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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인 5회-이진욱과 조윤희 죽음을 담보 잡은 2개의 기억, 과연 되돌릴 수 있을까?

by 자이미 2013.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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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과거와 현재가 같은 시간으로 흘러가며 이어지는 이야기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시간여행을 다루는 색다른 접근법은 많은 이들의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20년 전의 과거와 현재가 같은 시간으로 흘러가며 두 개의 기억 속에서 사랑과 죽음을 담보삼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조카와 삼촌 사이로 변해버린 지독한 운명

 

 

 

20년 전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향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20년 전 아버지의 죽음 시점부터 시작해 뒤틀리기 시작한 운명은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형 정우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선우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사랑을 파괴하고 말았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향을 얻은 선우는 과거로 돌아가 형과 아버지를 모두 살려내면 행복한 가족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정신을 잃어버린 어머니, 아버지에 의해 사랑을 이루지 못해 평생을 슬퍼하며 쓸쓸하게 죽어가야만 했던 형. 그들을 모두 되살릴 수 있다면 선우는 다시 행복한 가정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형이 세상을 떠돌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사랑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확신합니다. 마지막 편지를 우연하게 읽은 선우는 형이 좋아하는 여인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실연의 아픔으로 자살을 시도한 유진을 구해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난 시아에게 꼭 형인 정우에게 전화를 하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사랑하고 싶은 유일한 존재인 민영이 바로 자신이 20년 전에 만난 어린 시아였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습니다. 민영이 과거사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이름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는 사실은 선우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었으니 말입니다. 결코, 놓치고 싶지 않았던 사랑을 자신이 과거를 뒤집어 절대 사랑해서는 안 되는 존재로 만들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니 말입니다.

 

그 순간 선우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민영과 연인이 아닌 삼촌과 조카 사이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힘들게 정우에게 전화를 한 시아 때문에 정우와 유진은 결혼을 하고 선우와 시아는 삼촌과 조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형의 사랑이 완성되면서 죽었던 정우는 여전히 살아 친구인 영훈과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동으로 형이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다짐하는 선우는 눈앞에 보이는 민영 때문에 힘겹기만 합니다. 순식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가족이 되어버린 이 지독한 운명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우이지만, 그보다 앞서는 것은 형의 생존이었습니다. 

 

 

죽었던 형이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행동은 잘한 것이라 다짐하는 선우는 그래서 서글픕니다. 사랑하는 민영을 조카로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 선우로서는 그런 고통까지 감수할 정도로 형의 생존을 반가워했습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선우의 행동은 깊고 아픈 고통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선우와 함께 시간여행과 왜곡되고 변주되는 운명을 경험하고 있는 친구 영훈은 과거로 돌아가 다시 시간을 되돌리라고 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버린 채 형의 행복만 생각하는 선우에게 향은 선물이 아닌, 저주라고 이야기합니다. 선물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과도한 고통을 수반하는 결과는 결코 선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해맑게 자신 앞에서 웃고 있는 민영을 보면 볼수록 선우의 마음은 답답해지기만 합니다. 자신 앞에 있는 민영은 전혀 변한 게 없습니다. 활발하고 밝은 웃음을 지닌 민영은 변한 것은 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더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인이 아닌 조카라는 사실입니다.

 

민영이 다녀온 네팔에 관한 이야기는 선우가 과거 민영과 함께 여행했던 가장 행복한 공간이었습니다. 그 공간에 대한 기억을 둘 다 가지고 있지만, 향을 통해 과거가 바뀐 민영에게는 홀로 한 여행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기억을 하고 있는 선우에게는 민영과의 달콤하고 아름답기만 한 신혼여행이었습니다. '보디가드'의 OST가 흘러나오는 중 포카라로 신혼여행을 가겠다는 조카 민영의 이야기는 과거 네팔에서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와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기억임에도 여전히 자신의 곁에 남아있는 삐삐와 레코드판, 그리고 향은 현재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게 합니다. 분명 존재해서는 안 되는 물건들이 여전히 자신의 곁에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이 시간여행을 풀어내는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형의 방황, 그리고 안타까운 죽음의 뒤에 최진철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선우. 그는 복수를 위해 최진철의 비리를 폭로하게 되지만, 사실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최진철이 선우 집안의 불행은 자신 때문이 아니라고 외치는 장면은 중요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선우가 믿고 싶었던 기억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묻히게 되고 왜곡된 기억이 복수라는 단어로 병치 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형이 방황하고 외롭게 히말라야에서 죽어야만 했던 이유 역시 선우가 알지 못하는 아버지의 죽음 속에 답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 비밀의 문은 선우가 다시 20년 전 과거로 돌아가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게 되면 풀어낼 수 있는 해답일 것입니다. 

 

보면 볼수록 잊기가 어려운 민영. 그런 민영을 바라보며 조카로 생각하기 어려운 선우가 과연 형의 운명을 다시 바꾸는 선택을 할지 궁금해집니다. 시간이 뒤틀리며 뇌종양은 더욱 강하게 선우를 위협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의 뒤틀림이 선우의 삶마저 크게 지배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선우가 과연 아버지의 죽음에 담긴 비밀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집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사랑인 민영을 위해 다시 시간을 되돌릴지도 흥미롭습니다. 나비효과처럼 작은 변화하나가 모든 것을 뒤바꿔버리는 시간여행 속에서 이 지독한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상상 그 이상입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익숙한 형식을 가장 진보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나인:아홉 번의 시간여행>은 그래서 매력적입니다. 뒤틀려버린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이 드라마는 <인현왕후의 남자>를 능가하는 웰 메이드임은 분명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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