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6. 13:08

혼술남녀 종영-함께 하는 혼술과 재기되는 시즌2 가능할까?

혼술을 담은 <혼술남녀>가 16회 종영되었다. 초반 폭풍 같았던 재미가 종영이 가까워지며 아쉬움으로 변하기는 했지만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반가웠다. 종영 후 시즌2에 대한 이야기가 벌써 나오는 것을 보면 제작진들 역시 성과에 흡족한 느낌이다.

 

혼술과 노량진의 상관관계;

용두사미로 끝난 혼술남녀 시즌2가 되면 어떻게 달라질까?

 

 

노량진 공시생들과 강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혼술남녀>는 분명 흥미로운 소재를 다뤘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다. 현대인의 외로움을 적나라하게 담고 있는 혼술과 대한민국의 현재를 보여준 공시생들의 이야기는 분명 매력적인 소재였다.

 

외로움과 현실의 막막함은 모두 사랑의 힘으로 이겨냈다. 현실도 이렇게 행복해지면 좋겠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렇게 낭만적이지는 못하다. 현실은 여전히 먹먹하기만 할 뿐이니 말이다. 드라마가 항상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이유는 없다. 동화처럼 현실과는 다른 모습으로 잠깐 현실을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것 역시 드라마의 역할이니 말이다.

 

정석과 공명 형제로 인해 하나는 혼란스럽고 힘들 수밖에는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정석이지만 공명의 짝사랑으로 인해 상황은 복잡해지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엉뚱하게도 정석이 끈을 놓고 말았다. 아버지 없이 자란 어린 동생이 진심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픈 형은 자신이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나와 데이트를 하던 정석은 뜬금없이 화를 내며 이별을 선언한다. 퀄리티가 맞지 않아 헤어지는 것이 맞다는 정석의 이별은 하나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폭주를 하던 하나를 발견한 공명은 왜 그런지를 알게 된다. 형이 어떤 마음으로 그런지도 모르는 공명은 따지고 그런 장면을 목격한 하나는 형제에게 농락당했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잊었다고 해도 쉽게 잊혀 지지 않는 것은 그만큼 상대를 사랑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중요한 방송이 있음에도 정석은 한달음에 병원으로 향했다. 물론 그곳에 자신의 동생이 있는 것을 보고 돌아서기는 했지만 정석은 여전히 하나를 사랑했다.

 

행복한 결말을 준비한 <혼술남녀>는 착실하게 서로의 감정을 다 알아챘다. 형이 여전히 하나를 사랑하고, 하나 역시 정석을 잊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둘이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포기하니 말이다. 사랑도 쉽지만 포기도 쉬웠던 공명의 행동으로 인해 정석과 하나는 서로 따로 혼술을 마시다 서로가 얼마나 서로를 갈구하고 있지는 깨닫게 된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 혼술을 마시던 그들의 만남은 그런 상징성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노량진 핵미모이지만 홀로 부정하던 기범은 시험이 끝난 후 소원성취를 했다. 공명을 좋아하던 채연은 그가 하나를 짝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 아픈 상처 속에서 채연은 기범의 진솔함과 꾸준함에 흔들렸다. 그리고 합격하면 하고 싶다던 소원글이 자신의 남자친구가 되고 싶다는 기범의 속마음을 알게 된 채연은 그에게 마음을 연다.

 

동영은 다섯 개의 소원을 적었다. 참 작은 소원들이지만 가난한 공시생에게는 무척이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요구르트 뚜껑을 핥지 않는 것만으로도 동영에게는 큰 도전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소원이자 진짜 바람은 헤어진 여자 친구와 재회였다. 그런 그의 꿈은 독서실 앞에 서 있던 여친의 등장으로 해결되었다.

 

기범과 공명, 동영은 다시 노량진에 머물게 되었다. 확실하게 합격이라 생각했던 동영도 미친듯 공부했던 공명도 탈락했다. 이미 탈락을 알고 있었던 기범만이 행복해졌다. 자신과 함께 다시 공시생으로 남은 친구들이 생겼다는 것이 즐거움이었으니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외롭게 자라 가족을 만들고 싶었던 황진이는 동료인 민진웅과의 하룻밤으로 털컥 임신을 하고 말았다. 오래 사귄 남친도 함께 살자는 말에 떠났듯, 진웅도 임신 소식을 알면 자신을 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려했던 진이였지만 서로 진심을 알고 둘은 결혼을 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강사들은 모두 행복한 사랑으로 마무리했다. 공시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노량진 탈출의 고문을 다시 안겼다. 시즌2가 논의되는 이유는 그렇게 남겨진 이들의 다음 이야기를 다루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있지만 홀로 마시게 되는 혼술. 혼자 마시지만 함께 마시게 된 혼술의 의미들은 그렇게 긴 여운을 주었다. 

중반까지 <혼술남녀>는 충분히 재미있었다. 까칠한 하석진과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은 박하선의 열연 등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니 말이다. 공시생들의 서글픈 현실도 적나라하게 다뤄지며 많은 공감도 이끌어냈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췄다는 사실은 아쉽다. 

 

세상 모든 가치는 사랑으로 귀결된다는 작가의 신념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현실이 불행하지만 그 어려운 사랑이라는 가치를 드라마를 통해서라도 확인하는 것이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뭔가 모호한 채워지지 않는 굶주림은 시즌2가 만들어진다고 채워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참 좋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을 수 없는 <혼술남녀>는 그렇게 미묘한 아쉬움만 남기고 종영되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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