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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Netflix Wavve Tiving N OTT

폭군-차승원의 마력과 조윤수 매력, 마녀 대신 폭군이 시작된다

by 자이미 2024.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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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고 표현해도 나쁘지 않을 정도의 결과물을 냈습니다. 박훈정 감독의 '마녀'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분명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 바로 '폭군'입니다. 이들은 결이 같은 형제자매와 같은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포함

 

형식과 틀은 유사하지만, '마녀'와는 또 다른 의미의 발전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기관에서 철저하게 실험해 만들어낸 마녀와 달리, 폭군은 의외의 순간 바이러스를 통해 초인이 되는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둘은 같은 세계관 속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마녀와 폭군의 만남을 기대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폭군-박훈정 마녀 세계관의 확장판

국정원과 미국 비밀요원들이 뒤섞인 채 나와서는 안 되는 비밀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펼치는 대립은 흥미롭게 이어집니다. '폭군'은 총 4부작으로 제작되어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당연하게도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전개였습니다.

 

1회 '배달사고'에서는 최 국장(김선호)과 채자경(조윤수)을 앞세워 이야기를 풀어냈습니다. 정보를 제공하는 관 여사(장영남)를 습격하는 폴이 이끄는 조직 헤드원 재팬 팀에 의해 제거되는 상황은 긴장감을 부여했습니다. 시작과 함께 등장한 이 상황은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하게 했습니다.

 

유명한 채 선생(이성민)이라 불린 인물의 딸 자경은 아버지의 시체를 찾기 위해 살인자들을 제거합니다. 일당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청난 존재감을 보인 자경은 쌍둥이 오빠와 몸을 함께 사용하는 다중인격자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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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시체를 되찾은 자경을 찾은 이는 연모용(무진성)이 작업을 제안합니다. 스웨덴 금고 하나만 열어주면 된다는 모용의 제안을 받은 자경은 순식간에 그들을 제거하죠. 그렇게 케이스를 넘기지만 당하고 맙니다. 은밀하게 조직의 지시로 움직이는 모용은 자경을 제거하고 물건을 확보해 최 국장 측에 넘깁니다.

 

최 국장은 차갑고 무서운 존재입니다. 자신들을 돕던 교수도 제거하고, 문제의 케이스를 확보한 연모용 조직을 모두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리니 말이죠. 폭우가 쏟아진 강물에 총을 맞은 자경을 던져버려 모든 것을 완료했다고 했지만, 그는 그렇게 나약하지 않습니다.

 

겨우 살아난 자경은 연모용을 제거한다는 확실한 분노를 표출합니다. 하필 분노한 자경 앞에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한심한 양아치들을 발견하게 정리해 버리죠. 시원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악당을 제거하는 자경이지만, 악을 처단하기 위함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선한 이를 죽일 정도로 무분별하지도 않습니다.

폭군-잔인한 킬러 자경 폭군이 된다

2회 '청소부들' 편부터 긴장감이 배가 되고 흥미로웠던 것은 임상(차승원)의 등장 때문입니다. 퇴직한 현장 에이스였던 상은 최 국장의 지시를 받고 연모용 일당들을 제거합니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그는 기차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퇴직 후 기차 한 칸을 구매해 카페를 차리려 하는데 돈이 모자라 아르바이트처럼 일을 하고 있는 중이죠. 국정원 최고의 현장 요원이었던 상은 그저 우직한 공무원 스타일이지만 그 내면에는 잔인한 킬러의 본능이 여전했습니다.

 

마치 베니치오 델 토로를 떠 올리게도 하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속 하비에르 바르뎀을 닮아 있었습니다. 전반적으로 후자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많이 참고한 느낌입니다. 임상의 등장은 이야기를 더욱 가파르게 만들고 깊이를 채워냈습니다.

 

시골 마을에 '폭군 프로젝트' 실험체 중 일부가 튀쳐나와 중년 남성을 공격하다 햇빛에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일부 바이러스가 그 중년 남성에 남았고, 청소부인 상은 그렇게 찾아가 제거합니다. 마을 사람들을 온천 여행 보내고, 찾아와 제거하고 불을 질러버리는 그들에게는 냉혈한 프로 의식만 보였습니다.

 

그런 상에게 추가적인 제거 대상이 도착하는데 그건 바로 자경이었습니다. 귀찮은 모든 것들은 상을 통해 제거할 정도로 그에 대한 믿음이 크죠. 그건 현장 에이스의 능력이 여전히 강렬하다는 의미입니다. 상에게 자경이 넘어간 것은 다른 이들이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폭군-냉혹한 킬러 자경
폭군-자경을 분노하게 한 연모용

치료를 위해 그들이 다니는 홍제동에 있는 돌파리 의사에게 수술을 받은 후 들이닥친 요원들과 대결입니다. 수술에서 깨어나자마자 킬러들을 상대로 완벽하게 제압하는 자경은 경악할 정도의 존재였습니다. 그런 자경에게 폭군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가공할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후 전개가 기대되게 했죠.

 

필리핀 로손에서는 중국인 포로를 악랄하게 다루며 여유로운 폴(김강우)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미국정보요원인 폴은 한국에서 '폭군 프로젝트'를 실험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넘어가게 되죠. 자신들은 유사한 초인군대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실험 자체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제국주의적 탐욕이 만든 분노였습니다. 

 

3회 '쫓는 자들'은 본격적인 충돌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연모용의 부하들을 잡아 그가 어디에 있는지 추적하는 과정에서 임상의 잔인함은 섬뜩할 정도입니다. 외모와 너무 다른 그 잔인하면서도 차분한 성격은 진정한 킬러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몰입하게 만들죠.

 

상과는 전혀 다르지만 그 잔혹함과 냉정함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 자경은 연모용과 친한 한곰이란 존재를 찾아갑니다. 어린 소녀가 건물에 들어오려는 상황을 우습게 생각하는 거구의 러시안을 단박에 제압한 자경을 한곰은 보자마자 기겁합니다.

 

자경이 누군지 너무 잘 아는 한곰으로서는 두려울 수밖에 없었죠. 그곳은 러시아에서 밀수한 무기를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자경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러시안 무기상들은 자경을 조롱하지만 그게 그들의 생명을 단축할 것이라 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폭군-하비에르 바르뎀을 닮은 임상
폭군-차승원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한곰을 통해 모용이 부산이 있을 것이란 정보를 받은 자경은 그곳으로 향합니다. 재미있게도 임상 역시 부산에 도착합니다. 어린아이와 부딪쳐 핫바를 땅바닥에 흘리고도 오히려 아이에게 혼나는 상황에서도 임상은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아무 망설임도 없이 모용의 부하들이 있는 장소를 쳐들어가 간단하게 해치웠지만 정작 당사자는 그곳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파트를 나서던 임상은 자경과 마주칩니다. 휴대폰으로 받은 인물과 유사해 혹시나 하는 모습에 자경은 선수 쳐 요즘 아이들과 같은 모습으로 피해 가죠.

 

자경과 임상을 피한 모용이 찾은 곳은 국정원이었습니다. 자신이 그나마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국정원으로 향하는 것이 최선임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죠. 재미있게도 임상과 자경이 엇갈리게 만든 것은 양아치 같은 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혼쭐 내고 오느라 임상과 엇갈렸고, 아무래도 자경 같아서 제거하려도 맞았던 아이들이 더 많은 아이들을 데려와 복수를 하려다 임상을 끌고 가면서 둘의 대결은 이뤄지지 못했죠. 지하 주차장으로 아저씨를 끌고 가 화풀이하려던 양아치들은 몽땅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이야기인 4회에서는 더는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 잔인하게 펼쳐집니다. 한곰을 통해 지시를 내린 자가 성 사장임을 알고 그곳을 향한 자경을 급습한 것은 임상이었습니다. 임상은 자경을 추적해 온 것이죠. 그렇게 두 사람이 맞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진짜 프로 킬러들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강렬했습니다.

폭군-자경과 임상의 대결이 압권이다

좁은 통로에서 서로의 총으로 대결하는 장면은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명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총을 마치 칼을 다루듯 몸싸움을 하며 총격을 가하는 과정들은 압권이었습니다. 우위를 겨루기 어려울 정도로 대등한 둘은 서로 상처를 입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둘 모두 추격하는 모용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연모용을 데려가던 사 국장(김주헌)을 멈춰 세운 폴은 대신 데려가죠. 그 과정에서 폴의 부하들이 보인 힘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자동차 뚜껑을 뜯어버리는 힘은 인간이 아닌 초인의 모습이었습니다.

 

미정보요원이자 초인과 대결을 벌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총으로 쏴도 죽지 않는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이 초인과 대결을 하던 와중에 모두가 찾고 있던 '폭군 바이러스'가 터지며 자경의 몸속으로 들어가고 맙니다.

 

임상은 폭군 바이러스가 자경의 몸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죽이려 했지만, 그들이 향한 곳은 최 국장의 안전 가옥이었습니다. 이들 모두 그곳으로 향했기 때문이고, 둘 모두의 목표인 연모용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다시 잠시 휴전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폴의 최측근인 악어(저스틴 하버)와 안전가옥 로비에서 자경이 대결하는 모습은 초인군인들의 사투로 다가왔습니다. 강력한 힘으로 차량 뚜껑까지 뜯어낼 정도인 악어를 상대로 자경이 치열하게 대립할 수 있었던 것은 폭군 바이러스 때문이었습니다. 

폭군-흥미로운 존재감을 보인 최 국장
폭군-미정보국 폴이 보여준 미제국주의적 발상

악어와 싸우며 점점 폭군 바이러스와 동기화되어 가는 자경의 모습은 두렵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성공하지 못한 실험이 자경을 통해 성공해 가는 과정은 그들은 이들의 전투를 통해 목격하게 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잔인한 대결이 끝난 후 자경을 압박한 것은 임상이었습니다. 타고난 킬러인 임상은 힘을 합하기도 하지만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미 폭군 바이러스와 동기화를 마친 자경을 총으로 제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최대 약점인 빛은 여전히 문제였습니다.

 

미정보요원들을 제거하기는 했지만, 추가적으로 요원들이 들이닥치자 최 국장은 자경에게 어둠에 숨어 있으라 합니다. 지금부터 자경은 국가재산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죠. 말도 안 되는 주장이지만 해가 뜨는 상황에서 버티는 것은 자멸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 과장이 폴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박훈정 감독이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담겨 있었습니다. 한국인이지만 미정보국에서 일하는 폴은 대한민국이 가질만한 무기가 아니라며 주제파악을 하라고 하죠. 그런 폴에게 "왜 우리만 안 되냐"라고 따집니다.

 

핵도 대륙간 탄도 미사일도 주변에서 다 만들고 실험하는데, 왜 우리만 하지 못하게 막느냐고 따지는 최 국장의 모습은 많은 이들이 공감했을 듯합니다. 한국을 여전히 미국의 속국처럼 생각하고 취급하는 행태에 대한 분노가 최 국장의 발언에서 잘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폭군-매력적인 킬러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차승원
폭군-중요 인물들

평범해 보였던 사 국장 역시 헤드원 소속이었습니다. 폴도 알지 못했던 사 국장은 나라도 팔아먹을 존재였습니다. 폭군 바이러스를 흡수한 자경을 찾는 사 국장에게 최 국장은 강렬한 한방을 먹입니다. 악랄한 방식으로 입을 열게 할 수많은 프로그램을 가진 그들에게 순순히 잡혀가기보다 자경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최 국장의 모습은 장렬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사 국장 부하들과 대립하던 임상은 총상을 입으면서도 안전가옥 창을 깨트리고 바다로 뛰어듭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임상을 구한 것은 자경이었습니다. 이는 다음 이야기에 자경과 임상이 한 팀이 되어 새로운 챕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심연에서 임상을 구하며 자경은 "근데 저 것들은 뭐지. 언제부터 저기 있었어"라는 말을 하는 모습은 자신과 유사한 실험체들이 더 많다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마녀'에서도 다양한 실험체들이 존재했다는 점에서 이런 확장성의 끝에는 '박훈정 유니버스'를 통해 마녀와 폭군이 함께 만나는 날도 곧 오겠다는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마녀'에서도 등장했던 1 차장(이기영)이 그대로 등장하는 것은 두 세계관을 연결해 준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초인군대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존재하고 그중 '마녀'와 '폭군'이 성공작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또 다른 실험체 혹은 이들이 모여 거악과 대결하는 과정도 담을 수 있어 보여 흥미롭습니다. 

 

박훈정 감독의 이야기는 호불호가 있습니다. 하지만 '마녀'의 세계관과 이야기를 즐겨봤던 이들이라면 '폭군'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을 듯합니다. 더욱 차승원이라는 인물 자체가 서사가 되는 마법은 이야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폭군 포스터

새로운 박훈정 아이돌이 된 조윤수 역시 매력적이었습니다. '마녀 2' 신시아에 대한 기대가 아쉬움으로 전환된 것과 달리, 조윤수는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신시아 자체가 아니라, 캐릭터가 밋밋했던 것과 달리 초인 속 자경은 보다 입체적이었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역시 이런 식의 장르극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야기의 힘은 결국 디즈니 플러스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니 말입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한심한 작품이 아니라는 점만으로도 '폭군'이 던지는 드라마의 재미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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