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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어쩌다 마주친, 그대 16회-매력적이었던 시간여행 스릴러 로맨스

by 자이미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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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단순하게 정리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연쇄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도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로맨스죠. 그리고 가장 합리적인 방식의 결말을 도출해 냈습니다. 기본적으로 시간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현재로서는 불가능이라는 점에서 허점들도 존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1987년에 갇혀버린 두 남녀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시간 여행기를 그린 드라마
시간
월, 화 오후 9:45 (2023-05-01~2023-06-20)
출연
김동욱, 진기주, 서지혜, 이원정, 김종수, 박수영, 김정영, 이지현, 이규회, 최영우, 홍승안, 홍나현, 정재광, 정신혜, 지혜원, 김연우, 주연우, 김예지, 권소현, 강지운, 정가희, 송승환, 김혜은
채널
KBS2

작별을 고하고 타임머신을 타고 굴다리를 건넜지만 그들은 여전히 87년 우정리였습니다. 당황스러운 현실 속에서 긍정적인 방법을 찾죠. 언제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있는 동안 추억을 더 만들자는 윤영의 제안이었습니다. 윤영으로서는 어머니의 죽음 뒤 이곳으로 시간여행을 왔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16회-다시 돌아온 해준과 윤영

해준이라고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떠나버린 엄마와 남겨진 할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87년 여행 이후 달라졌으니 말이죠. 왜 할아버지가 자신에게 냉담했는지, 그리고 어머니는 왜 자신을 낳고 그렇게 떠나버렸는지 진범을 잡고 난 후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해준이라는 존재는 연쇄살인마인 아버지 연우를 떠오르게 하는 존재입니다. 더욱 그의 범죄를 침묵으로 감싼 그들에게 그 존재는 더욱 잔인함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해준을 보면서 그 기억이 떠오르는 것을 애써 참아야 하는 것은 지독한 고통일 뿐이었습니다.

 

할아버지 병구는 순애 집을 찾았습니다. 자신의 아들이 딸을 잔인하게 죽였다는 사실에 죄인이 될 수밖에 없는 가족은 사과하기에 바쁘지만 피해자 가족에게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는 병구에게 제발 그렇게 해달라는 형만은 힘겹기만 했습니다.

 

병구의 집 담벼락에도 살인마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는 글들이 가득했습니다. 흉측하기까지 한 집에 들어선 해준은 할아버지가 걱정이었습니다. 홀로 술을 마시며 모든 책임을 다하는 병구에게 해준은 낚시를 가자고 합니다. 뒤늦게 낚시의 재미를 느꼈던 해준은 할아버지와 추억을 쌓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은 그저 할아버지와 낚시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란 말에 병구는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미래 어린 손자를 외면해왔던 시간들은 이제 치유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아들을 단죄하기로 결정하며, 아무런 상관없는 손자를 미워할 이유 역시 사라졌으니 말이죠.

 

윤영은 부모인 순애와 희섭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전거를 타로 나왔지만 정작 자전거 타는 법을 모르는 윤영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그런 윤영에게 아버지에게 배우지도 않았냐고 타박하는 희섭. 아버지가 다리를 다쳐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말에 희섭은 미안해졌습니다.

 

아마 아버지는 딸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지 못한 것을 미안해 할거라 합니다. 남들 타는 것만 봐도 부러울 텐데, 그럴 수 없는 처지에 대한 희섭의 말은 아버지의 본심이기도 했습니다. 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었지만, 윤영은 아버지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습니다. 비록 상처뿐인 영광이지만 말이죠.

어쩌다 마주친, 그대 16회-해준과 윤영 과거로 보낸 인물은 아들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해준은 그곳에서 운명의 존재와 재회합니다. 윤영과 함께 1987년으로 오게 만든 인물이 해준 앞에 등장했습니다. 당신만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언급한 이는 해준의 아들이었습니다. 그가 타임머신을 만들었고, 아버지가 과거로 돌아가 문제를 바로잡기 바랐던 것이죠.

 

해준의 아버지가 완전히 고치지 못한 타임머신은 이를 만든 아들이 제대로 수리를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2021년으로 떠나기 전 해준은 마지막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를 찾아가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해 큰 기대를 했던 청아는 아이 아버지가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에 경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아로 자라 누구보다 가족을 만들고 행복하고 싶었던 청아에게 이 사실은 그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는 충격이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아이를 맡기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했습니다. 돈많고 사람 좋은 할아버지는 아이를 잘 키울 것이라 했죠. 하지만 청아는 자신은 영원히 아이를 버린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다며 힘들어합니다. 하지만 곁에 두고 고통스러워하고 분노하기보다는 할아버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는 해준의 말을 청아는 받아들였죠.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고, 편지를 병구에게 전해주며 언급된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누군지 확인했고, 그 마음이 어떤지도 이해한 해준은 묘한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아들이 고쳐준 타임머신을 타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완벽하게 2021년으로 돌아왔음을 확인시켜준 것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휴대폰 문자 메시지 때문이었습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을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그들에게 변화는 크게 다가왔습니다. 할아버지는 해준이 떠나기 전 언제 돌아올지 알려줬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간 그곳에는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할아버지와 함께 낚시하며 쌓은 추억들이 사진으로 잘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윤영은 어머니의 죽음을 확인하고 과거로 돌아갔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현재는 어머니가 생존해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통화하는 것만으로도 울컥한 윤영은 완전히 달라진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다리가 멀쩡한 아버지와 살아있는 어머니와 재회한 윤영은 그 자체로 행복이었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16회 스틸컷

자신이 정말 사랑했던 작가인 엄마. 그의 편집자가 된 윤영은 행복했지만 티격태격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마 껌딱지처럼 오직 순애만 바라보는 아버지 희섭은 과거 자신이 사준 기타를 치며, LP 바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큰 아버지 역시 정상적인 현실에 윤영에게는 행복이었습니다.

 

그런 윤영을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인물은 TV에서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해준이었습니다. 과거 자신의 담임과 너무 닮았다는 윤영 부모. 그것만이 아니라, 친구인 윤영을 위해 딸 이름도 윤영으로 지었다는 순애는 커가면서 얼굴도 닮아간다며 신기해했습니다. 

 

해준과 윤영은 마음껏 데이트하며 행복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결혼했고 아들을 낳아 잘 살았죠. 그런 그들은 마지막으로 딱 한번 다시 갈 수 있다며 다시 시간여행을 떠납니다. 그들이 떠난 그 시간여행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극중 윤영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익숙하지만, 여전히 익숙해질 수 없는 소재를 활용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나를 죽인 범인을 잡는 설정은 그 자체로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죠.

 

그 과정에서 현대사의 아픔인 5월의 광주 이야기도 담아내며 가치를 더욱 풍성하게 해 줬습니다. 여기에 가족이란 무엇이고,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곱씹게 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섞어내며 이야기를 풀어갔지만, 이 이야기의 주제는 사랑이었음을 잘 담아냈습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독일 드라마 '다크'는 흥미롭습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처럼 이 드라마 역시 시간여행을 담고 있죠. 굴을 통해 과거를 오갈 수 있는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즌 2까지는 그 흥미로움이 잘 유지되었지만, 시즌 3에서는 이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여행의 근원을 찾다 길을 잃은 듯해 아쉽기는 했지만, 초반 '다크'가 보여준 파격적이며 흥미로운 전개는 매력적이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좋아했다면 '다크' 역시 흥미롭게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 종영

시간여행이란 익숙한 장르극에 살인사건, 그리고 진범을 찾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의 성장을 잘 보여줬습니다. 부족하고 아쉬운 대목들도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그건 자본의 한계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외연을 확장한다면 K드라마의 전성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충분히 흥미롭게 매력적인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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