신이 지배하는 아들로 남겨두려는 지독한 집착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모든 것은 버려도 자신의 아들에 대한 집착은 누구보다 강한 한태준의 마지막 웃음은 그래서 더욱 두렵게 다가옵니다.

 

결말이 어떤 식으로 정리될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 창고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긴급수술을 받아야 하는 두 명의 존재가 수연과 정우가 아닌, 정우와 형준이 될 가능성도 농후한 상황입니다. 수연을 구하기 위해 도망이 아닌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정우로 인해 총상을 받는 것이 정우일 가능성이 높으니 말입니다.

 

긴급수술을 통해 모두가 살거나 그 중 하나가 살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보고싶다>의 결말은 슬픔보다는 행복이 지배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습니다. 정우가 형준에게 건넨 "꼬마 삼촌"이라는 말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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