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나의 해방일지 4회-날아오른 손석구와 천둥 번개가 좋은 김지원, 추앙은 시작되었다

by 자이미 2022. 5. 2.
반응형

드디어 구씨가 날아올랐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그걸 가능하게 만든 구씨로 인해 미정도 놀랄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그들의 추앙은 함께 시작되게 되었네요. 미정이 생각하는 추앙은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의 단어를 선택한 것은 미정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찾다 확인한 단어였을 뿐이었죠.

 

미정과 구씨가 함께 식사를 하고, 창희와 기정이 티격태격 거리는 모습은 일상의 평범함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실제 남매들만 보이는 그 증오할 수 없고, 싫어할 수는 없지만 싫은 상황을 그들은 참 잘 표현합니다.

창희에게 던진 기정의 슬리퍼는 막내 미정의 머리를 맞추고, 조용하게 아무런 말없이 슬리퍼를 들고 멀리 던져버리는 것으로 정리하는 이들 삼남매는 참 정겹습니다. 조용한 미정이 아무런 예고 없이 터질 거 같아 두렵다는 창희는 이제 구씨와는 조금 가까워졌습니다.

 

말없이 조용한 이들이 한번 분노하면 막을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죠. 그리고 아버지 제호가 남매들 중 막내 미정을 유독 좋아한 것은 자신의 성격과 많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기정이나 창희를 보면 말 많고, 엉뚱한 모습이 아버지가 보기에는 영 아니었죠. 말없이 자기 일을 하는 미정은 제호와 많이 닮았습니다.

 

제호가 원룸 주인에게 제값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본 구씨는, 홀로 찾아가 제값을 받아옵니다. 제호는 묵묵하게 일하는 구씨가 좋습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다름이 제호에게는 불안요소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제호 대신 자신이 돈을 받았듯, 미정에게도 돈 받아줄까라는 말은, 미정과 구씨의 다름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돈보다, 자신의 밑바닥까지 드러내는 것을 더 힘들어 한다는 말은, 미정과 아빠 제호의 성격을 잘 대변합니다.

 

제호가 손님 응대 차원에서 식사시간에 점주인 아줌마와 한 시간이 넘게 전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묻는 장면은 이를 잘 대변합니다. 아버지의 질타에 계획하고 사셔서 이 모양 이꼴이냐는 아들의 반박에 제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빚보증만 아니었다면, 제호의 삶도 지금과는 달라졌을 수 있습니다. 그 순간적 선택은 결국 현재를 만들었고, 훅하고 들어온 아들의 팩폭은 제호를 넋 놓고 보지도 않던 쇼핑몰 채널을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사과는 민망해 못하고, 아무 말 없이 스포츠 채널로 바꾸는 창희의 모습을 보면, 직접 사과하고 받아들이는 행위 자체를 낯설어하는 부자의 모습은 익숙함으로 다가옵니다. 말 많은 선배를 욕하기 위해 수없이 말을 하는 창희의 모습에서 ‘끼리끼리는 과학’이라는 그의 고백은 정말 과학이었습니다.

 

말 많은 창희와 달리, 기정은 힘도 없고 세상이 지루하게 다가왔습니다. 연애 상담 후 박 이사가 자신에게 복권을 선물하는 변화가 찾아오기는 했지만, 그건 그저 엎드려 절 받기나 다름없었습니다.

 

매일 머리 감고 말리는 것도 귀찮아 삭발하면 안 되냐는 기정의 말에 박 이사는 그래서 제가 쉬지 않고 사랑한다는 말로 정의합니다. 사랑하면 그 무기력증도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였고, 그런 가능성은 기정에게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변화를 위해 피부과를 찾은 기정은 산포여고 동창이자 태훈의 친언니인 경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경선 덕에 값싸게 시술을 받고, 언니가 하는 술집을 찾은 기정은 그곳에서 다시 태훈 부녀와 만나게 되었죠.

 

계산하며 또 오라는 말에 사랑이 훅하고 들어온 기정은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박 이사가 진단했듯, 기정은 상대 남자가 가지는 삶의 태도를 본다는 말에 더욱 태훈이 끌리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행동에 상처 입은 태훈의 딸까지 넘어야 할 산들은 많지만, 이미 기정의 마음속에 태훈은 들어와 있었습니다.

 

이들의 접점이 학창시절 껌 좀 씹었다는 경선을 통해 연결되었다는 것은, 기정에게는 부담이었습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가시밭길을 고민해야 하니 말이죠. 집에 돌아와 태훈이 이혼한 이유를 알겠다며, 누가 경선이 같은 애와 살겠냐는 기정은, 그럼에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태훈으로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오늘 방송은 미정과 구씨의 변화가 핵심이었습니다. 해방클럽은 미정 동료들에게도 화제가 되었고, 그들의 첫 오프라인 만남은 천둥 번개와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아무리 설명하려 해도, 설명이 쉽지 않은 해방클럽은, 서로 마주보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는 방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무엇도 강요하지 않고 서로의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는 해방클럽은 회원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모임이었습니다.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천둥 번개와 같은 이야기마저 그들에게는 할 수 있었던 미정은 해방클럽이 좋습니다.

 

남들은 천둥 번개와 비까지 내리는 날씨를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미정은 오히려 차분해진다고 합니다. 세상 망하는 것 같아 좋다는 미정은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아 이대로 세상 끝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서 이런 날씨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하죠.

 

멀쩡한 사람들보다 망가진 이들이 오히려 더 정직해 보인다는 미정은 그래서 구씨가 끌렸을지도 모릅니다. 멀쩡해 보이는 모습으로 온갖 가식을 보인 이들과 달리, 완전히 망가져버린 구씨의 밑바닥은 더는 보여줄게 없어 솔직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 걱정도 간섭도 하지 않는 미정이 번개로 동네 불이 꺼지자 밖으로 뛰쳐나가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비바람이 부는 상황에서도 미정이 달려간 곳에는 구씨가 있었습니다. 멍하니 천둥 번개와 비를 맞으며 술을 마시던 구씨를 집안으로 들여보내는 미정의 행동은 ‘추앙’이었습니다. 미정의 이 변화는 결국 구씨도 바꿔놓기 시작했습니다.

 

미정이 현아를 만나 혼잣말을 하는데 존댓말이 나온다는 말에 누구 있네 라고 이야기하는 현아지만, 자신의 연애는 힘겹기만 합니다. 수없이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해도, 항상 헤어질 때마다 고통스럽다는 현아에게도 사랑은 힘들기만 합니다.

그렇게 많은 이들과 사랑했지만, 여전히 그 사랑만 갈구하다 죽을거 같다는 현아는 너는 나처럼 갈구하지 말라고 합니다. 상대에게 갈구하는 순간 을이 되어버린다는 점에서 현아의 당부는 중요했지만, 과연 미정이 연애의 갑이 될 수는 있는 것일까요?

 

여느 날처럼 일을 하다 쉬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평온하기만 했습니다. 언제나처럼 말없이 그저 그늘에서 쉬는 그들에게 갑작스러운 바람은, 미정이 쓰고 있던 모자를 낚아채 수로 건너편으로 가져가버렸습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망연자실한 그들은 이내, 어떻게 건너가는 것이 빠른지 이야기합니다. 창희와 엄마가 서로 다른 곳을 언급하는 사이, 그저 허탈한 미정은 모자만 바라보고 있었죠. 땡볕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모자는 필수였습니다.

 

이 상황을 보고 있던 구씨가 기다리라며, 창희와 어머니가 알려준 방향이 아닌 위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전말에도 술을 마시고, 발등에 상처까지 입은 상황에서 신발을 바로 신고 약간의 언덕진 곳으로 올라가는 구씨는 미정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봄이 되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번개가 치던 그날 자신을 집안으로 들여보낸 미정을 보며 구씨도 달라지기 시작했죠. 그렇게 미정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거리를 재고 힘껏 달리기 시작하는 구씨는 기존의 모습과 달랐습니다.

 

미정이 구씨와 이야기를 하고 마을버스를 향해, 달려가며 옅은 미소를 짓던 모습과 유사했습니다. 도저히 시도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수로를 구씨는 날아올랐습니다. 이 엉뚱한 행동에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멀리 돌아가야 할 상황을 단숨에 뛰어넘어 모자를 쥔 구씨는 달라졌습니다. 이 과정을 미정과 구씨의 독백 대화로 처리하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바람이 미정의 모자를 훔쳐가는 과정부터 이 모든 상황들은 마치 동화처럼 꾸며지며, 이들의 관계가 변화고 있음을 잘 표현했으니 말이죠.

 

날아오른 구씨의 모습은 강렬한 상징입니다. 창희가 이곳에 어떻게 오게 되었냐는 질문에 “잘못 내렸어”라는 답변은 사실이었습니다. 무언가에서 멀어지기 위해 도주하다 여성 목소리에 깬 구씨가 내린 곳이 바로 현재 살고 있는 곳이었죠.

 

세련된 모습의 구씨의 과거 모습이 등장하고, 피하지 않았으면 죽었을 수도 있다는 말은 그의 과거가 심상치 않았음을 알게 합니다. 조폭일 수도 있고, 사업 혹은 주식과 같은 일을 하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주한 것으로 추측도 해볼 수 있어 보입니다.

 

천둥 번개에서 구씨를 구한 미정과 그런 미정을 위해 수로를 건너 뛰어 모자를 찾아온 구씨. 그들의 추앙은 응원이었습니다. 대단한 가치가 아닌, 서로를 응원하자는 의미였습니다. 그런 그들이 이제 서로를 추앙하게 되었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해방되기 위한 뭔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그동안 지독해 보일 정도로, 그들의 현실이 시청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이제 시작될 그들의 도약이 더욱 크고 강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독할 정도로 지리멸렬했던 그들이, 각자 자신에게서 해방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이제 시작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