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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청춘FC 우린 왜 그들의 열정에 눈물이 날까?

by 자이미 201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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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청률의 <청춘FC-헝그리 일레븐>은 특별하다. 비록 낮은 시청률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가치는 이미 시청률과는 상관없게 되었다. 평생 축구를 해왔던 하지만 그들이 원하던 프로가 되지 못했던 이들의 도전은 단순한 그들의 도전만은 아니다. 재도전이 존재하지 않는 대한민국 현실 속 그들은 곧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도전, 그리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

실패에 냉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사회에 던지는 포효

 

 

 

 

운동선수는 어린 나이부터 하나만 보고 달린다.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해 최소한 고교 졸업하는 시점까지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이후 대학과 프로로 갈리는 그 경계에서 수많은 낙오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평생 운동만 하고 살아왔던 이들에게 닥친 첫 번째 고비는 곧 전부이기도 하다. 새롭게 도전해 남들보다 앞서 걷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렇게 경계에 서는 순간 낙오는 곧 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회체육이 아닌 엘리트 체육인 대한민국에서 한 번의 탈락은 곧 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운동선수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거의 모든 이들은 항상 경계선에 놓인 채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한 번 넘어지면 그대로 도태되어버리는 사회 시스템 속에서 불안은 언제나 우리 모두를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 가득한 상황에서 행복을 이야기하는 것만큼 어이없는 일은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참 불행한 세대들이기도 하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한때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던 시절도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덕담이 가득한 이 용어는 이제는 존재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실패는 곧 낙오이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치가 없는 존재로 각인되는 게 현재의 우리다.

 

초등학생들부터 줄 세우기를 시킨다. 함께 가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친구를 누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회를 그저 경쟁력이라고 조장하는 이 지독한 현실은 경악이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이 터무니없는 경쟁 시대는 모든 것을 망치는 주요인이 되었다. 이제 막 학교생활을 시작한 어린 아이들에게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는 결국 공멸로 이어지게 만들 수밖에 없다. 함께 가 아니라 오직 나만이 중요한 사회가 정상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패한 신자유주의를 맹신한 이명박근혜 정부가 만들어낸 현실은 지독함 그 이상이다. 오직 재벌의 편에 서서 대다수의 서민들을 옥죄는 한심한 현실 속에서 실패는 결국 절망이 될 수밖에는 없다. 독재자에 아부하고 그들에게 뒷돈을 대주며 재벌이 된 그들이 이제는 권력마저 돈을 사서 영원한 권력을 이어가는 이 한심한 세상이 우리가 사는 현실이다.

 

<청춘 FC>가 흥미로운 이유는 현실에서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절을 하고 실패한 그들을 위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은 그 자체로 경이롭기까지 하다. 사회적 시스템이 부재한 현실 속에서 이벤트성에 가깝기는 하지만 좌절한 그들에게 다시 한 번 도약을 기회를 준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 방송을 시작하며 신청자를 받았다. 공지가 뜨자마자 수많은 이들이 도전했다. 그 도전자들 중 다양한 방식으로 벨기에 해외 훈련으로 떠나는 인원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그들의 도전은 매력적이었다. 다시는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누구도 자신의 낙오에 대해 손을 내밀지 않았는데 다시 축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다시 최선을 다해 도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라는 점은 행복이다. 결국 다시 좌절을 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다수이기는 하지만 이 한 번의 새로운 기회는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가슴 뛰는 일이다.

 

누구나 실패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패한 사람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는 사회적 시스템이 아니면 자율적으로 만들어지기는 어렵다. 실패를 해도 모두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다면 자살 1위국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청춘 FC>를 보면서 울컥하게 되는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값진 기회이기 때문이다. 도전 과정에서 탈락을 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이런 기회가 주어지고 자신이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양한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좌절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프다.

 

이들의 도전을 보면서 환호하고 행복해지는 것은 슬프다. 재도전 할 기회가 제거되어버린 사회라는 반증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들을 보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새로운 도전을 거세당한 모든 이들의 서글픈 즐거움이기도 하다. <청춘FC>가 어떤 결과를 낼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재도전도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좌절을 경험할 수도 있다. 한 번의 실패가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하는 사회는 무섭다. 하지만 재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가 돕는다면 그 사회는 행복할 것이다. 우리가 <청춘 FC>를 보면서 눈물이 나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열정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슬프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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