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분 할아버지인 의환은 왜 친아들처럼 생각하는 주만의 약점을 확보하려 했을까요? 이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조용한 동네를 공포의 소용돌이로 몰아갈 살인범은 왜 선우가 유력해 보이는지 궁금해집니다.
아직 무엇이라 정의할 수 없는 수준의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이 모든 것은 추측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동이 결국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지 쫓아가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의환은 왜 주만의 약점이 될 수밖에 없는 기부명단을 훔쳤을까요? 이는 분명 범죄임에도 의환이 이런 일을 벌인 것은 그만한 이유가 존재해야만 합니다. 예분은 왜 그런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친아들처럼 챙겨 왔던 주만을 배신하는 행위를 할아버지는 하면서도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다는 말에는 예분은 알 수 없는 뭔가가 할아버지에게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동물병원 수의사로 그들이 사는 곳에서 명망있는 존재인 의환입니다. 그래서 주만은 의환이 선거운동에 나서준 것에 크게 기뻐했습니다.
선거 운동까지 나서며 도운 것은 결국 선거 사무실에 존재하는 후원자 명단을 확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선거 운동을 도우면 자연스럽게 선거 사무실에 드나드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금고에 접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의환은 철저하게 이를 위해 주만의 선거를 도와준 것입니다.
주만은 그저 정치꾼입니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 지난 회 인플러언서를 만나는 과정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물론 선거에서 무슨 일을 하든 표를 모으는 것은 중요하지만, 초반 주만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행동들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중요합니다.
결국 의환이 조용하지만 한방을 날리기 위한 행동을 한 것은 사망한 예분의 엄마이자 자신의 큰딸인 미옥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함입니다. 오래전 죽음의 진실을 찾기 위해 주만을 노렸다는 것은 의환은 어느 시점 뭔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겠죠. 이 부분은 중반 이후 조금씩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주만 측에서 의환이 뭔가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사고사를 이유로 죽음으로 내몰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 진실 찾기는 결국 예분이 이상한 능력을 가진 이유로 작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사이코믹스릴러'라는 제작진의 닉네임처럼 흥미롭습니다.
코믹을 이끌어가는 조연들의 맹활약은 이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죠. 그중 맥아더를 신으로 삼는 무당 박종배는 매번 즐거움을 선사하는 인물입니다. 신기가 모두 사라져 버린 종배는 이른 새벽 산에서 정성을 들이다 이상한 소리에 기겁하죠.
이 상황에서 초를 십자가로 만들고 찬송가를 부르는 모습은 코믹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그렇게 종배가 찾은 것은 땅에 묻힌 살아있는 강아지였습니다. 누군가 유기한 강아지 엉덩이를 통해 범인의 얼굴을 봤지만 그가 어디 사는지 확인할 길은 없었죠.
동물병원 원장인 예분으로서는 이를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 장열이 큰 사건을 해결하고 서울로 가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로, 예분으로서는 산채로 강아지를 묻은 범인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예분의 엉덩이 만져서 기억을 찾아내는 능력은 손에 호강하면 더 섬세해진다는 점도 발견하게 됩니다.
자신의 능력이 장열에게 인정받으며 보다 동등한 입장에서 사건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어군탐지기 사건은 그저 옥희 아버지 배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어군탐지기 사건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사건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하나의 사건이 아닌 조직 범죄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을 해결하면 서울행에 가까워진다 생각한 장열은 예분의 활약이 절실해지자, 그가 요구하는 것은 다 들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아지 학대범을 잡는데 성공한 예분은 장열의 지시로 아랍어를 공부해야 하는 상황까지 경험하게 됩니다. 여기에 옥희는 예분이 장열과 사귀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하게 되죠. 친구의 오해를 풀어주고 장열의 감시까지 받으며 아랍어를 공부한다고 갑자기 대화를 할 수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영어 잘하는 편의점 알바생인 선우가 어군탐지기 도난 사건의 용의자인 알리와 이야기할 정도로 아랍어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다가왔죠. 그렇게 종배는 선우에게 영어를 배우고, 예분은 아랍어를 배우는 과정에서도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전개됩니다.
들었던 단어들을 받아 적어 선우를 통해 무슨 의미인지 확인한 예분은 장열과 조직을 체포하기 위해 나서죠. 하지만 한두 명이 아닌 조직들과 싸워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붙잡힌 상황에서 에분은 자신들을 물에 던져버릴 것이란 이야기를 알아듣고는 "귀가 트였어요"라고 좋아하는 예분과 눈치주는 장열의 콤비 연기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장 위기의 그들을 살려준 것은 알리였습니다. 알리를 협박해 어군탐지기를 훔쳐간 범인들과 달리, 그는 악당은 아니었습니다. 옥희 부부도 처음에는 알리 문제로 다투기는 했지만, 그가 체포되려 하자 오히려 적극적으로 알리 편을 드는 모습에서 선함을 증명했죠.
예분이 알리와 기본적인 대화가 가능해지자 "말도 트였어요"라고 행복해하다, 다시 장열에게 눈으로 하는 욕을 먹는 모습은 이제 하나의 재미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홀로 어군탐지기 훔쳐간 조직들을 일망타진한 장열은 싸움은 잘하지만 중간중간 허당끼를 보이는 것도 인간적이며 재미있었습니다.
사건들과 마주하며 예분은 조금씩 자신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하게 됩니다. 여기에 능력을 더욱 발달시키는 상황에서 보다 큰 사건들을 맞이하게 된다는 사실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바닷가에서 낚시하던 낚시꾼들로 인해 유기된 시체가 발견되며, 거대한 사건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하게 됩니다.
여기에 장열이 추적하던 마약 조직들도 이곳에서 마주하게 된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서울에 있는 동료가 알려준 것처럼 장열이 있는 이 조용한 마을 어딘가에서 마약 조직들이 존재한다는 점도 중요하게 다가오죠. 이런 긴박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코믹을 담당하는 이들의 활약은 오늘도 대단했습니다.
옥희를 중심으로 한 무리들이 만들어내는 재미, 맥아더를 신으로 모신 점쟁이 종배가 ing 응용법을 하며 물거기와 낚시를 구분하는 단어를 "물고깅"이라고 외치는 모습에서 이 드라마의 코믹 요소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모두 패러디하겠다고 나선 현옥과 종묵의 티격태격하는 '쉰다섯쉰 하나' 역시 이제는 익숙한 재미로 다가옵니다. '사이코믹스릴러'라는 복합장르를 생각해 보면, 사이코패스도 등장하고, 살인마를 추적하는 스릴러와 코믹한 요소까지 적절하게 혼재된 '힙하게'는 이번 회부터 그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선우는 정말 살인마일까요? "세상에 나쁜놈들 싹 다 없어졌으면 좋겠어요"라고 울분을 토하는 모습은 그저 정의감 높은 청년처럼 다가오지만, 역으로 그래서 정의를 앞세워 악당을 죽이는 행위를 정당하게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더욱 선우 어머니 고향이라고 했는데 이 작은 곳에서 선우가 이방인처럼 다가오는 것도 아직은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입니다. 그런 점에서 다음 이야기들이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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