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에서 검찰 출신 교수의 성희롱 사건이 등장한 것은 우연일까? 의도적 설정인 이유는 사법계 전체를 바라보게 만드는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썩을 대로 썩은 법조계의 민낯을 드러내는 사건으로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10대 로펌 중 하나인 TK 로펌에서 대표 변호사로 확정되고, 취임식을 앞둔 상황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수재에게 로스쿨 교수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좁은 바닥에서 그렇게 내치고 떠날 수 없다면, 상황을 반전시킬 묘수를 찾아내는 것이 현명한 일이죠.
불행과 행운과 언제나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고, 한꺼번에 등장하고는 합니다. 나락으로 떨어진 수재는 로스쿨에서도 위기만 존재했습니다. 수업 자체에 대해 아무런 의지가 없었던 수재의 행동에 학생들은 떠났고, 자칫 폐강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물론 수재를 좋아하는 두 사람 공찬과 최윤상을 제외하고 말이죠. 조교는 당황했지만 수재는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방법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주면 다시 모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죠. 이는 학생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싫어하고 우습게 보는 자들에게도 동일한 일이었습니다. 한 회장과 최 회장, 이 의원이 오랜 시간 준비하고 노력한 한수 바이오 인수와 관련한 중요한 자료를 쥔 수재는 이들을 상대로 농락했습니다.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한 회장이 한수 바이오 인수건을 완료해야만 합니다.
이 과정에서 취한 중요한 정보를 쥔 수재는 이들의 약점을 가진 존재이기도 합니다. 셋은 한몸처럼 움직이며 단단하게 뭉쳐있다고 최 회장은 확신했지만, 재수는 이를 완벽하게 깨 줬습니다. 한 회장과 이 의원은 각자 재수와 만난 상황에서 최 회장의 확신과 달리, 각자도생을 위한 움직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회장과 이 의원과 만남을 녹음은 수재는 의도적으로 최 회장에게 들려줍니다. 이는 명확하죠. 그가 확신하고 믿고 있는 것들이 모두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주기 위함입니다. 이는 수재가 언제라도 어떤 쪽으로 가서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결연한 협박이기도 했습니다.
로스쿨에서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검찰 출신의 서준명 교수가 '서중인의 밤' 뒷풀이 중에 학생을 성희롱한 사건이었습니다. 1학년 나세련이 서준명 교수에게 노래방에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고, 이를 같은 학년의 남춘풍이 목격하기까지 했습니다.
학교에 대자보를 쓰고 통화 내역까지 공개하며 자신이 당한 것에 대해 알렸지만, 이내 역풍이 불었죠. 서 교수는 오해라는 입장이고, 졸업후 취직에 목말라하는 학생회는 교수의 말이 맞다며 목격자를 협박하고, 피해자를 몰아붙이며 사건을 무마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나세련은 오수재에게 도와달라 하지만 거절합니다. TK 로펌에서 일하기도 했던 나세련이 당시에도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였고, 지금과 똑같이 행동하다 회사에서 해고되었습니다. 수재가 거절한 것은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재는 서 교수에게 문제가 발생한 그날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화장실 앞 복도에서 허리를 감싸고 가슴을 만지려는 행동을 했고, 이를 공찬이 목격하며 험한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죠. 이런 점을 생각해보면 재수의 행동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공찬에게 수재는 정확한 증거를 모으라고 요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절대 교수를 이길 수 없음을 알려주고,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요구한 것이죠. 그리고 수재는 서 교수가 사과를 요구하는 공찬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보고, 자신이 최 회장에게 로스쿨 행을 지시받은 날 화풀이하듯 공찬을 때린 사실을 떠올리고 사과했습니다.
공찬은 수재가 힘겨운 일이 있어서 그랬다고 이해했다고 하지만, 아직 공찬이 과거 자신이 변호했던 그 아이라는 것을 모르는 수재는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성추행을 당한 나세련을 돕기 위해 공찬을 중심으로 윤상과 강자, 그리고 목격자이면서도 외면했던 춘풍까지 증거 찾기에 몰두합니다.
노래방 CCTV를 통해 성추행 정황 증거를 확보하기는 했지만, 원장까지 모인 사건 징계위에 참석한 서 교수의 아내이자 현직 판사는 이 모든 것을 불법으로 취득했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며, 남편 두둔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현직 판사이자 재벌집 딸의 옹호는 학생들이 깨기에는 너무 견고했습니다.
위기에 몰린 학생들을 구한 것은 수재입니다.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피해 상황을 현장에서 공개하며 모든 것을 정리했죠. 공찬에게는 비밀을 요구했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공개해 서 교수를 파면시켜버렸습니다.
서 교수가 어떤 자인지 알면서도 애써 감쌌던 판사인 아내는 복도에서 수재를 비아냥거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자기집 일을 봐주는 변호사 주제라는 의식이 가득한 그자를 기겁하게 만든 것은 수재의 정보력이었습니다. 남편이나 다름없이 바람피우고 있음을 알고 있는 수재를 확인하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이 과정이 왜 초반에 등장했는지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잘 드러납니다. 로스쿨 교수들 그중 회의를 주제한 자들이 모여 학생들을 조롱하고, 출신 성분과 출신 대학을 언급하는 이들은 한심한 작자 들일뿐입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법조인이 되는 것까지는 인정할 수 있지만, 그것이 무슨 대단한 지위라고 생각하듯 모든 이들을 발밑으로 보는 이 자들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신들의 범죄는 철저하게 옹호하면서 타인의 티클은 거대하게 포장하는 법조인들의 행태는 추악할 뿐입니다.
상습 성범죄자 교수가 과거 공찬을 범인으로 몰아붙인 악랄한 검사 출신이라는 설정 역시 흥미롭습니다. 실제 흔하게 일어났던 검찰의 악랄함이 이 에피소드는 잘 드러났으니 말입니다. 사회를 서열화하고 선민의식을 고취하며, 줄 세워 자신들이 귀족이라도 되는 듯 거들먹거리는 이들 집단에 대한 일갈이 이번 사건에서 잘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오수재의 맹활약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공찬이 엘리베이터에서 손을 잡고 고백하는 장면이 자칫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지만, 10년 전 사건에서 졌던 법정에서 수재가 공찬의 손을 잡으며 용기를 북돋우는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이름까지 바뀐 공찬을 알지 못하는 수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장면이었죠. 그리고 최 회장의 둘째 아들이 수재의 편에 서서 가면을 쓴 아버지를 무너트리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아직 아무런 힘도 없는 학생들이 수재와 함께 팀을 이뤄 거악들과 싸우게 될 이후 이야기들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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