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악귀가 되어버린 아버지와 지독한 운명에 빠져 죽어간 어머니. 그런 부모의 사연도 모른 채 업둥이로 살아온 최강치의 운명과도 같은 삶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20살이 될 때까지는 액막이 팔찌를 절대 풀어서는 안 된다는 소정법사의 신신당부가 위기에 처하며 <구가의 서>는 지독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다시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19살 최강치, 초승달 도화나무 아래에서 운명을 시험받다
최강치가 태어나자 숲은 구월령이 다시 살아 돌아온 듯 술렁거렸습니다. 숲의 반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소정법사는 구월령이 살아 돌아왔다고 반기며 그의 숙소로 향하지만 그곳에는 아이와 서화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구월령의 정체를 알고 자신의 사랑을 부정해왔던 서화는 소정법사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행동을 탓하기 시작합니다. 도화나무로 깎은 칼로 자신의 심장을 찌르면 살 수 있었음에도 사랑했다는 말을 남기고 죽어갔던 구월령. 소화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던질 정도로 구월령의 사랑은 대단했습니다. 천년 만에 처음으로 가슴을 뛰게 한 인간여인을 위해 자신의 천년 삶을 버린 구월령의 사랑은 그렇게 서화에게 용기를 내게 합니다.
자신의 가족을 파괴한 잔인한 존재인 조관웅을 찾아가 소정법사가 건넨 도화나무 칼로 그의 얼굴을 그어버립니다. 죽이지 못하고 먼저 죽어야만 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원통하지만 지독한 운명을 타고난 슬픈 인생은 그렇게 마무리되고 말았습니다.
접대를 위해 지리산을 찾은 박무솔은 냇물을 따라 흘러가는 아이를 보고 구해냅니다. 그리고 운명처럼 박 거상은 최강치를 자신의 집으로 들입니다. 강가에서 주운 아이라는 뜻의 그는 그렇게 복덩이처럼 박 거상과 함께 합니다. 최강치로 인해 박 거상의 운명이 달라지고 있음을 그는 깨닫게 됩니다. 소정법사의 이야기가 거짓이 아닌, 진실이라는 사실을 아들 태서의 탄생에서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머리에 상처를 입은 아이가 팔찌가 풀리자 거짓말처럼 상처가 자연 치유되는 기현상을 목격한 이들에게 이는 두려움 혹은 신기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업둥이 강치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온 박 거상의 부인인 윤씨 부인에게 강치는 두렵고 불안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강치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생명을 구하고 위기에 처한 객상마저 흥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박무열에게 강치는 복덩이였습니다.
열아홉이 된 최강치는 번성한 박 거상의 백년객관을 지키는 당당한 청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불의를 보면 용서하지 못하는 그는 타고난 힘으로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윤씨부인의 우려처럼 어린 시절부터 친남매처럼 살아왔던 강치와 청조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슬픈 운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왈짜패를 혼내준 최강치에게 돈을 뜯으러 백년객관을 찾은 그들을 이용해 청조의 혼약을 막으려했지만, 강치에게 그런 운명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객관 관리를 잘못한 죄로 벌을 서는 강치에게 자신의 마음을 뽀뽀로 대신한 청조. 그런 모습을 모두 보고 있었던 윤씨부인의 선택은 단호했습니다. 업둥이로 들어올 때부터 불안했던 강치를 이번 기회에 내쫓지 않으면 딸을 잃을 수도 있다는 마음에 박 거상의 출타 중 강수를 두고 맙니다.
강치를 속여 물레방앗간으로 불러낸 윤씨부인은 객관 무사들을 동원해 강치에게 멍석말이를 시키고 마을 밖으로 쫓아내라고 명령합니다. 하지만 그런 무사들마저 무기력하게 할 정도로 대단한 힘을 가진 강치를 그들이 막기에는 힘겨웠습니다. 겨우 마취제를 동원해 제압하려는 순간 그들 앞에 등장한 담여울로 인해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합니다.
박무솔과 특별한 관계가 있던 담평준은 그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딸인 담여울과 호위무사인 곤을 보냈습니다. 최근 연이어 벌어지고 있는 살인사건에 조관웅이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거상들을 처단하고 상권을 빼앗는 그들의 행포의 다음 목표가 박무솔과 그가 운영하고 있는 백년객관이었습니다.
관직을 버리고 후배를 양성하고 있던 담평준은 조관웅을 막고 막역한 박무솔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딸과 호위무사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결국 인간이 관여할 수 없는 지독한 운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조관웅 패거리들이 백년객관을 바라보는 모습을 확인한 여울이 돌아가는 길에 강치를 만난 것은 지독한 운명의 시작이었습니다.
저잣거리에서 만난 소정법사의 말은 중요했습니다. 강치 주변에서 그를 보호하던 소정법사는 담여울의 손금을 보며 놀라고 맙니다. 그녀가 최강치와 운명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머슴 같은 담여울이 자신은 평생 사랑이라는 것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운명적인 만남을 가질 것이라는 말에 그저 마음이 들뜰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운명과도 같은 남자와는 인연을 맺어서는 안 된다는 법사의 말이 이상하기만 했습니다.
도화나무에 걸린 초승달 아래에서 만나는 남자와는 어떤 인연도 맺어서는 안 된다는 법사의 말은 지독한 운명이 그렇게 시작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했습니다. 구월령과 서화의 슬픈 운명을 최강치와 담여울이 함께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초승달이 뜬 밤 도화나무 아래에서 죽음에서 여울을 구해낸 강치. 그런 상황에서 법사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것을 깨달은 여울은 당황합니다.
청조로 착각해 강치 오라비가 지켜줄 거라고 이야기하며 품에 안겨 쓰러진 이 낯선 남자에게 운명을 느낀 담여울. 여울의 아버지인 담평준이 바로 강치의 아버지인 구월령을 죽인 존재라는 사실은 지독한 운명은 슬픈 사랑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법사가 이야기를 했듯, 그 아래에서 만난 연분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가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독한 운명을 그렇게 그들을 하나로 묶어버렸고, 아버지 세대와 다른 최강치와 담여울의 운명적인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소정법사의 이야기가 중요했던 것은 그 지독한 운명을 모두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구월령과 소화가 이루지 못한 진정한 사랑을 과연 최강치와 담여울이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군더더기 없었던 이승기와 수지의 연기는 <구가의 서>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20년 만에 재회된 슬픈 운명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과연 자식세대들인 최강치와 담여울이 부모 세대의 아픔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운명을 개척해나갈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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