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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14회-이승기처럼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by 자이미 201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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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으로 방송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그들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죽을지도 모르는 사랑 앞에서 그들의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지만 대웅의 사랑은 사랑의 교과서 같은 모습입니다. 

이승기처럼 사랑하고 살아가라



1. 죽음을 사이에 둔 지독한 사랑

미호와 계속 함께 한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미호를 찾는 대웅은 이미 사랑을 위해 목숨마저 포기했습니다. 과거 자신만을 생각하던 철저하게 이기적이던 모습과는 전혀 달리, 대웅은 미호와의 사랑을 통해 희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이란 타인에 대한 배려와 희생이 없다면 결코 얻을 수 없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던 대웅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죽음을 담보로 도전을 합니다. 자신 몸에 있던 여우구슬을 미호에게 돌려주며 동주 선생이 만들어낸 운명을 과감하게 거부했습니다. 누군가는 죽어야지만 끝나는 운명이 아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대웅의 선택이 화려하게 꽃을 피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한 대웅과 미호를 힘들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지독한 사랑이었습니다. 사랑만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그 지독한 사랑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힘들게 할 뿐입니다. 구슬이 할아버지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들의 2세를 뜻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 행복한 기대는 크면 클수록 아름다움보다는 힘겨운 아픔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인간이 되어가던 미호는 구슬을 돌려받아 모든 것이 멈춰버렸습니다. 동주 선생도 처음 경험하는 이 상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죽음이 멈춰지는지 진행되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특별한 게 없습니다.

철저하게 미호를 위해 상황을 만들어냈던 동주 선생으로서는 미호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에만 집중할 뿐이지요. 자신의 피를 받고 인간이 되기를 포기한 상태에서 미호는 동주 선생과 동일한 반인반요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그럴수록 동주선생의 미호에 대한 집착은 높아질 수밖에는 없고 그런 집착은 대웅이 미호를 멀리하도록 만듭니다.

꼬리가 사라지면 죽음이 진행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반인반요의 상태로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동주 선생의 말에 그 어느 때보다도 다섯 번째 죽음을 기다리는 대웅은 고통은 없지만 변화를 겪은 미호의 말에 집중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꼬리가 사라지면 죽음을 멈출 수 없고 꼬리가 그대로라면 미호의 죽음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니 말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미호는 대웅에게 꼬리가 사라졌다는 말을 합니다. 인간이 되어 대웅과 행복한 삶을 살려는 미호에게는 이런 말 자체가 대웅을 행복하게 해주는 말이 될 수밖에는 없고, 대웅으로서는 이런 말은 미호가 죽을 수밖에 없어 힘겨울 뿐입니다.

미호가 죽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대웅은 동주 선생의 말에 따라 미호와 헤어지기로 결심합니다. 자신과 떨어져 있어야지만 살 수 있다는 말은 그에게 힘겹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함께 있으면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강해지고, 이런 강한 믿음은 자연스럽게 미호를 죽이게 만든다는 동주 선생의 말은 미호의 꼬리가 사라지며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너무나 사랑하기에 떠나보낼 수밖에 없다는 지독한 신파는 그들이 하면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나봅니다. 동주 선생과 대웅이 나눴던 이야기를 알 수 없는 미호는 왜 대웅이 자신을 멀리하려 하는지 왜 그토록 지독한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구미호와 인간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정체성을 보이는 자신과 함께 하는 게 힘들다고 생각하는 미호는 자신을 버린 대웅을 찾지만 인간이 된다고 해도 정체를 알고 있는 자신에게는 괴물로만 보인다는 대웅의 한마디는 커다란 아픔으로 박힙니다.

미호가 흘리는 눈물은 여우비가 되어 내리고 그런 비의 의미를 알고 있는 대웅은 슬피 우는 미호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립니다.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뻔한 이야기도 어떤 상황에서 재현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여친구'는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지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들이 구슬을 나누며 인간이 되려고 약속했던 88일이 지난 날 중국 촬영을 마치고 돌아온 대웅은 미호를 잊지 못하고 동주 선생의 동물 병원을 찾습니다. 굳게 닫혀 있는 병원 문에는 박선주가 된 미호가 동주 선생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 살고 있을 것이란 추측만 하게 됩니다.

변한 것 없이 한 달 전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던 미호는 설문 조사를 하고 나서 이름을 묻는 설문 자에게 당당하게 "박선주에요"라며 밝게 웃습니다. 슬퍼하는 대웅과 환하게 웃는 미호의 상반된 표정은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더욱 혼란스럽게만 합니다.


2. 홍자매가 만들어낸 최강의 캐릭터 대웅

자신의 목숨의 반을 미호에게 건네며 죽음 앞에 당당한 사랑을 꿈꿨던 대웅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위해 남들 보다 두 배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합니다. 인간이 되어 행복하게 살고 싶은 미호는 화장실에서 꼬리가 사라지지 않고 변했음을 알고는 자신이 인간이 되기를 기다리는 대웅에게 거짓말을 합니다.

그 선의의 거짓말은 대웅에게 결단을 하게 만들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너무 사랑하기에 죽어가는 연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숨겨야 하고 포기해야만 한다는 것은 힘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이기심을 버리고 사랑을 선택한 대웅은 슬픔을 가슴에 품고 사랑하는 미호의 삶을 위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숨깁니다.

대웅과 미호는 동일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대웅을 위해 변하지 않는 자신을 탓하며 거짓말을 하는 미호는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미호가 맞이할 결과는 안타까운 죽음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대웅은 미호를 살리기 위해 떠나갔지만 균형을 맞춰 반인반요가 되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렸습니다. 헤어지며 미호의 대웅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이는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강하게 만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강한 욕망은 멈춘 죽음을 다시 급격하게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죽음을 향해 가는 줄도 모른 채 자신이 인간이 되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이름인 '박선주'를 행복하게 외치는 미호의 모습은 죽음을 알지 못한 채 사랑만을 위해 달려가는 고장 난 폭주 기관차처럼 안타깝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랑을 부정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열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여친구'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보다는 그녀를 떠나보낸 채 혼자 사랑으로 만족하는 승기의 모습은 여심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홍자매가 만들어낸 달달한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슬픈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배우라면 모두가 탐을 낸다는 슬픈 운명을 가진 사랑은 이승기를 진정한 배우로 기억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가수 출신으로 배우를 겸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완벽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그에게 홍자매는 날개를 달아준 특별한 존재들일 겁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수 있다는 순애보는 현실에서는 찾아볼 수도 없기에 더욱 애틋하게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사랑도 거래가 되어버린 세상에 '여친구'는 사랑이라는 믿음이고 그 믿음이 있어야지만 서로를 위한 희생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괴물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미호를 사랑하는 대웅은 사랑마저도 거래가 되어버린 세상에 순수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괴물도 사랑하는데 같은 인간끼리 진정한 사랑을 왜 하지 못하느냐는 작가의 질책이 '여친구'에 담겨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은 거래가 아닌 순수한 사랑이어야만 한다는 홍자매의 바람은 한 여름 밤의 꿈처럼 드라마가 끝나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사랑은 거래가 아닌 사랑 그 자체라는 것이 유효하게 남아있겠지요. 

극중 이승기가 보여준 사랑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란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참 사랑 쉽게 생각하며 살았던 듯합니다. 이승기처럼 사랑하고 또 사랑할 수 있다면 세상은 지금보다는 조금 행복해지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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