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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송중기 회귀 아닌 참회 선택이 악수가 된 이유

by 자이미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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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인 순양에 대한 복수는 성공했지만, 과연 그게 맞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하는 결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회자되는 '파리의 연인'의 결말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재벌집 막내아들' 마지막 회는 논란이 큽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
시간
금, 토, 일 오후 10:30 (2022-11-18~2022-12-25)
출연
송중기, 송중기, 이성민, 신현빈, 김현, 윤제문, 김정난, 김남희, 박지현, 조한철, 서재희, 조혜주, 김신록, 김도현, 김영재, 정혜영, 강기둥, 정희태, 허정도, 박혁권, 티파니 영, 박지훈
채널
JTBC

결국 그가 원했던 순양가에 대한 복수는 이뤄졌습니다. 순양가 일가가 더는 순양그룹의 지배자가 될 수 없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원한 목표는 이룬 셈이죠. 하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목표를 이룬다는 의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시작과 함께 주인공이 사망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만큼 파격적이라는 의미죠. 이는 필연적으로 다른 방법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점을 찍지 않아도 사람들은 현우와 도준이 닮았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할 뿐입니다. 순양가 사람의 지시로 벼랑 끝에서 총을 맞고 바다로 떨어진 현우는 어린 도준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16회-최종회에 깨어난 현우

하지만 그 시간은 현우가 병원에 누워있던 일주일이 도준의 17년이었습니다. 도준의 17년이라는 시간은 현우에게는 값진 기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순양가 사람들에 대해 글로 배운 것과 달리, 직접 경험하며 그들이 누군지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하니 말이죠.

 

일주일 동안 정신을 잃은 현우는 도준의 삶을 살며, 복수를 완성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인에게 충성하는 머슴으로 취급받던 현우는 재벌가 막내아들의 막내로 환생해 그들의 삶을 살아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현우 시절에는 만나지 못했던 진 회장에 대한 존경심만 얻었을 뿐 순양가 사람들의 탐욕만 확인했습니다. 이는 자서전을 닳도록 읽었던 현우에게는 당연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순양가 사람들은 그가 일을 하면서 경험했던 그 기억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에서 도준으로서 삶은 꿈에 가깝다고 볼 수밖에 없죠.

 

물론 민영에게 도준이 대학시절 했던 발언이나, 미라클 오세현에게 했던 말들은 현우로서는 할 수 없고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그가 도준의 삶을 살았다는 것 자체가 부정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건 그가 현우의 모습으로 깨어나며 무의미해졌습니다.

 

깨어나자마자 현우는 7천억을 횡령한 존재로 전락한 상태였으니 말이죠. 그런 상황을 검사인 민영과 함께 해결하며, 순양가에 대한 칼날을 정조준할 수 있게 됩니다. 복수는 억울한 사람이 아닌 힘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김주련의 말이 현우를 일깨웠죠.

 

성준을 국회 청문회장에 나서게 만드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순양은 여전히 강했습니다. 현우가 터키에서 피격을 당한 사실을 입증할 목격자인 국정원 요원들이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지만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순양의 힘은 그렇게 국정원 직원들까지 움직이게 할 정도였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오세현과 다시 한 팀이 된 현우

자신을 궁지로 내모는 순양가에 맞서 현우는 미라클 세현을 찾아갑니다. 도준이 사망한 후 세상과 등지고 살던 그를 일깨운 것은 도준의 모습을 한 현우였습니다. 세현이 도준을 처음 만난 것과 같이 현우는 그를 다시 세상으로 이끌었습니다.

 

횡령범으로 체포되면 빠져나올 수 없음을 알고 도주하던 현우는 민영에게 '순양 마이크로' 정보를 넘깁니다. 7천억 비자금의 흐름을 찾으면 현우를 죽이라고 지시한 자가 누군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거액이 넘어간 곳은 모현민의 외가 친척이었습니다.

 

이는 그들이 현우를 제거하라고 지시했다는 의미입니다. 모현민이거나 진성준, 혹은 진영기이든 그들 집안사람들이 '순양 마이크로' 비자금을 차지하기 위해 현우를 제거시킨 것이죠. 이런 사실과 함께 현우가 결정적인 증거를 청문회장에서 공개합니다.

 

20년 전 사고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났던 하인석이 도준 아버지에 의해 청문회장에 등장했습니다. 술에 의지해 고통에서 벗어나 겨우 살고 있던 인석은 도준은 사고가 아닌 살인이라 주장하다, 현장에 공범이 있다며 현우를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현우의 얼굴에서 도준을 찾아냈지만 그의 정신상태가 문제가 있다는 말로 그의 모든 증언은 무산되고 말았죠. 

 

모든 것이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순양의 승리로 끝나려던 순간 결정적인 증거가 청문회장에 공개되었습니다. 20년 전 도준이 사망한 날 현우가 김주련과 통화한 내용이었습니다. 김주련 곁에는 진영기가 있었고, 그의 사주로 인해 도준이 사망했음이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현우는 그저 김주련이 시키는대로 그날 그 시간 그 장소에 트럭을 멈추고 기다리고 있었을 뿐 이런 끔찍한 사고를 위한 계획의 일부인지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가난보다 침묵을 조건으로 순양의 머슴이 되는 것을 선택한 현우는 그렇게 '참회'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 예고한 마지막 포스터

모든 것이 공개되고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본색을 드러내며 분노하는 성준으로 인해 순양가는 몰락하게 됩니다. 3세들은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들이 순양은 경영하게 되었죠. 물론 그렇다고 그들의 본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 말입니다.

 

미라클 세현은 도준과 닮은 현우에게 함께 일하자 제안하고, 다정한 아들이 된 현우의 삶은 평범하지만 행복함으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서태지 30주년이 되는 날 우연하게도 다시 같은 장소에서 만난 민영에게 차마 도준으로서 살았던 삶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떠나는 현우를 돌아보는 민영과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현우가 한 말이 도준이 자신에게 했던 말임을 깨달은 민영은 '순양 저승사자'도 아닙니다. 첫사랑 도준이 죽은 이유와 범인까지 확인한 민영은 현우와 사랑하는 관계로 발전하게 될까요? 열린 결말로 마무리한 '재벌집 막내아들'은 결말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에 공개된 포스터가 이미 결말을 예고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순양가 사람들을 무너트린다는 소기의 목적은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시청자들의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도준의 삶이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의 절대다수를 도준의 삶을 살아왔는데, 그런 주인공을 죽이고 다시 현우로 돌아가 마무리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원작 소설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많은 변주들이 존재했고 결말 역시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소설 결말은 현우가 사망한 현장을 찾은 도준의 모습으로 마무리된다고 하죠. 하지만 드라마는 도준을 다시 죽이는 방식으로 현우를 살려냈습니다.

 

원작이나 드라마나 현우가 살아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극의 절대 다수를 이루는 도준이라는 인물이 생존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로 다가올 수밖에 없죠.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어차피 현우가 도준이라는 몸에 들어가 복수를 했다는 점에서 누가 되든 상관없겠지만 악수라고 생각한 것 역시 도준이란 인물에 더욱 애착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도준을 사망하게 한 것은 흙수저인 현우를 되살려 현실적인 마무리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시청자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악수로 기억될 수밖에 없습니다. 현우가 벼랑 끝에서 떨어지지만 죽었다는 그 어떤 메시지도 없었다는 점에서 결말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는 있었습니다.

 

현우를 살린 의도와 재벌 창업주에 대한 존경심이 함께 있는 작가의 사고는 어설픔으로 다가옵니다. 그저 재벌가로 몰아가든 아니면 소시민의 성공담 혹은 복수극으로 정의하든 해야 하지만, 창업주는 대단하지만 그 자식들이 문제라는 식의 재벌 바라보기는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송중기와 이성민만이 아니라 출연한 배우들 모두 열연을 했다는 겁니다. 연기 구멍이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하게 다가올 정도로 '재벌집 막내아들'은 연기로 비판할 수 없는 드라마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인 여성의 주도적인 역할이 한정적이었다는 점도 아쉽게 다가옵니다.

 

원작에서는 미미했던 민영을 부각시킨 것은 흥미로웠지만, 모현민의 흑화가 보다 섬세하고 강렬하게 이어지기 원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저 무기력한 영기가 마지막에 자신의 욕망을 위해 조카를 죽이는 설정은 밋밋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죠. 모현민으로 역할을 키우기에는 처음부터 설정을 잘못해 뻔한 결말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원작의 결말을 선호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드라마의 결말은 망작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전반적인 밸런스가 도준이란 인물에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현우로 돌아온 현실에 대한 반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죠. 이는 전개 과정에서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점에서 화제성은 뛰어났지만 완성도는 아쉬움으로 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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