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모텔 캘리포니아 1~2회-이세영 앞세운 로맨스, 식상해도 식상하지 않은 이유

by 자이미 2025. 1. 13.
반응형

익숙한 이야기 구조는 반복되어 지루함을 만들어내고는 합니다. 그 식상함이 반복되면 멀어지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모텔 캘리포니아(이하 모캘)' 역시 익숙한 삼각관계와 전형적인 악당들이 등장합니다. 모든 식상함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식상하지 않은 것이 바로 작가와 제작진의 능력입니다.

 

시골 모텔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에서 살았던 강희(이세영)은 그곳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태어나서부터 친구였던 연수(나인우)는 강희를 어렸을 때부터 사랑해 왔습니다. 언제나 강희와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로 연수에게 세상은 강희 그 자체였습니다.

모텔 캘리포니아 2회-다시 재회한 강희와 연수

어렸을 때부터 먹는 것을 좋아한 연수는 뚱뚱합니다. 여기에 안경까지 쓴 연수는 여자들에게 인기 있을 수 없는 존재죠. 연수는 오직 강희만 바라보며 살고 있지만 강희에게는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갈망만 가득합니다. 그렇게 시험을 본 후 결행했습니다.

 

할아버지 때문에 고향을 떠날 수 없는 연수와 이제는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희는 하룻밤을 함께 하게 됩니다. 평생 사랑한다, 결혼하자는 말만 들었던 강희는 연수에게 함께 자자고 했습니다. 내 처음을 경험할 유일한 존재는 서로에게는 서로만 존재했습니다.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그 시간이 지나고 이들은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터미널에서 이별을 하며 그렇게 영원히 잊힐 것 같았던 그들의 인연은 결국 좀 더 좋아하는 사람이 움직이면서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연수는 수의사가 되었습니다. 

반응형

현실에 안주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연수와 달리, 강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강희의 도전이 녹록할 수는 없었습니다. 전문대를 나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좁은 고시원에서 살며, 알바와 공사장 인부로 살아가던 강희는 우연하게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인물과 만나게 됩니다. 그저 공사장에 일하러 온 것으로 알고, 여러 가지를 알려주고 챙겨준 이는 모멘트라는 거대 회사 이사인 황정구(우미화)였습니다.

 

전문대 졸업이라 면접도 볼 수 없었다는 말에 포토폴리오를 가져오라는 정구는 경희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렇게 회사를 찾은 경희를 막아 세운 것은 비서였습니다. 전문대 출신의 낙하산에 대한 조롱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이 문화 속에서 강희가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스모키 메이크업이었습니다.

모텔 캘리포니아 1회 스틸컷

강희 못지 않게 황 이사도 일반 여성과는 달랐습니다. 사무실에 샌드백을 놓고 펀치 연습을 하는 그는 강희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보자마자 디자인 실장에게 추천을 하지만 쉽게 들어주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 황 이사가 건넨 카드는 금석경(김태형)의 계약이었습니다.

 

호텔 상속자의 인테리어 사업과 강희 취업을(엄밀히 말하자면 3개월 인턴이지만) 맞바꿀 정도로 황 이사는 강희를 좋아했습니다. 강희의 이런 야전에서 단련된 모습은 호텔 후계자이기도 한 부잣집 아들이자 의뢰인인 석경 앞에서도 돋보였습니다.

 

부자라는 이유로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강희에게 석경은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석경의 전 여자 친구이자 결혼을 앞둔 박에스더(서예화) 역시 까칠하지만 강희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그러면서도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아내고 제안하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의뢰인은 원하지만 모멘트 디자인 실장은 거부합니다. 에스더가 꿈꾸는 만화방을 주제로 한 코지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싫다는 실장은 무슨 생각일까요? 그저 돈 쏟아부어 그렇고 그런 인테리어를 제안하려는 실장과 마찰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황 이사 역시 강희의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했지만, 실장은 그에게 회사를 그만 두라 합니다. 어차피 인턴으로 쓰기로 했고, 한 번도 강희를 자기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실장에게는 쉬운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의뢰인이 강희의 제안을 마음 들어했음을 모른 실장의 헛발질은 결과적으로 부메랑으로 다가왔습니다.

모텔 캘리포니아 1회-강희를 좋아하는 황 이사

연수는 강희가 떠난 후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주말마다 서울로 향했습니다. 친구들까지 동원해 강희 아빠인 춘필(최민수)에게 겨우 알아낸, 고시원 생활과 편의점 알바라는 말만 듣고 서울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포기했지만 연수에게 그건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 강희에게 연수는 결혼하자고 간절하게 바랐습니다. 결혼이 뭔지도 알지 못하지만, 그저 함께 하고 싶은 유일한 사람이 강희였습니다. 그런 강희는 자신에게 첫 경험의 달콤쌉싸름한 추억만 남기고 떠나버렸습니다. 그를 찾기 위해 서울을 뒤지던 연수는 편의점에서 일하던 강희를 목격했습니다.

 

강희는 편의점 주인에게 당하고 있었고, 그렇게 싸우는 상황에 그를 도와주는 남자가 등장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석경과 유사한 이 남자를 보며 연수는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강희에게 당당하고 강한 모습을 지켜주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2부 마지막에 다시 재현되며 연수를 당황스럽게 만들면서도 전투력을 만랩으로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연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강희는 10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장례식장은 돌아온 강희를 평가하고 과거 이야기를 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모텔에서 태어난 아이이자 엄마에 대한 여러 이야기만 난무하는 강희. 그래서 어린 시절 반 아이들은 강희에게 튀기(혼혈)이라며 놀리기도 했습니다.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 세상 두려울 것 없이 행동하던 김헌열(윤승우)은 앙숙이었습니다.

모텔 캘리포니아 강희의 친구들

강희 친구들이 당하고 있으면 언제든 등장해 한방에 때려눕히던 강희의 모습은 친구들에게는 든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고 살아왔던 강희가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장례식장에 온 것만으로도 강희에게는 큰 용기였습니다.

 

연수 할아버지와 친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강희는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할아버지 장례식에 토로하고 나선 강희는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과거와 재회합니다. 너무 친했던 친구들과 재회하는 것은 행복했지만, 악연으로 점철된 헌열과 그 패거리들과 만남은 유쾌할 수 없었습니다.

 

온갖 험담을 늘어놓는 헌열에게 한방 먹인 강희는 돌아갔지만 여전히 행패를 부리는 그를 한방에 눕힌 것은 연수였습니다. 언제나 조용하고 남들에게 험한 말도 할 줄 모르던 연수가 강희를 욕하는 헌열에게 주먹질을 한 것은 모두가 놀랄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연수에게 강희는 모든 것이었습니다.

 

강희는 장례식장에 오기 전 한심한 실장에게 분노를 표하고 회사를 나섰습니다. 그럼에도 석경은 강희에게 계속 일을 맡기고 싶어했고, 에스더 역시 당연하게 그와 일을 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게 되지 못했고, 미안한 마음에 석경과 에스더는 디자인 비용을 지불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강희는 그 돈을 거부하고 자신의 디자인을 인정해준 그들에게 감사해했습니다. 비록 현실은 최악이지만, 그 돈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디자이너인 강희에게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있는 것이니 말이죠. 이런 상황을 아는 석경은 모멘트 실장에게 다음 일을 맡기며, 담당자를 강희로 지정했습니다. 그가 아니면 안 된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모텔 캘리포니아 중요한 조연들
모텔 캘리포니아 강희와는 애증의 관계인 아버지

실장의 다급한 도움 요청에 강희는 쿨하게 거절합니다. 이미 자신의 인생에서 아웃시킨 자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로 인해 황 이사도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자신도 억지로 맞춰 다니던 회사였는데, 강희를 보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죠.

 

강희도 연수를 좋아합니다. 다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면 연수를 자신의 남자로 만들기는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더 결혼식에 참석한 강희는 애프터 파티에도 초대받지만 거절합니다. 그곳에 자신이 있을 이유는 없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이 뭐하나 궁금했던 강희의 전화는 결국 연수에게 향합니다. 미안하게도 아름(이소이)에게 안부 전화를 건 것도 연수에게 연락하기 위함이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름이 승언(구자성)을 좋아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익숙한 삼각관계가 펼쳐지는데 익숙하지 않은 설정으로 산뜻함으로 다가오게 했습니다. 연수가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풀 죽었던 강희는 생일이면 항상 서울 호텔을 잡아 생일 축하를 해주던 아버지가 다시 연락을 해왔습니다.

 

아버지와 데이트하자는 말에 싫었던 강희는 석경에게 떼어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알려준 방을 열고 들어서자 그곳에서 강희를 기다리고 있던 이는 춘필이 아닌 연수였습니다. 춘필은 연수를 위해 이벤트를 만들었지만, 강희는 알 수 없었습니다.

모텔 캘리포니아 2회 스틸컷

강희로서는 이제 서른이 된 자신이 아버지와 생일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이상하게 볼 수도 있는 상황이죠. 더욱 연수와 다시 공식적으로 재회하면서 그 마음은 더욱 강렬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와 생일을 함께 보내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강희는 석경을 통해 털어내고 싶었습니다. 그곳에서 연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꼬여버린 삼각관계의 시작은 익숙함을 익숙하지 않게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뻔할 수 있는 클리세 범벅일 수 있는 로맨스 물을 어떻게 하면 새롭게 보이도록 할 수 있을까? '모캘'은 이 방법을 현명하게 잘 피해 갔습니다. 첫 잠자리를 하고 이별을 하는 형식도 국내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설정은 아니죠.

 

삼각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 애증의 관계인 아버지와의 생일을 함께 보내기 싫어 만든 상황이 복잡한 관계로 들어서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악당들이 존재하고 이 자들이 강희를 힘겹게 만들 수밖에 없지만, 이를 이겨내고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린 캔디와 같은 장르물임에도 잘 녹아들어 가 있습니다.

원작 소설을 가진 드라마는 한계를 가질 수 있지만, 어떤 식으로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카메라의 구도와 색감, 그리고 편집들로 충분히 새롭고 세련되게 만들 수 있음을 이 드라마 '모캘'은 첫 주 방송에서 잘 보여줬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