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 14회-류성룡과 김성균 괴물 본능 뒤 숨겨진 부성애, 모두를 울렸다

후반으로 접어든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무빙'은 다시 한번 충격적인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뤄야 했던 김성균의 서사가 정리되며, 이젠 본격적인 결말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쓸모'와 '가족'이라는 가치를 꾸준하게 가져가는 '무빙'은 어떤 결말을 맺을지 기대됩니다.

 

14회 '바보'와 15회'NTDP 국가재능육성사업'에서 이 쓸모와 가족애는 흔들리지 않고 강화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재만은 '바보'라는 말로 정의되었습니다. 일반인보다 지능이 떨어지는 재만은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입니다.

무빙 14회-괴물vs괴물의 대결

엄청난 무게의 짐을 지고도 조금도 힘겨워하지 않는 재만이지만 아내 윤영은 그가 함부로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기 바랍니다. 그건 과거 노점상인 자신을 폭행한 남성을 때려 징역을 살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잘못한자는 존재하지만 너무 강력한 재만의 힘은 죄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정당방위였음에도 가해자가 더 큰 피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교도소에 가야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니 말이죠. 재만은 아내 바보이고, 아들 바보였습니다. 아들 바보이지만, 아내 말만 듣는 아내 바보 재만은 갓난아이인 강훈을 두고 교도소에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출소 후 돌아온 집에는 이젠 커버린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들의 팔에는 자신이 붙잡혀 가던 날 난 불로 인한 흉터가 있었습니다. 여전히 낯설어하는 어린 아들의 팔을 잡고 우는 재만에게는 가족이 전부였습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계였습니다.

 

그 시계는 아들 유치원 등하교를 시켜주는 도구였기 때문입니다. 서먹하기만 하던 이들 부자는 강훈이 아버지 손을 잡으며 둘도 없는 관계로 발전하게 되죠. 비록 남의 가게 앞에서 노점으로 신발을 팔고 있지만 이들은 행복했습니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그들은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기 보다 용역깡패들을 동원해 노점상들을 궁지로 내모는 국가권력은 사악하기만 했습니다. 너무 늦는 아내가 걱정이 된 재만은 아들에게 잠자기 전까지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강제 철거되는 상황에서 윤영은 용역깡패들에게 맞고 경찰에 끌려가는 중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재만은 본노할 수밖에 없었죠. 아내가 말리는 상황에서도 이미 닭장차에 끌려간 윤영을 본 재만은 분노를 조절할 수 없었습니다. 

무빙 14회-재만은 아내 바보 아들 바보였다

수많은 경찰들이 재만을 제압하려 해도 그건 무의미했죠. 사람은 맞으면 사망하는 물대포를 정조준한 이들이지만 재만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괴물의 소식을 들은 용준이 현장에 도착합니다. 하수구에 숨은 재만이 자신에게 '쓸모'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같은 괴물 주원이 필요했죠.

 

주원은 아내 사망후 어린 딸 희수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서러운 마음에 그저 주저앉고 싶었지만 딸 희수를 위해서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딸마저 잃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딸과 함께 하기 위해 주원은 블랙팀에서 나왔습니다. 

 

용준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마냥 막을 수도 없었죠. 그렇게 딸 등원을 시키고 내근직을 수행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희수는 잠들어 있었습니다.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맡기기는 하지만 항상 늦는 주원은 어린 딸의 그런 모습은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전부였던 지희에게도 그랬던 주원의 삶은 또 다른 전부인 희수에게도 동일하게 대하고 있음을 깨닫지만 함께 살 수 있는 공간을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어린 희수는 엄마를 너무 닮았습니다. 출근하는 아빠가 신발을 신는 동안 불이 꺼지자 손을 흔들어 다시 등이 들어오게 하는 장면은 지희가 하던 모습이었죠.

 

이젠 지희가 아닌 어린 딸이 그렇게 아빠를 보내고 홀로 불 꺼진 입구에 서 있는 모습은 애틋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딸을 위해 된장찌개를 끓이던 주원은 호출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다른 괴물이 등장했다는 말과 딸을 지키기 위해서는 직장을 잃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죠.

 

어느새 잠에서 깬 희수에게 잠깐 나갔다 온다는 주원과 엄마 마중 간다며 자기 전에 돌아온다는 재만은 청계천 지하도에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괴물 vs괴물이 만나는 순간 그 엄청난 힘은 서로 충돌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피드와 힘을 모두 가진 재만은 주원을 손쉽게 제압했습니다.

무빙 14회-강력한 힘을 가진 재만과 무한재생 주원

문제는 주원의 진짜 힘은 엄청난 재생 능력이었습니다. 아무리 죽이려 해도 죽을 수 없는 존재와 싸우는 것은 괴물로서도 힘든 일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은 하수구에서 힘과 힘이 충돌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보통의 인간이 아닌 괴물 같은 힘을 가진 이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그 수위는 대단할 수밖에 없었죠.

 

아무리 빠른 스피드와 힘을 가진 재만이라고 해도 절대 죽지 않는 주원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주원은 재만을 제압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끝났다면 이들의 관계는 잡는 자와 잡히는 자로 국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영은 관상어를 파는 성우네 집 앞에서 노점을 하고 있었고, 성우는 항상 물고기만 보며 시간을 보냈죠. 그런 성우는 어항 속 물고기가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청계천에 풀어주다 물살에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자유를 찾은 물고기와 죽음 앞에 갇힌 어린 성우는 괴물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만들게 했습니다.

 

주원과 재만이 살아가는 유일한 이유는 가족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어린 성우가 위기에 처했다는 것은 결코 못본 척할 수 없었죠. 기절한 재만은 주원이 벽을 치기 시작하자 깨어나 함께 힘을 합하기 시작했습니다. 좀 전까지 서로를 죽일 듯 싸웠던 상대였지만, 그들 앞에 놓인 위기에 처한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이 발현되었다는 것은 이후 서로 힘을 합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조합을 생각해보면 이 에피소드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실종된 아이만 구해서 나온 주원을 두고 용준은 한심해했습니다. 

 

아이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에 갔다는 말에 용준은 화를 내며 "덜 떨어진 놈이랑 똑같네"라는 말로 분노를 표현했죠. 이 순간 욱하던 주원의 모습 역시 결말을 예상케했습니다. 무장 공비를 잡는 과정에서 실적을 올리자며 군인들의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 래원에게 다시 보면 죽인다는 말은 복선으로 작동합니다. 이제 그 복선에 용준도 가세하게 된 셈입니다.

무빙 14회-용준이 제외한 재만이 그를 잡는다

재만은 정말 아들을 위해 집으로 향했습니다. 피투성이가 된 채 온 아빠를 보고 한없이 울며 무서웠다는 어린 강훈을 안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아빠 재만은 아들 바보였습니다. 그런 무한한 사랑을 전한 아빠를 위한 아들 강훈의 사랑 역시 일방적이었습니다.

 

용준은 정말 자기 집으로 와 있는 재만을 보고는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바보라고 생각한 용준은 "저런건 쓸모없어"라며 주원에게 정리하라 지시를 하고 돌아서는 순간 특수부대원들이 집밖으로 내던져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바보를 쓸모없는 자로 생각하는 용준과 바보의 가치를 아는 주원의 모습은 많은 것들을 시사합니다. 

 

재만이 한 행동이라 생각했지만, 그건 어린 강훈의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용준은 "능력도 유전이 되나?"라는 의문을 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들이 유전된다고 생각하지 못한 용준에게 이 상황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재만 사건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온 주원은 식탁 위에 차려진 밥상을 보고 울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린 딸은 소파에서 잠들어 있었고, 언제 올지 모를 아빠를 위해 밥을 차려 놨습니다. 그런 어린 희수를 본 주원은 결정했습니다.

 

딸을 지키기 위해 주원은 아내의 사진만 챙기고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재만 아들이 아버지를 닮았다는 사실과 주원의 딸 역시 동일한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을 용준이 확인했다는 것은 위기가 찾아온다는 의미였습니다. 자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식마저도 용준에 의해 괴물처럼 취급당할 수밖에 없다는 확신 때문에 도망자가 되었습니다.

 

'무빙' 14회는 바보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바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는 욕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들에게 바보라는 단어는 곧 사랑입니다. 이 드라마는 '가족'이라는 가치에 집중한다는 점에서도 주원과 재만의 이야기는 이를 더욱 응집시켜주고 있었습니다.

무빙 14회-주원의 전부였던 지희, 남은 전부인 희수

현재로 돌아와 희수가 일을 하는 아버지에게 넌즈시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다치지 않은 나를 보고 웃었다는 희수와 그런 딸에게 일이 많으니 먼저 가라고 하고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오열하는 주원의 뒷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강렬했습니다. 

 

15회는 'NTDP' 즉 '국가재능육성사업'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이는 이야기의 본체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강훈의 행동으로 인해 북한에서 능력자들이 내려오며 긴장감은 극대화되었습니다. 남은 5회가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는 매회 폭발하고 있습니다. 15회 리뷰가 곧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