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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짝패 17회-천정명과 한지혜, 캐릭터 문제인가 연기의 한계인가?

by 자이미 2011.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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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없는 이야기는 거의 드뭅니다. 주연을 능가하는 조연들이 등장하는 경우들이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조연들의 힘으로 드라마가 유지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드라마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드라마 <짝패>는 성인 연기자들의 근본적 한계로 극적인 재미마저 상실해버렸습니다.

극적인 변화 꿈꾸는 짝패, 주연들은 어쩔껀데




17회가 되면서 변화의 조짐이 여러 곳에서 우후죽순 일어나며 지루했던 이야기 전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려 합니다. 등장인물 모두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움직임을 하기 위해 자신만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주인공들로 인해 <짝패>는 우물에 빠진 느낌입니다. 

01. 장꼭지의 변신에서 천둥 목의 붉은 점 발견한 김대감까지

<짝패>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비슷한 시점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두주자는 도갑이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꿈꾸는 장꼭지의 화끈한 변신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위세가 등등한 왕두령패에 홀연 단신 찾아들어가 복수를 감행하는 장꼭지. 비록 왕두령을 잡지는 못했지만 좌의정을 비롯한 왕두령패를 처단함으로서 어느 정도 복수를 감행할 수 있었습니다.

장꼭지는 마음속의 울분을 토해내는 동시에 아래적의 일원이 되어 이후 진행될 극적인 변화에 함께 함으로서 주변을 맴돌던 그 역시 <짝패>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들을 잃고 의지할 곳이란 전혀 없었던 그가 아래적이 되고자 했던 이유는 극중 강포수에게 과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대목에서 모두 드러났지요.

민중 봉기마저 자신의 탐욕을 위한 일로 치부했던 과거에 대한 반성. 무모하기는 했지만 민중들의 아픔과 힘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 이었다 평하는 강포수. 실패한 민란이 아픔보다는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작은 일보였음을 그들은 그렇게 함께 공유하며 또 다른 민란을 꿈꾸는 동지가 되었습니다.

왕두령패의 차기 두목감이 장꼭지에 의해 죽임을 당하자 모든 권력의 축은 부상당한 왕두령이 아닌 그의 마지막 수족인 진득이에게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천둥에 대한 경쟁심을 가지고 있던 그가 왕두령패의 실질적인 두령이 되는 순간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천둥과 진득의 대결 구도를 가져갈 수밖에는 없겠지요.

답답한 존재감으로 일방적인 사랑만 갈구하던 쇠돌이는 막순이의 배려(?)로 아리따운 신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삼천냥이나 주고 사온 노비이자 쇠돌이의 부인이 될 그녀를 보며 숨길 수 없는 행복을 느끼는 쇠돌이와 이에 격분한 큰년이의 모습마저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막순만을 바라보던 쇠돌이 과연 그 여인과 결혼을 할지 마음에 품고 있었던 사랑을 큰년이 쟁취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끌 주인공은 바로 귀동의 아버지인 김대감입니다. 자신과 너무 닮은 붉은 점을 천둥에게서 발견한 그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과 딸에게도 있는 붉은 점이 귀동에게서는 보이지 않는데 우연하게 천둥의 목에서 붉은 점을 발견했다는 것은 <짝패>의 태생적 비밀이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귀동이 이미 자신의 목에는 왜 붉은 점이 없느냐는 의구심을 가졌음을 기억해내고 갑자기 천둥과 금옥의 결혼을 반대하는 귀동의 행동에 이상했던 김대감은 그 모든 것이 뒤바뀐 운명 때문임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되었습니다. 거대한 부를 거머쥔 막순과 친자를 찾으려는 김대감. 아래적이 되어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장꼭지와 왕두령패의 우두머리가 되어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는 진득. 조연들의 극적인 변신 예고는 드라마의 변화는 흥미로운 재미로 다가올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02. 밋밋한 주연들, 아래적 흉내 내는 동녀의 변신마저 민망하다

극적인 변화의 마지막에는 동녀가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원수에게 은혜를 받았기에 복수마저 꿈꾸지 않았던 그녀가 우연히 장터에서 김대감의 처남이자 과거 현감이자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목격하고 그녀는 그동안 품지 않았던 복수를 꿈꾸기 시작합니다.

김대감은 아버지의 원수가 아닌 자신을 현재의 자신으로 만들어준 소중한 분이라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는 그녀. 그런 그녀의 눈앞에 등장한 과거 현감은 복수라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허름한 집에 남루한 옷을 입고 힘겹게 살아가는 그. 아이를 벤 아낙과 함께 살고 있는 그를 찾아가 총을 겨누며 "나는 아래적이다"라고 외치는 그녀의 모습은 <짝패>가 '아래적'으로 급격한 변신을 꾀한다는 선언과도 같았습니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귀동은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모호하기만 합니다. 그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이란 술과 일밖에는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동녀와는 거리를 두려합니다. 아니 천륜을 저버린 천둥과 금옥의 결혼을 반대할 마지막 방법이 천둥과 동녀가 결혼을 하는 것이라 믿는 귀동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부패가 만연한 상황에서도 홀로 비리에 맞서 대항하는 귀동은 조직 내에서는 귀찮은 존재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대감의 힘을 믿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눈치보지 않고 행하는 귀동은 부패 고리로 단단하게 무장한 틀을 깨려고만 합니다.

그런 그에게 공포교는 아래적의 중심에 강포수가 있다는 정보를 듣게 됩니다. 10년 전 자신이 살았던 고을을 발칵 뒤집어 놓았었던 민란의 수괴가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는 이야기는 그의 본능을 깨우게 됩니다. 공포교로서는 자신들에게 가장 큰 적인 아래적을 귀동에게 넘김으로서 자신에게 향하던 칼날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귀동은 자연스럽게 달이를 찾아 강포수의 행방을 묻고 태연하게 상황을 넘긴 달이는 봉삼에게 이 사실을 알립니다. '아래적'이야기로 급격한 변화를 가지게 되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하면서도 안타까운 대결 구도가 될 수밖에 없는 귀동의 모습은 이후 극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귀동에게 버림받고 혼란스러워진 동녀는 양반이 된 천둥에게 자신을 바라봐주기를 바라면서도 여전히 마지막 끈을 놓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를 근본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사건은 앞서 이야기한 현감 앞에 '아래적'으로 둔갑해 나선 장면입니다.

이런 극적인 반전을 준비하는 이들과 달리, 천둥은 여전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가 모호한 인물입니다. 그의 변화는 곧 드라마의 흐름을 뒤바꿀 수밖에 없는 힘으로 다가옵니다. 여전히 보수적이며 강포수의 말대로 '상단 동녀의 치마폭에 휩싸여 있는'그는 현실에 적당히 순응한 채 동녀의 사랑만을 구걸하는 모습입니다. 

쇠돌이가 그러했듯 철저하게 동녀바라기가 되어 있는 천둥에게는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그 무엇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귀동이 부패한 관리들의 행태에 분개하고 강포수가 여전히 사회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천둥만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사랑에 아파할 뿐입니다. 

그가 어떤 극적인 상황을 맞이해 '아래적'이 되어 극을 이끌어 갈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진 천둥의 모습은 답답하고 짜증날 지경입니다. 어쩔 수 없이 '아래적'이 되는 동녀를 따라 천둥도 '아래적'이 된다면 한없이 부족하고 모자란 주인공의 전형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김대감에 의해 천둥의 상황이 변하고 이로 인해 또다시 귀동처럼 혼란스러운 이야기가 몇 회에 걸쳐 반복되다 분개하며 '아래적'이 되는 상황도 우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가장 동적이며 극적인 인물이어야만 하는 천둥이 답답한 쇠돌이 이상으로 밋밋하게 표현되며 <짝패>는 재미도 의미도 모두 잃어버린 채 표류하는 듯만 합니다.  

드라마 전체는 극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체 분량의 절반을 넘어서며 극은 변신을 꾀하고는 있지만 그 흐름이 너무 더디고 힘없이 진행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는 답답함으로만 다가올 뿐입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아래적'으로 향하고 있음에도 그 중심에서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천둥은 여전히 자신이 뭘 해야만 하는지 알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것이 현재 <짝패>의 한계입니다. 

캐릭터의 답답함과 연기의 한계가 한꺼번에 다가오면 최악의 존재감이 되고 있는 천정명과 한지혜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짝패>는 주인공 없는 조연들의 이야기로 끝이 날 운명입니다. 16부를 넘겨서는 안 되는 이야기를 32부작으로 늘리며 극적인 전개나 이야기의 힘을 잃어버린 <짝패>가 과연 반전을 통해 재미와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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