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과정으로 이어지고 있네요. 온 세상이 달려들어 이진과 희도의 사랑을 막아서고 있으니 말이죠. 인생은 그렇게 언제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기만 할 뿐입니다.
이진은 유림의 국적 변경과 관련해 사전에 이야기를 나눴죠. 가족 이야기만 하지 말아 달라는 유림 부탁을 이진은 지켰고, 온갖 비난은 유림 홀로 짊어져야 했습니다. 이진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복잡한 심정으로 아무도 몰래 오열할 수밖에 없었죠.
기자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너무 강한 이진이 겪는 이 고통스러운 상황들은 결과적으로, 희도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작동했습니다. 조금은 내려놔도 좋았을 그 책임감은 이진이 좋은 기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왔지만, 사랑은 놓치게 만들었으니 말이죠.
굴다리 앞에서 우는 이진에게 다가가 위로하는 희도는 여전했습니다. 희도가 이진에게 힘들면 힘들수록 숨는다는 말은 이후 벌어진 상황들을 예고했습니다. 유림도 이해했듯, 희도 역시 이진과 사귀기 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죠.
펜싱 선수와 기자로서 입장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되니 말이죠. 희도는 이진과 낙서를 지우다 여자 친구로 충고하겠다며 내 거 모두 나눠가지겠다고 했습니다. 희로애락을 모두 나누고 싶다는 희도의 사랑은 아쉽지만 이진의 너무 이성적이고 책임감 많은 성격이 가로막아 버렸죠.
서로 사랑하는 방식과 의미가 달랐다는 점에서 이들의 이별은 사랑이라는 상투적인 가치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이진은 유림과 같은 상황이 희도에게도 벌어질까 두려워 사회부로 옮겨갔죠. 하지만 이게 오히려 악수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책임감 강하고, 좋은 기자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더 집중하는 이진에게 사회부 기자로서 삶은, 희도와 만남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희도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며, 희도와 연애를 알린 이진은 재경의 “사이좋게 지내렴”이란 일관된 덕담은 사랑이 아닌 사이좋은 관계란 의미의 복선이 되어버렸습니다.
희도와 유림은 서로 다른 곳에서 경쟁자가 되었지만, 메일로 안부를 물으며 관계를 이어갔고, 수능 백일 앞두고 다시 술 마시고 우는 승완과 유림을 위해 러시아까지 찾아간 지웅의 변함없는 사랑도 이어졌습니다.
바빠서 제대로 데이트도 못하는 백도 커플이 위기는 희도의 현명함으로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보신각 타종 현장 생중계를 한 이진은 희도 손을 잡고 아무도 모르는 자신들만의 장소에서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서로 전화 많이 하니 커플 요금제를 드는 것이 소원이었던 희도와 내일 당장 하러 가자는 이진의 사랑은 그들이 스스로 언급했듯, 영원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이들의 사랑은 굳건했으니 말이죠.
문제는 이진이 기자로서 책임감에 조금씩 빠져들며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거죠. 크레인 사고로 인한 사망사고 취재를 하는 이진은 이 지독한 현실에 고통스러워했고, 우연하게 그런 이진을 본 희도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죽음까지 보도해야 하는 이진은 선배와 술자리에서 자신은 이런 현실에 무뎌지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저 조금만 무뎌졌다면 이진과 희도의 사랑은 결혼이라는 과정으로 이어졌을 겁니다. 선배의 배려로 술자리에서 희도와 만난 이진의 술 취해 과하게 반기는 모습은 애틋하게 다가왔죠.
술 마시면 개가 된다는 말에, 몰랐냐며 개랑 사귀고 있다는 희도는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삶은 소중한 거라며 살아있는 우리는 후회 없이 사랑하자”는 그 약속은 후회만 남겼습니다. 힘든 운동 후에는 잠자며 앓는 희도지만 약도 먹을 수 없는 운동선수입니다. 그런 희도를 보는 이진도 아팠죠. 희도가 이진의 기자로서 고통에 힘들어하듯 말입니다.
희도는 이진에게 자신을 좋은 곳으로 이끄는 존재였고, 희도가 바라본 이진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좋은 곳으로 이끄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엇갈린 사랑이란 가치는 결과적으로 이들의 서로 다른 사랑만 확인시키는 이유가 되었죠.
어느 날부터 희도 메일을 읽지 않는 유림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신의 발언을 왜곡해서 비난하는 기사가 나가며, 다시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죠. 그런 사실을 희도는 알았고, 기자들의 유도 질문을 이용하는 능숙함까지 가지게 된 희도는 성장했습니다.
마드리드 대회에서 유림은 희도를 만나려 했지만 거절했죠. 희도는 경기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경기 전 만나면 무너질 것 같았기 때문이죠. 그렇게 두 사람은 결승에서 만났고, 경기는 치열했습니다.
매국노 프레임에 갇혀 지독한 외로움과 싸워야 했던 유림은 희도에게 더는 솔직할 수 없었습니다. 치열한 대결 끝에 동정타까지 이어진 끝에 희도가 간발의 차로 금메달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사상 첫 금메달이라는 점에서 맘껏 환호해도 좋을 희도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습니다.
투구를 벗은 희도는 눈물범벅이었죠. 그제야 유림에게 팔을 벌리고 기다렸던 유림은 희도의 품에 안겨 뜨거운 눈물을 나눌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이 온갖 욕을 하며 유림을 고통으로 몰아넣었지만, 이들의 우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죠.
민채가 자신의 일기장을 읽고 있음을 알면서도 희도는 막지 않았습니다. 사랑과 우정이 전부 인 건 잠깐이라며, 긴 인생 빛나게 하는 건 그 짧은 순간들임을, 딸도 느끼기 바라는 엄마 희도의 모습은 이진과 이별을 확고하게 했습니다.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희도와 이진은 엄마 재경과 함께 식사하기로 했지만, 취재로 약속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이진을 이해하려는 희도에게 재경은 기다리고 어긋나고, 실망하는 것 괜찮냐고 묻습니다. 재경의 이 질문은 결국 이진이 가진 직업이 사랑을 막는 이유가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600일을 맞아 둘 만의 여행을 가기 위해 커플 여행 가방까지 산 이들을 방해한 것은 911 사태였습니다. 이 정도 참혹한 사건이 벌어져야 백도 커플이 멀어지는 이유가 된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이진이 준비한 여행지 방에는 이진이 남긴 절절한 사랑을 담은 편지가 있었습니다. 그런 이진은 희도와 함께 이곳이 아닌 뉴욕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이진은 참혹한 현실과 마주하며 점점 망가질 수밖에 없었죠.
지독한 현장에서 매일 죽음을 바라보고 고통스러운 상황에 악몽까지 꿀 수밖에 없었던 이진은 사랑이란 감정마저 무디게 만들었습니다. 죽음과 고통을 취재하고 전달해야 하는 기자로서 삶에 대한 고뇌 속에서 이진은 희도와 사랑이 아닌,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기자를 택했습니다.
기자로서 사명감으로 지옥을 막기 위해 지옥을 보도한다는 이진은 선배의 희망은 없다는 말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이진의 분노에 그것도 성장 아닐까라는 희도의 위로는 더는 통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감정이 성장이라 믿지 않는단 이진의 단호함은 차가웠죠.
더는 희도의 위로가 통하지 않는 이진의 모습은 이별로 가는 과정이었네요. 더는 자신의 응원이 닿지 않는단 희도의 말과 이진이 희도에게는 말도 하지 않고 뉴욕 특파원에 지원한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응원할수록 멀어지는 관계가 되어버린 이들은 2001년을 맞이하며 영원하자고 약속했던 맹세를 1년 만에 홀로 같은 장소를 찾아 외롭게 그날을 곱씹는 희도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 한 회를 남겼지만, 자우림의 노래를 전면에 등장시키며 아련한 이별을 예고했습니다. 재경을 닮은 이진은 그렇게 승승장구했고, 2009년 세 번째 금메달을 따고 은퇴한 희도 곁에는 유림이 있었습니다.
치열하게 사랑하고 친구들과 우정에 푹 빠졌던 젊은 날의 추억은 그렇게 영원하지는 못했지만, 긴 인생 빛나게 해 주는 건 그 짧은 순간들임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사라진 마지막 일기장은 이진이 가지고 있었고, 그렇게 그들은 젊은 시절 가장 화려했던 모습으로 모든 추억을 상징하는 굴다리에서 재회하며 마무리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방법이 달랐던 둘은 뜨겁게 사랑했지만, 영원한 인연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너무 양보한 사랑은 사랑이 아닌 자신의 일에 집중하게 만들었고, 서로 모두 성장하게 만들었지만, 과연 그들은 행복할까요? 마음 한 곳에 있는 공허함은 치유되는 것이 아니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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