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친구를 살해한 살인범이 되어 10년 형을 선고받은 정우는 만기 출소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기다리던 어머니가 죽음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아들 대신 석고대죄하며 10년을 버텨왔던 엄마를 누가 공격했는지 꼭 찾아야 했습니다.
출소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충돌이 있었던 정우와 상철은 그곳에서도 좋은 관계가 될 수 없었습니다. 범죄자에 대해 분노가 극에 달해있는 상철에게 자신의 친구 둘을 죽였다는 정우를 제대로 대우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살인자가 집에 돌아온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더욱 피해자 가족이 여전히 그곳에서 살고 있다는 점에서 정우의 등장으로 과거의 충격이 다시 재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우가 아닌 그의 어머니가 공격을 당했습니다.
정우 어머니 금희를 육교에서 밀어버린 자가 누군지 드러났습니다. 심보영의 아버지가 범인이었습니다. 딸의 시체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들 앞에서는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금희가 아들이 돌아오자 고기를 사고, 옷을 산 것에 분개했습니다.
병무 아버지는 목격자였습니다. 그리고 보영의 아버지인 동민이 금희를 민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를 신고하지 못한 것은 그가 피해자 가족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범인을 찾아낸 것은 상철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한 이 사건을 현장에서 발로 뛰며 영상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11년 전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는데 혁혁한 공헌을 할 수밖에 없는 인물은 외부인입니다. 당시 그 마을에 살지도 않았고, 이곳에 그 어떤 친인척도 존재하지 않지만 한동안 살아왔던 인물은 객관적으로 이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조건이 됩니다.
여행 중 무천마을이 좋아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고 있는 설이 바로 이런 인물입니다. 의대생이었지만, 병원에서 이어지는 비합리적이고 비윤리적인 행태에 질려서 휴학을 했습니다. 환자가 죽었음에도 그에 대한 자책과 죄송함을 표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직업을 앞세워 '감히'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의사들의 모습에 질렸습니다.
식당에서 친엄마처럼 따랐던 금희의 아들이 살인범이란 사실을 알고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겁도 났지만 호기심도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도 그렇지만, 정우도 살인마라고 보기는 어려웠기 때문이죠. 그런 설은 의대생이었기 때문에 중요한 발견을 하게 됩니다.
강아지가 배수로에서 뼈를 물고 왔다는 아저씨 말을 일반인들이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길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의대생의 눈에는 돼지뼈가 아닌 사람의 뼈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배수구에서 뼈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에 정우는 현장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다른 흔적들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도 정우는 포기하지 않고 옆마을까지 이동해서 맨홀들을 찾기 시작했죠. 그리고 끝내 옆마을 맨홀에서 교복과 명찰이 발견되었습니다. 그토록 찾았던 보영의 명찰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심보영의 사체가 나왔다는 소식에 상철은 보고를 받자마자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정우가 있다는 말에 증거를 지우기 위한 행동을 하려고 그런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이 범죄로 10년 형을 모두 채운 범인이 굳이 사체를 훼손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이유는 없습니다.
유기 현장에서 상철은 분노해 정우를 폭행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는 대단한 정의감이 아닌, 자신의 가정사 때문이었습니다. 정확하게 그가 왜 이곳까지 올 수밖에 없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체포 과정에서 과도한 폭행을 행사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의 아내에게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죽음이든 치명상이든 범죄의 피해자가 되었기 때문에 이런 분노가 내재되어 있어 보입니다.
그런 상철에게 정우는 범인을 잡아 달라고 합니다. 상철로서도 이상하기만 합니다. 이미 형을 마친 범인이 이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더욱 당시 사건을 해결한 형사과장이 된 김희도의 이야기를 듣고는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여학생이 사망했고, 사체는 사라진 말 그대로 시체없는 살인사건이었는데 너무 빠르게 정리되었습니다. 범인으로 정우가 체포되고 얼마 되지 않아 법정에 서서 선고까지 받는 과정이 이상할 정도로 빨랐습니다. 시체도 발견되지 않은 사건이 이렇게 빨리 정리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철의 이런 호기심은 결국 사건의 진실을 파해칠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동합니다. 정우가 좋아서도 아닙니다. 설이와 마찬가지로 상철 역시 이곳에서 보면 그들은 외부자들입니다. 그렇기에 보다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인물들이란 의미이기도 합니다.
설이 과거 사건을 의심하기 시작했던 것은 수오 때문이었습니다. 수오가 그 사건 이야기만 나오면 경기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가 그리는 그림들은 이상하기만 합니다. 정우에게 전달한 수오의 그림은 사건이 일어난 그날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는 수오가 사건을 목격한 인물일 수 있음을 의미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흥미로운 것은 수오의 아버지이자 서장인 구탁의 행동입니다. 아들이 이상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불안하기도 합니다. 아들이 범인은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더욱 감추고 싶었을 수도 있죠. 이 전까지는 구탁이 적극적으로 진범을 감춰서 서장 자리까지 올랐다고 봤습니다.
구탁이 아들이 그린 그림들을 모두 태운 것도 절대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수오가 그리는 그림의 대부분이 11년 전 사건을 추억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입원한 수오는 면회 온 설에게 자신의 그림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수오의 부탁을 받고 그의 방에 들어간 설은 그림이 모두 사라진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다시 놀란 것은 수오의 아버지이자 경찰서장인 구탁이 문 앞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탁은 설이 아들 곁에 있는 것이 불안합니다. 그건 당연하게도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설이 본 그림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살해된 여성을 사람들이 쳐다보는 그림이었습니다. 이는 11년 전 사망한 보영이나 다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친구들이라는 점에서 충격이었습니다.
병원장인 형식에게 이상한 문자가 옵니다. 설이 면회를 갔다 나간 사이 그의 휴대폰에 "11년 전 날 죽인건 당신이죠"라는 문자였습니다.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네가 범인이지라고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범인일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죽었을 누군가의 문자는 섬뜩할 수밖에 없죠.
심보영의 사체가 드러난 상황에서 박다은의 시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이 상황이라면 박다은을 가상으로 삼고 이런 문자를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회차 리뷰에서 다은이 병원장인 형식과 불륜 혹은 유사한 관계를 맺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살인까지 이어졌다고 추측이 가능한 일입니다.
구탁이 진범을 알고 있고 그를 도왔다면 형식을 의심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형식도 그렇지만, 구탁도 서로를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는 구탁도 진범을 알지 못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형식이 진범이었다면 이런 행동을 보이기는 어려웠으니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 보영의 어머니인 재희가 구탁을 찾아 충격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오빠 왜그래. 보영이 우리가 죽였잖아"라는 말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영이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구탁의 집이란 발언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보영은 술주정을 부리는 아버지에게 매일 맞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딸을 폭행해 왔던 아버지가 보영이 죽었다며 술을 마신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저 핑계를 대며 술을 마실 뿐인 한심한 작자일 뿐이라는 것이죠. 그리고 보영은 항상 웃고 다녔던 친구였습니다.
그런 친구가 왜 그날 정우의 차에서 화를 내고 울었을까요? 보영은 친구이자 함께 사라진 다은을 걸레라며 비난하고 분노한 것은 그 역시 정우를 좋아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보영과 다은에 대한 모종의 사건들이 펼쳐지고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유명한 배우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정우를 좋아하는 나경은 학창시절부터 그를 짝사랑했던 인물입니다. 마을에서 가장 부자에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미남인 정우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숨기지 않으려는 나경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궁금해집니다. 그가 범인이거나 동조한 자가 아니라면 어떤 역할을 할지도 기대되죠.
국회의원인 예영실은 병원장인 남편을 꽉 쥐고 있습니다. 그와 함께 있는 사이 문자가 오자 피하는 형식과 지금 당장 확인하라는 지시에 바로 바라보는 그의 행동을 보면 이들 관계가 어떻게 구축되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힘의 관계는 영실이 완벽한 우위에 있다는 것을 말이죠.
어쩌면 영실은 남편인 형식이 잦은 바람을 피우거나 그 이상의 범죄를 저질렀음을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와 이혼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병원장이란 타이틀을 가진 남편이 정치하는 자신에게 유리하다 판단했기 때문일 겁니다.
보영의 어머니인 재희는 구탁에게 우리가 죽였다고 발언한 것은 비유로 보입니다. 직접 죽이지는 않았지만,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것이 자신들이라는 자책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구탁이 연루된 무슨 일들이 11년 전 그 마을에서 벌어졌다는 의미입니다.
땅값 떨어진다며 정우가 마을에서 떠나기 바라는 사람들. 그리고 진실을 숨기는 듯한 몇몇 사람들의 등장은 긴장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상철이 이 사건에 집착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형사와 블랙아웃으로 사라진 그 시간에 벌어진 실체를 밝히려는 누명 쓴 남자. 그리고 호기심에 함께 하게 된 외부인의 조합은 보다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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