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1회-유연석 당황스럽게 한 문가영의 솔직함, 드라마 재밌다

문가영의 드라마는 대체적으로 재미있습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작품들도 있지만, 잔잔함 속에 솔직함이 드러나는 문가영의 연기가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작품들보다 '사랑의 이해'가 문가영에게 딱이라는 생각은 그런 연유에서 나온 감정일 듯합니다.

 

사랑의 이해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

시간

수, 목 오후 10:30 (2022-12-21~)

출연

유연석, 문가영, 금새록, 정가람, 문태유, 정재성, 이화룡, 박형수, 이시훈, 양조아, 조인, 오동민, 오소현, 서정연, 박미현, 박윤희, 윤유선, 박성근

채널

JTBC

유연석과 문가영이라는 조합도 좋았고, 이하 출연하는 배우들 역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연기로 문제가 생길 일은 없어 반가웠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어디에나 사용되고, 이런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는 넘치다 못해 사랑이 주제가 아닌 것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은 은행입니다. 작은 지점에서 함께 생활하던 이들이 사랑을 하는 과정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식상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죠. 사내연애에 대한 이야기들 역시 넘치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사랑의 이해 1회-제주에 간 상수와 수영

KCU 은행 영포점 종합상담팀 3년 차 계장인 하상수(유연석)는 대학원 출신으로 촉망받는 신입에서 이제는 계장으로서 탄탄하게 은행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상수에게도 고민이 존재합니다. 자신보다 먼저 그곳에서 일하던 동료이자 선배인 4년 차 예금창구 주임 안수영(문가영) 때문입니다.

 

수영은 딱 봐도 미인입니다. 영포점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수영에게 다가서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그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은 높습니다. 상수 역시 수영에게 자꾸 눈길이 갑니다. 그런 상수의 눈길을 받은 수영은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그는 어떤 존재일까요?

 

수영은 자발적인 아웃사이더입니다. 단기로 들어와 정규직이 될 정도로 악착같이 일했고, 능력도 좋습니다.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극히 드물고 오직 실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뿐 그에게 직장인 은행은 그저 일하는 공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직원들과의 회식과 점심도 함께 하지 않는 수영은 언뜻 혼자 있는 그 시간을 즐기는 존재처럼 다가옵니다. 공원에서 홀로 점심을 먹고, 회식을 거부하고 혼자 바에서 간단한 술 한잔을 마시고 길거리에서 그림을 유심히 바라보는 수영의 일상은 어떤 의미일까요?

 

집으로 돌아와 음악을 틀어놓고 차분하게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수영은 유독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이 있었는데, 엄마에게 온 전화를 거절하는 것이었습니다. 타인과의 거리두기를 하는 수영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수영에 부쩍 관심이 커진 상수는 그를 보호하다 실수를 하고 맙니다. VIP 고객 카드를 동명이인 신규 고객 카드와 바꿔 주는 실수를 했습니다. 그런 상수를 보호하는 수영을 보던 부 지점장은 고객이 있는 제주도로 함께 가 카드를 전달하라 하죠. 다른 은행으로 VIP를 빼앗길 수 없다는 결단에 상수는 속으로 환호했습니다.

사랑의 이해 1회-새 알을 돌려주며 이어진 스킨십

제주에서 일을 마치고 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상수와 공항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는 수영이 가까워지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나무 아래 떨어진 새알을 보고 수영은 돌려놓으려 하고, 상수는 사람 손이 탄 알은 어미새가 버린다며 무의미하다 합니다.

 

수영은 손수건으로 알을 품고 나무에 오르지 못하는 상수를 대신해 돌려놓죠. 그 과정에서 나무에 오른 수영과 아래 서있던 상수가 자연스럽게 손을 잡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설렘이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상수는 용기 내 수영에게 데이트 신청을 합니다.

 

그런 상수를 바라보며 좋다고 이야기하는 수영의 태도는 흥미롭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의 데이트는 행복했고 상수는 용기내 두 번째 데이트를 신청했습니다. 확실한 게 좋다는 수영의 말이 상수는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그와 정말 사귀고 싶었으니 말이죠. 

 

하필 수영과 만나기로 한 날 상수는 악재가 겹치며, 자신이 예약한 식당에 늦고 말았죠. 휴대폰까지 고장난 상황에서 수영에 대한 미안함은 다음 날 사과로 이어졌지만, 그의 태도는 차갑기만 했습니다. 커피를 시작으로 매일 작은 선물들을 주며 사과를 시도하지만 수영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수영이 청경인 정종현과 사귄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공원에서 함께 마주보며 도시락을 먹었다는 말과 그럼 그건 누가 싸왔을까 하는 이야기까지 더해지며, 이미 두 사람은 공식 연인처럼 이야기되는 상황이었죠.

 

최악은 회식 자리에서 이구일 팀장과 마두식 대리가 노골적으로 수영에게 종현과 사귀냐고 묻기 시작합니다. 명백한 성희롱이었고, 이런 그들의 행동에 상수는 발끈했지만 친구 경필의 만류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질문들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아니라 이야기하는 수영은 단단한 존재였습니다.

사랑의 이해 1회-문가영의 생활 연기 최고였다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영을 뒤따라가 괜찮냐고 묻는 상수의 모습과 그런 그를 차갑게 대하는 모습은 이 드라마가 여타 사랑 타령 드라마와 다름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수영에게 내 맘 알지 않냐고 묻는 상수의 간절함에 "모르고 싶은데요"라고 차갑게 대응하는 수영의 태도는 너무 현실적이었습니다.

 

수영은 상수도 한심한 짓거리에 침묵으로 동조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 있는 사람에게 따져야지, 나에게 그런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는 수영의 태도는 차가워도 너무 차가웠습니다.

 

사랑한다고 용기내서 고백했지만, 걷던 수영은 돌아서 상수를 보며 "종현씨랑 사귀는데요"라는 말로 정리해 버렸습니다. 수영이 정말 종현과 만나고 있지는 않을 듯합니다. 일정한 수준까지 상대를 받아주기는 하지만 쉽게 사랑에 빠지지 않는 수영이기 때문입니다.

 

수영에게는 자격지심이 있습니다. 대학을 다니지 못했다는 것, 그리고 가난하다는 사실이 결국 문제가 될 수밖에 없음을 사회생활하며 충분히 터득한 수영에게 사랑도 경계를 해야 하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수영의 복잡한 마음들은 그의 일상의 태도들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상수를 남자로 바라보는 과정과 완전히 경계하고 멀어지는 과정 속에서 수영의 모습은 일관되었습니다. 제주에서 상수에게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는 모습이나, 그런 사진을 프사로 올리자 자신에게 특별한 마음이 있는 것 아니냐며 설렘으로 용기까지 내서 데이트까지 성공하는 상수의 감정 선들도 담담하지만 매력적이었습니다.

사랑의 이해 포스터

사랑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여부를 이야기하는 '사랑의 이해'는 흥미롭습니다. 고교시절 그림을 좋아했던 수영 곁에 있던 남성은 그의 연인일까요? 아니면 남동생일까요? 그리고 그는 왜 그렇게 차갑고 자발적 아싸로 삶을 살아가는 것인지도 궁금해집니다.

 

건조할 대로 건조한 수영과 열정적이고 감성적인 상수, 그리고 그런 그들의 관계에 개입되어 있는 종현과 미경까지 이제 막 시작한 '사랑의 이해'는 이들은 슴슴한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사랑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화두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