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유기했던 시체가 사라졌습니다. 그건 어디로 간 것일까요? 죽은 것이 아니라 기절해 있다가 스스로 도주한 것인지, 아니면 다현을 동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계훈이 시체를 다른 곳에 유기한 것일까요? 의혹만을 품은 '링크'는 그렇게 흥미를 더욱 키우고 있는 중입니다.
계훈 어머니는 과거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린 쌍둥이들이 방송에 나온 영상만 보며 지내는 어머니에게는 사라진 계영만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의사인 아버지는 어린 쌍둥이들을 극성스럽게 사랑했습니다. 더욱 서로 교감한다는 사실을 특별함으로 받아들였었죠.
느끼기만 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 재능이라는 것은 무의미하다 생각하는 계훈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의 행동들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다현의 엄마와 할머니가 숨긴 시체가 사라진 것은 그의 결연함을 보인 후에 드러난 진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다현과 가족들은 냉장고를 빼앗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다현을 구하기 위해 엄마와 할머니가 버려진 냉장고에 시체를 유기했지만, 그 냉장고가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가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런 상황에 이들이 냉장고 문을 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에 안절부절못한 상황에 다현은 급 고백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슬쩍 열리는 냉장고 문을 닫기 위해 계훈을 밀어붙이고 사랑 고백하는 다현은 그렇게라도 해야 했습니다. 어떵게 해야 할지 몰라 다투던 다현과 어머니와 달리, 할머니는 수건에 도리깨를 말아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려다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의지는 강했지만 정교하지 못해 오히려 의심만 키우는 꼴이 되고 말았죠. 더욱 참담한 것은 가게 앞에 CCTV가 새롭게 설치되었다는 겁니다. 감시당하는 상황에서 쉽게 시체를 유기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냉장고에서 악질 스토커의 사체를 빼내야만 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막히는 상황에 절망해 돌아와 오열하다 잠이든 다현과 그 감정을 그대로 이어받아 자다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계훈은 당황스러웠습니다. 이런 상황에 계훈은 진후와 함께 다현 어머니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술을 먹이고 잠든 사이 냉장고를 찾겠다는 의도였지만 모든 것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식당을 찾은 순경 민조의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경찰서를 찾은 것은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가해자도 있다는 말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다현의 행동이 수상할 수밖에 없었고, 그런 민조의 시선이 다현은 당황스러웠고, 계훈은 지켜주고 싶었습니다.
식사자리가 갑작스럽게 끝나며 정리하던 다현의 손에서 상처를 발견한 계훈은 분노했습니다. 다현은 괜찮다고 하지만, 전날 무슨 일이 있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병원에서 검사까지 받고 돌아오는 길에 계훈은 중요한 말을 건넸습니다.
다현에게 일어난 상황과 관련해 자기 여동생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가해자를 죽여버렸을 것이라는 말은 그저 하는 말이 아닙니다. 어쩌면 이 순간 계훈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실제 계훈의 분노이자 다현이 잃어버린 동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혼재한 상황이었으니 말이죠.
파출소를 찾아가던 다현은 택배 전화를 받고 자신이 살던 집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받은 것은 스토커가 버린 것을 다시 보낸 것이었습니다. 끔찍함은 사라져도 여전하다는 점에서 치를 떨게 하죠. 그렇게 불편한 마음으로 나선 다현은 응급차와 다급하게 어딘가로 향하는 동네 아주머니들을 보게 됩니다.
그 순간 다현은 스토커가 정말 같은 동네에 사는지 궁금해 집을 물어본 적이 있었죠. 이진근이 자신의 집이라고 알려준 연립 3층 하얀색 커튼이 있는 집에서 사체가 발견되었습니다. 너무 역한 냄새가 난다며 신고가 들어왔고, 가까이 있던 원탁과 민조가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그 집에서 발견된 것은 부패가 진행된 여자의 사체였습니다. 구급차 앞에 있던 다현은 밀려서 사체의 손과 마주치게 되었죠. 그 끔찍한 기억은 단순히 사망한 여인의 손과 마주쳤기 때문은 아닙니다. 구급차에 실려가는 여인이 자신이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끔찍했기 때문이죠.
다현은 집으로 돌아오며 스토킹 사건들에 대해 듣게 되고, 자신은 생존자라고 정리했습니다. 악랄한 스토커에 의해 희생당할 수도 있었지만 살았다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악랄한 범죄자에게서 살기 위해 상대를 죽이는 한이 있어도 살아났다는 사실이 다현에게는 중요했습니다.
이 사건은 민조에게도 기괴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 막 순경이 된 과거 남자친구였던 원탁이 부패한 사체를 보는 과정에서 기괴함으로 당황했습니다. 경찰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죽음을 봐야 하는 일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일은 고역일 수밖에 없는데, 원탁은 달랐습니다.
파출소에서는 겁이 났던 것처럼 연기를 했지만, 원탁은 부패한 시체를 보면서도 아무런 감정 변화도 없었습니다. 마치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한 모습에 민조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민조가 사귀면서 느꼈던 그 이질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습니다.
원탁이 살인마가 아니라면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죠. 그런 점에서 원탁이라는 인물이 과거 계영 실종과 어떤 식의 연관이 있는지 의문이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 계훈과 다현, 민조와 원탁 모두 스물여덟 동갑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계훈은 다현이 잃은 쌍둥이 여동생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탁이 이 동네로 다시 돌아오는 것을 끔찍하게 생각했다는 것은 과거의 기억 때문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이 지화동으로 들어온 것은 18년 전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집에 돌아온 다현은 아무도 없어 이상했습니다. 자기 방으로 들어선 다현은 엄마가 통장과 인감도장, 그리고 편지를 써놓은 것을 읽게 되었죠. 아무리 노력해도 냉장고 확보가 힘들자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에 엄마는 다현을 대신해 자신이 책임지겠다며 행복하라는 편지를 쓰고 파출소를 찾았습니다.
자신과 달리, 행복하기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읽고 울며 파출소로 향한 다현은 그 안에서 가족 상봉을 해야 했습니다. 엄마 마음처럼 할머니도 동일한 생각이었습니다. 딸과 소녀를 위해 자신이 살인을 했다고 자수하러 왔었기 때문이죠. 과거 돌아가신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해서 그런 생각들을 지금도 한다며 둘러대고 나선 세 여인은 길거리에서 껴안고 서로를 다독였습니다.
다현은 자신이 생존자라고 했습니다. 다시 그런 일이 생겨도 가해자를 죽이는 한이 있어도 살겠다는 다현의 다짐에 엄마나 할머니 모두 단단해질 수 있었죠. 할머니의 살벌한 농담마저도 이들에게 행복이었습니다. 남자 없는 여자들만 사는 이들 가족의 구성 역시 흥미롭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다현이 어린시절부터 이들은 셋이었습니다. 아버지들은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아버지가 존재하지 않는 이들 가족에게 악랄한 스토커가 등장했고, 죽음이 이들에게 드리웠습니다. 능숙해 보이는 엄마와 할머니의 행동들을 보면, 이들의 남편들 역시 폭력적인 존재였고 그렇게 죽은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합니다.
그날로 다시 돌아가도 살아남을 거라는 다현의 다짐은 스토커 사건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굳이 시작과 함께 악랄한 스토커가 등장하고, 살인을 하려 달려드는 자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악착같이 살아남는 것입니다. 상대를 죽이는 한이 있어도 말이죠.
스토킹 살인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드라마가 직접 그 상황을 만들고 가해자를 죽이는(아직 죽었는지 혹은 살았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을 만든 것은 의도적인 설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설정에 대한 호불호는 있겠으나, 과연 악랄한 스토킹 살인마에 맞선 행동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그 행위 뒤 사체를 유기하는 행위 등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말이죠.
가족을 위해서라도 냉장고를 차지해야 하는 다현은 적극적으로 계훈에게 접근했고, 그렇게 일을 도와주다 제안을 받습니다. 자신과 가위바위보를 하면 원하는 것을 알려주겠다는 것이었죠. 가위바위보를 하며 계훈은 더욱 확신했습니다. 18년 전 동생과 했던 것처럼 절대 승부 나지 않는 이 행위에서 확신을 가질 수밖에 없었죠. 동생일 수도 있다는 확신 말입니다.
다현은 자신이 얻은 정보들 중 생일이 비밀번호라는 사실에 허탈하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가게로 들어서 냉장고 앞에 선 다현은 힘겹게 문을 열었지만, 그 안에는 있어야 할 시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현 뒤에 등장한 것은 계훈이었습니다.
계훈이 다현을 위해 시체를 다른 곳으로 유기한 것일까요? 정황상 스토커는 살인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 과정은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죽은 줄 알았지만, 뒤늦게 깨어나 도주한 상황이라면 언제라도 다현을 노리고 돌아올 수밖에 없겠죠. 정황상 다현이나 가족들을 살인과 사체유기 공범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죽지 않은 것으로 설정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찾는 게 있어요?"라는 계훈의 말과 부제목인 '거짓말'이 품고 있는 의미들은 복잡한 듯 직선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기묘한 공간으로 등장하는 지화동에서 벌어진 기괴한 사건들의 실체는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전형적인 장르물의 특성에 복합장르의 재미까지 더한 '링크'는 의외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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