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가 되면서 등장해야만 하는 인물이 엔딩을 장식했습니다. 우혈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어야 할 해선의 모습을 그대로 한 해원이 등장했습니다. 그의 등장으로 코미디만 난무하던 이야기는 보다 긴장감 있는 과정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천장에서 상들리에가 떨어지자 인해를 구하기 위해 안고 공중 부양 했던 뱀파이어 우혈은 갑자기 키스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의도한 것도 그리고 결과도 다른 의미였습니다. 우혈은 순간적으로 인해 입술에 피가 맺혀 있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피를 탐했던 것이죠.
그 과정에서 우혈은 해선이 떠올랐습니다. 이상하게도 인해와의 접촉을 통해 해선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일 수는 없었습니다. 얼굴도 성격도 뭐 하나 해선과 닮은 구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묘할 정도로 일치하는 기억과 상황들은 우혈을 당황스럽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해선이 환생하면 뜨거운 사랑을 하기로 맹세했던 우혈은 100년 동안 관에 누워 있는 고행을 자처했습니다. 그만큼 해선에 대한 사랑이 깊었죠. 비록 뱀파이어라는 이유로 가슴이 뛰지는 않지만, 그래서 인간이 되어 가슴 뛰는 사랑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해선이 인해로 환생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묘합니다. 이를 뱀파이어 동생들인 동섭과 상해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명료함은 아니었습니다. 해선을 언급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관에서 나오자마자 키스부터 했다며 부러워하는 동생들 앞에서 뭘 할 수 있을까요?
인해는 다른 의미로 당황스러웠습니다. 인생 최초의 키스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뱀파이어와 했다는 사실이 기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죠. 죽을 정도로 싫다는 감정도 없이, 묘한 느낌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힘든 인해는 연애 초짜일 뿐이었습니다.
동섭과 상해만이 아니라, 우혈을 반갑게 맞이한 이는 로즈였습니다. 새벽 배송 알바를 하며 뱀파이어들에게 피도 배달하는 그의 등장은 어떤 작용을 할까요? 누구보다 뱀파이어가 어디에 거주하는지 파악하고 있는 로즈는 우혈의 적이 될 수밖에 없는 만휘를 대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우리들 틈에 뱀파이어들이 살고 있다는 설정은 우리 곁에 외계인이 산다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만큼 많은 음모론을 끌어와 그럴 듯하게 풀어내는 과정에서 뱀파이어와 외계인은 동급이 되어 있습니다. 돌아온 우혈을 위해 로즈가 건넨 피 한팩을 셋이서 사이좋게 나눠 마시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세 뱀파이어의 바보스러운 모습은 적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색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란 점에서 기대됩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꺼려지기도 했지만 동생들의 권유로 인해를 만난 자리에서 그건 자신도 억제하지 못한 본능이었다고 사과합니다.
그런 우혈의 말이 인해를 더욱 두렵게 만들 수밖에 없죠. 피만 보면 먹으려 드는 뱀파이어와 함께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뱀파이어는 심장이 뛰지 않는다며 안심하라 했던 말은 인해를 여자로 보고 있지 않다는 말을 하기 위함이었죠. 가슴 뛰는 일 자체가 필요없는 인해로서도 그 부분은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인해를 좋아했던 도식은 우혈과 악수를 한 후 집으로 돌아와 금고 속에 은밀하게 보관하고 있던 가보 '흡혈귀록'을 봅니다. 도식 집안 대대로 내려온 비책은 뱀파이어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이들 집안은 뱀파이어 사냥꾼일 가능성이 높죠.
결국 도식의 선조들이 우혈을 사냥하다 해선을 죽인 인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죽임을 당한 그들은 40살이 되기 전에 죽는 저주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도식에게 뱀파이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등장했다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를 제거해 가문의 저주인 40세 이전 사망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동섭의 떡볶이 집에 있던 우혈은 인해를 보게 됩니다. 건너편이 학교인데 인해가 그곳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확인한 우혈은 머리카락이 나왔다는 전화에 곤란해진 동섭 대신 자신이 대신 배달을 가겠다고 나섭니다. 교사는 우혈에게 교환용 음식을 받고는 쓰레기 봉투를 건네며 가면서 버리라고 합니다.
이런 일들은 실제 존재하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더욱 쓰레기 봉투 속 음식은 이미 먹은 상태죠. 배달하는 이를 마치 종이라도 되는 듯 행동하는 이 하찮은 인간성을 비꼬는 장면으로서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혈이 학교 청소부로 취직하게 되었으니, 이 역시 고마운 일이죠.
인해는 스쳐지나가는 우혈을 보고 자신이 혹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했습니다. 첫 키스의 기운이 강렬하게 인해를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이죠. 설마 했던 우혈이 취직했다며 휴지통을 비우겠다고 들어서자 황당했습니다. 뱀파이어가 학교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으니 말이죠.
때마침 학생이 코피가 나서 보건실이 들어오자 우혈과 인해 모두 긴장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서 일해 돈 갚으라는 말에 인해가 근무하는 곳에서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우혈과 달리, 인해로서는 시한폭탄 같은 그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도식의 저녁 초대에 응한 인해는 아직 오픈도 하지 않은 회사 소유 레스토랑에서 자신과 너무 다른 삶을 사는 그의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도식에게 남자로서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닌 인해로서는 그저 선배의 배려에 응한 것뿐이었습니다.
도식은 인해에 대한 감정이 여전히 존재하는 와중에 우혈에 대한 궁금증도 컸습니다. 그가 어떤 존재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도식은 인해와 접점을 넓히려 할 수밖에 없죠. 이런 사이 우혈은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정육점에서 선지를 담는 모습에 어쩔 줄 몰라했습니다.
뱀파이어로서는 너무 감사한 식사이지만 정체가 드러나서도 안되죠. 하지만 고기숙과 김광욱은 이미 우혈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재개발이 무산된 것이 바로 우혈의 집 때문이죠. 그 집을 어떻게 하지 않으면 절대 재개발이 어렵다는 사실에 이들이 어떤 식으로 우혈과 인해에게 접근해 올지 기대됩니다.
우혈은 자신을 찾아온 양남에게 인해의 피를 마신 후 증세를 언급했습니다. 인해를 통해 해선을 떠올렸다는 말에 양남은 정답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인해의 피에 사랑이 가득하고, 그런 사랑이 충만한 피를 마시게 되면 우혈은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뱀파이어 못지않게 차가운 인해의 가슴에 사랑으로 뛰도록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혈이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인해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가득해야만 합니다. 이 아이러니는 사랑과 꿈 모두를 가지게 되는 유일한 목표가 되었습니다.
그런 우혈에게 위기가 닥쳤습니다. 요구르트 알바를 하다 자신을 골탕 먹인 오토바이 남자가 이 학교 학생이었고, 자신들이 피우던 담배로 인해 학교 창고가 불이 나자 그 책임을 우혈에게 돌렸습니다. 자신이 목격자라고 나선 상황에서 우혈만이 아니라 청소 노동자들 모두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을 정리해 준 것은 바로 인해였습니다. 위기의 우혈을 구해낸 인해의 모습에서 다시 그는 해선을 떠올렸습니다. 뱀파이어 사냥꾼들 앞에 나서 방어하던 해선의 모습과 화재 사건 누명으로 공격당하는 자신을 지켜주는 인해는 너무 닮았으니 말입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반복해서 겹치는 인해가 과연 해선이 환생한 모습일까요? 이런 와중에 도식은 공항에서 사업파트너를 만납니다. 그렇게 정체를 드러낸 해원은 해선과 외모가 완벽하게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런 해선이 과연 해원의 환생일까요?
이제 해선이 환생해 누가 되었는지와 뱀파이어를 제거해야만 자신이 사는 도식의 대립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에 해원이 이 상황에서 어떤 역할을 해줄지도 기대되죠. 우혈이 보는 순간 해원이라고 확신할 수밖에 없도록 닮았으니 말입니다.
뱀파이어도 무는 인간들의 세상에 굳이 그런 인간이 되고 싶다는 뱀파이어 우혈. 역설적으로 뱀파이어보다 더 강한 인간이 되는 것은 자연스러울지도 모릅니다. 이런 설정은 아무리 인간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고 해도, 결국 희망은 인간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어서 인 듯합니다. 이제 본격적인 갈등과 위험이 시작되는 '가슴이 뛴다'가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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