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존재했던 사건들을 적절하게 이용해 우리가 모두 의구심을 품고 있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건드리는 드라마 '노 웨이 아웃 : 더 롤렛(이하 노 웨이 아웃)'이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첫 주 1, 2회는 두 인물의 구성을 단단하게 하며 대척점을 세우는데 집중했습니다.
드라마는 시작과 함께 알 수 없는 잔인함이 가득했습니다. 도축업자인 윤창재(이광수)를 선배인 임지홍(현봉식)이 집요하게 공격하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귀를 자르겠다고 나서는 지홍과 이를 피해 도주하는 창재의 상황들은 끔찍했습니다.
지홍이 악착같이 창재를 추적하며 귀를 자르려고 한 것은 그 행위 하나로 10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재는 그걸 믿냐며 저항하지만, 지홍은 반반 나누자며 집요하게 공격해 옵니다. 형사 백중식(조진웅)은 보도난 회사에서 멍하니 앉아 있습니다.
형사임에도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해 큰돈을 잃게 된 상태였습니다. 이미 대출도 다 받아서 더는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아내는 집을 팔아야 한다고 나섰습니다. 대출금만이 아니라 이자를 내는 것도 힘겨워진 상황에서 첼로를 하는 딸의 악기까지 팔아야 한다는 말에 중식은 답답했습니다.
동포라며 접근해 큰돈 벌게 해준다는 말에 혹 넘어갔던 형사의 한심함은 이후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깨끗한 모범적인 형사가 아니라는 점은 이후 이어지는 사건들에 손쉽게 유입되는 이유로 작동합니다.
중식은 자신을 사기친 자가 말레이시아로 이미 도주한 상황임을 확인하고는 난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박은정 순경(오우리)의 전화 한 통을 받습니다. 넋이 나간 중식은 상사의 꾸지람을 피할 목적으로 원치 않은 박 순경의 제보 장소로 향합니다.
병원에 입원한 환자에 대한 언급은 이상하기는 했습니다. 귀가 잘린 채 병원에 던져진 이 남자의 상처는 마치 도축업자가 한 것처럼 정교했다고 합니다. 의욕 넘치는 박 순경으로 인해 현장 CCTV까지 조사한 결과 정말 이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병원에 친절하게 환자를 내려준 가해자를 찾으러 간 중식은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옷장에 이상한 문양의 가방이 있었고, 그 안에는 깜짝 놀란 것이 담겨 있었습니다. 마침 집으로 돌아온 지홍은 칼부터 꺼내 들었고, 형사라는 말에 도주하기 시작합니다.
힘겹게 추적하던 중식은 황당한 상황과 마주합니다. 다리를 절룩거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도주하던 지홍은 계단에서 굴러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우선 사망자에 대한 신고를 한 중식은 지홍의 집에 있던 가방을 옮겼습니다.
그 안에는 현금 10억이 있었습니다. 그 돈이면 지금 닥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돈 주인은 사망하고, 주변에 CCTV도 없음을 확인한 중식은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귀가 짤린 윤창재라는 존재를 잊은 것 말고는 완벽했습니다.
일단 급한 불부터 끄고 아내와 딸 앞에서 큰소리도 쳤던 중식은 모든 것이 완벽하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박 순경의 전화가 신경 쓰였습니다. 갑자기 피해자인 윤창재가 병원에서 나가버렸다는 겁니다. 가해자도 아닌 피해자가 그런 행동을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왜 그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가면남이란 존재로 인해 형사들이 전부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귀를 자르면 10억을 주겠다는 가면남의 발언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윤창재의 귀가 잘려 있었고, 실제 사망한 지홍의 방에는 현금 10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창재가 병원에서 사라졌다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가면남의 발언에 신빙성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욱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야구장에 10억을 뿌리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자칫 큰 사고를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경찰들이 출동하고, 현장에 모인 유튜버들을 포함한 수많은 이들은 과연 하늘에서 돈이 떨어질지 기대하는 마음에 그곳을 찾았습니다. 예정된 시간이 막 지나도 특별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 마음 놓은 순간 드론을 이용한 거대한 풍선 셋이 그라운드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습니다.
하늘에서 터진 풍선 안에는 실제 10억 현금이 존재했습니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현장을 지켜보는 가면남은 과연 누구일까요? 그리고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가면남의 게임은 모두가 믿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그가 돌린 롤렛의 다음 타깃은 출소가 3일 남은 김국호라는 인물이었습니다. 다음 현상금은 무려 200억이었고, 그 돈을 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살인이었습니다. 3일 후 출소하는 김국호를 죽이면 무조건 200억을 준다는 발언에 세상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가면남이 언급한 김국호는 천하의 악랄한 범죄자입니다. 수없이 많은 특정 직업을 가진 여성들을 성폭행해왔던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체포된 이유는 납치해 성폭행을 하던 이민진이란 여성이 사망하면서였습니다. 그렇게 김국호는 15년 형을 받고 수감되었습니다.
이런 악랄한 자가 교도소에서는 모범수로 생활하며 2년이나 형기를 줄여 출소하게 되었습니다. 세상 악랄한 자가 강자들 앞에서는 넙죽 엎드려 눈치보기에 여념 없던 자가 세상에 나오자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출소하는 날 자신을 찾아온 형사들을 보고 놀라기는 했지만, 왜 그런지 알면서부터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이 세상에 가득하고, 그런 상황에 형사들은 자신들이 작성한 글을 기자들 앞에서 외워 말하도록 시켰습니다. 이 상황에 자신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생각에 초밥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죽여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악랄한 범죄자는 오히려 형사들이 보호를 받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자신은 현행법에 따라 죗값을 다 받고 나왔다며 당당하기만 합니다. 자신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윽박지르는 중식에게 따지듯이 권리를 언급하는 이 자는 분노 유발자가 맞습니다.
악랄한 범죄자 김국호는 자택으로 돌아왔고, 그곳에서 형사들이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며 기고만장해진 이 자는 술을 마시고 이혼 요구하기 위해 찾은 아내와 변호사를 위협하는 것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절대 반성하지 않은 범죄자의 적나라함은 그렇게 잔인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술에 취한 채 마트에 가겠다고 떼쓰는 중식으로 인해 형사들과 경찰들이 대거 출동하는 상황에 시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트까지 대관하듯 사람들을 비워두고, 악랄한 범죄자가 홀로 쇼핑을 하는 상황에 형사들이 보호하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요?
그런 김국호를 노리는 이가 있었고, 화살이 쏟아지는 상황에 그를 구하기 위해 젊은 형사가 뛰어들었고 할머니가 쏜 화살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남들 죽이는 것은 아무렇지 않았는데 자신이 살해 위협을 받지 기겁하는 국호의 모습에서 악당의 본질을 알 수 있게 해 줬습니다.
김국호를 살해하려 한 할머니는 13년 전 그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해 버려졌던 이민진의 어머니였습니다. 그 사건으로 남편은 아이가 되어버렸고, 홀로 물질을 하며 살던 어머니는 김국호가 출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13년 동안 준비한 것들을 실행했습니다.
키우던 복어에서 독을 빼고 화살촉에 묻힌 윤미옥은 그렇게 김국호의 집 근처로 향했습니다. 경찰의 검문까지 피해 겨우 도착한 그곳에서 외출을 하는 김국호를 보고 뒤따르기 시작했죠. 자신이 노인이고 여성임을 앞세워 어렵게 마트에 들어간 그는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복어독을 묻힌 화살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죽이려 한 김국호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젊은 형사가 오히려 독화살에 맞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마트에 들여보내줬던 착한 형사는 복어독으로 여전히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간암 말기 환자인 미옥은 자신의 마지막을 막내딸을 죽인 살인범을 죽이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을 이루지 못한 미옥은 자신으로 인해 사경을 헤매는 형사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살해 미수로 붙잡힌 미옥의 집에 누군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중식이 발견했던 그 문양이 새겨진 가방이 놓여 있었습니다.
살인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미옥의 이 행동을 알게 된 가면남은 일정 금액을 가족에게 전달한 것이죠. 이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이들은 하나의 사건을 떠올렸을 겁니다. 바로 조두순입니다. 조두순이 출소되는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고, 그가 사는 지역이 분노하고 그가 돌아오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경찰은 그를 보호하는 선택을 합니다.
악랄한 범죄자지만 형을 다 살았습니다. 황당하고 책임감 없는 검찰의 한심한 구형으로 인해 말도 안 되는 형을 받고 출소한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분노. 그런 분노를 막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런 자로 인해 다른 이가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하니 말이죠.
하지만 과연 조두순을 경찰이 감시하는지 보호하는지 모를 이 상황이 정상일지 알 수 없습니다. 인권이야기를 하지만, 범죄자의 인권은 소중한 가치처럼 이야기하지만 피해자의 인권과 안전은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실제 조두순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혔던 피해자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자의 출소로 인해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매일 마주하며 살아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 조두순은 마트 나들이를 가고, 국가 보조금을 받으며 편안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술 마시고 아내를 폭행하고 야밤에 외출하기도 하는 등 기본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자를 과연 국가가 보호해야 하는지 여전히 의문입니다.
'노 웨이 아웃'은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런 악당을 구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억이라는 엄청난 돈을 걸고 악랄한 범죄자를 제거하라는 요구에 국가가 나서 그를 보호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묻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드라마적인 상상과 허용이 존재하지만 본질적으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처럼 언급되는 범죄자의 인권과 그들의 권리에 대한 직접적인 의문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여기에 연기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며 연기만 봐도 좋을 정도의 '노 웨이 아웃'은 매력적인 시작을 알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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