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범죄 속에 숨겨진 추악한 실체의 진실은 무엇일까? 11년 전 벌어졌던 살인사건은 한 사람의 범인으로 마무리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범인으로 지목되어 11년 형을 살았던 그가 출소해 그 마을로 돌아오며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옆마을 폐교 하수구에서 사라진 심보영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감추고 싶었던 진실들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집요하게 사건에 매달리는 정우는 그 마을에서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살인자가 돌아왔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사건을 다시 돌아보면 볼수록 문제점들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블랙아웃되어 기억이 없던 11년 전 정우는 강압수사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누구도 정우의 편이 아니었고, 그의 부모들은 너무 빨리 모든 것을 받아들였습니다.
조금씩 드러나는 실체들은 많은 이들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서장이 된 구탁을 찾은 보영의 엄마 재희는 우리가 딸을 죽였다고 했습니다. 재희는 구탁집일을 돕다 눈이 맞아 연인이 되었습니다. 남편 동민은 매일 술에 쩔어 가정폭력을 일삼던 자였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구탁은 특별한 존재였을 겁니다.
사건이 일어나던 그날 보영은 엄마를 만나러 구탁의 집에 왔던 이들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는 장면을 보고 놀라 도망치듯 나갔습니다. 항상 힘든 상황에서도 웃던 보영이 정우 앞에서 처음으로 눈물을 보인 것은 엄마의 불륜 때문이었을지 모릅니다.
아버지가 졸업선물로 사준 차 키는 언제나 창고 공구함에 있었습니다. 이를 아는 이들이라면 누구라도 차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정우는 그날 타임라인을 다시 되짚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자신이 범인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우가 살던 무천마을에서 보영이 시체가 발견된 옆동네 천수마을까지 20분 정도가 걸립니다. 50kg 정도되는 보영을 들춰매고 유기장소까지 가는데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다은을 죽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의심은 정우만이 아니었습니다. 외부인인 상철 역시 사건 기록을 보면서 의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증언한 이들을 만나 확인한 결과 시간상 정우가 보영과 다은을 죽일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이는 최소한 정우가 범인이라고 한다면 공범이 존재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상철과 같은 외부인인 설은 수오가 "정우는 아니야"라는 말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 무슨 말인가 했지만, 돌이켜보면 수오가 목격자라는 의미였습니다. 수오는 범인을 알고 있고, 분명한 사실은 정우가 범인은 아니라는 겁니다.
정우와 상철이 함께 있는 창고에 설이 찾아가 수오가 목격자라 주장하지만 믿지 않죠. 수오가 목격한 그림들을 그렸다고 하지만, 상철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이가 그린 그림이 증거라고 할 수 없다는 말로 설의 주장을 경계했습니다.
돌아가선 설은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는 수오를 목격합니다. 병원에 있어야 할 수오가 어디를 가는지 의아했습니다. 상철은 경찰서로 돌아와 11년 전 사건의 문제점들을 브리핑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재수사는 불가하다는 서장의 지적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정우는 11년 전 자신의 사건을 담당한 이가 아버지의 절친이자 지금은 서장이 된 구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일로 인해 승진까지 한 사실은 의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희생양 삼아 서장 자리를 꾀찼다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정우만이 아니라 부모님들까지 파괴하는데 일조한 자가 구탁이란 사실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정우를 자신의 사무실로 데려간 구탁은 변명만 늘어놓으며 정우가 범인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는 식의 논리만 펼 뿐이었습니다. 처음부터 정우를 변호하거나 보호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던 구탁은 그가 범인이어야 했습니다.
정우 어머니인 금희를 육교에서 밀어버린 보영의 아빠 동민을 구탁은 풀어줬습니다. 취조 과정에서 상철이 그에게 술을 먹이며 진술을 이끌어낸 것을 문제삼았죠. 물론 구탁이 풀어준 진짜 이유는 재희가 자신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풀려나자마자 동민은 정우를 죽이겠다고 나섰습니다. 그 일에 정우네 식당을 인수한 추호는 적극적이었습니다. 정우 친구이기도 한 민수의 아버지는 동민에게 총을 구해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형사가 된 병무 아버지 흥수는 이런 행위 자체가 두렵기만 했습니다.
범죄 모의를 아들인 병무에게 알리지도 못한 흥수는 "정우 죽을거야"라는 모호한 말만 남겼습니다. 상철은 술집에서 불법추심을 하던 양아치들을 혼내다 골목길에서 궁지에 몰리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그 양아치들을 제압한 것은 정우였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받고 집으로 향하는 정우와 동민이 풀려났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정우 집으로 향하는 상철은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정우는 동민이 자신을 만나러 왔음을 알고 있었고, 총을 겨눈 그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동민이 떳떳할 수 없었던 것을 정우가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영은 급식비도 내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매일 술만 마셔서 딸 급식비도 주지 못한 자가 바로 동민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영 어머니를 매일 술만 마시면 패는 일이 한두 번도 아니었죠.
정우의 반격에 동민도 할 말은 없었습니다. 보영이 죽은 것은 어쩌면 자신 탓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사건은 유야무야되었지만, 이들의 불안한 관계는 쉽게 해소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진범이 잡히지 않는 한 이 관계는 지속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설은 구탁의 집을 찾았습니다 택시를 탄 이가 수오라 확신했기 때문이죠. 수오가 병원에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구탁은 그의 방까지 보여주지만, 그곳은 깨끗했죠. 하지만 1층에서 수오가 등장했습니다. 사실 그는 수오가 아닌 쌍둥이인 건오였습니다.
건오의 등장은 이 사건이 진실을 향해 간다는 의미입니다. 구탁이 그도록 숨기고 싶었던 존재인 건오가 갑작스럽게 집으로 돌아오며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죠. 왜 아버지인 구탁은 건오를 불편해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왜 다시 해외로 보내기 위해 정신이 없는 것일까요?
현역 국회의원인 영실은 관종입니다. 사람들을 의식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공고하게 쌓아가는 영실은 진정한 정치꾼입니다. 그런 그가 남편인 형식과 외식하는 자리도 모두가 영실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를 예약하고 과시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화장실에 간다는 형식과 그 뒤 등장한 문자에 영실은 11년 전 사건을 언급하는 내용을 보게 됩니다. 이는 영실에게는 충격적인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형식은 여자와 희희낙락하고 있는 모습은 영실을 당황스럽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병원 원장이기도 한 형식은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존재입니다. 영실보다 연하인 형식은 정신과의사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많은 여자들과 잠자리를 한 인물이기도 하죠. 실제 형식은 다은과 관계를 맺어왔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이는 그가 다은을 죽인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설이 수오 때문에 병원을 찾았을 때도 그의 옷에 붙어 있던 형광별을 보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형식의 모습은 섬뜩하게 다가왔습니다. 11년 전 사건이라고 하면 그곳에 사는 이들은 모두 하나의 사건을 기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영실이 특별한 의문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그가 공범이란 의미일 겁니다.
수오의 그림 속에는 친구들이 죽어가는 한 아이를 바라보는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건 의미하는 바가 크죠. 보영과 다은의 죽음에 정우 친구들이 모두 개입되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보영의 사체 검시가 끝난 후 의문점 하나가 드러났습니다.
보영이 부검결과 성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상철은 이를 통해 재수사를 해보려 하지만, 서장인 구탁은 확신이 아니라 가능성만 존재할 뿐이라며 거부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상황은 무천가든에서 벌어졌습니다.
동민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 고기를 먹는 과정에서 그가 꺼낸 말은 중요했기 때문이죠. 보영의 동생 혜영은 사망한 당일 언니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은 보영과 함께 하지 않았다고 했죠. 항상 함께 어울려 다니던 그들이 왜 하필 그날은 함께 하지 않았는지 동민은 처음으로 의심했습니다.
이는 정우가 범인이라 확신했던 동민이 형을 살고 나온 그와 대면하면서 그가 진범이 아닐 수도 있다 생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 술자리에 건오까지 찾아오며 분위기는 묘하게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건오를 반갑게 맞이하기는 했지만, 표정이 달라진 이들도 있었습니다.
술에 취한 건오는 민우, 병무와 무천가든을 나오며 중요한 말을 던집니다. "양심도 없는 새끼"라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요? 그리고 형사인 병무는 상철이 과거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는 모습에 불안해하고, 불쾌해했을까요? 그건 분명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건오는 패인이 되었습니다. 해외 도피를 하듯 떠났던 그는 약물에 찌들어 사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와보니 민우는 간호사가 되었고, 병무는 형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건오는 이들에게 양심도 없다고 했습니다.
수오가 그린 그림의 진실은 이들이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인물들이란 의미입니다. 실제 보영과 다은을 죽인자가 누군지 명확하지 않지만 그들은 진범을 알고 있는 공범들이란 의미입니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민우와 병무 아버지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들이 경찰 서장인 구탁의 지시에 꼼짝하지 못하고 따르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공범이기 때문이죠. 자칫 자신들 자식들이 살인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무마한 구탁의 지실을 무조건 따르는 것은 이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들 부모들이 과거나 지금이나 우린 모르는 일이라는 말은 악랄한 범죄자들이 누군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이 사건에 깊숙하게 개입한 것은 병원장인 형식과 건오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진 직후 이들은 조작을 위한 희생양을 찾았습니다.
마침 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혼자 집에서 술을 마신 정우를 범인으로 지목했을 겁니다. 다른 이들은 목격자이거나 공범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무슨 일이 구체적으로 벌어지고 실제 범행을 한 자가 누군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들은 모두 공범이었습니다.
상철은 유골이 된 사체가 발견된 곳에서도 아무런 유품이 발견되지 않은 것을 의아해했습니다. 10대 여고생이라면 분명 다양한 물건들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이런 상철의 말에 정우는 보영이 3년 동안 메고 다니던 보라색 가방이 있었다고 합니다.
정우가 보영의 집까지 찾아가 확인한 사진 속에도 보라색 가방은 존재했습니다. 평생 가지고 다니던 가방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죠. 유기 현장이 아니더라고 어딘가에 그 물건이 존재해야 하지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것은 의아합니다. 하지만 문제의 가방이 정우 앞에 등장했습니다.
다시 구탁을 찾은 정우는 11년 전 사건 사진들을 보게 됩니다. 정우가 범인임을 각인시키려는 구탁의 행동은 의도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제대로 보지도 못했던 증거 사진들은 정우가 정말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정우를 취조한 형사과장과 구탁은 그가 진범이라고 확신하는 결정적 증거가 신발이라고 했습니다. 사건 당일 비가 내렸고, 정우 신발에는 진흙과 함께 피해자들의 파가 묻어 있었습니다. 이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이 제시한 정우 신발은 결정적 증거가 되었습니다. 이 신발은 정우 생일에 어머니가 선물한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발볼이 좁아서 정작 정우는 한 번도 신지 않았다는 겁니다. 신지도 않았던 신발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오히려 결정적이었다는 이 증거는 조작임을 확신하게 합니다. 누군가 정우가 술에 취해 잠든 사이 그를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집에서 신발을 가져다 사건 조작을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보영을 유기한 시간 다은이 창고에서 죽었다는 것은 그가 보영이 살해당했음을 알았기 때문일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사건을 은폐하는 자는 구탁과 그의 충신이 형사과장입니다. 구탁의 지시를 받고 증거를 만들고, 정우를 범인으로 몰기 위해 강압수사를 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구탁은 궁지에 몰린 정우를 회유하듯 좋은 사람 역할을 하며 그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건오는 정우를 찾아와 무릎 꿇고 사과했습니다. 그 사과의 의미가 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가 살인자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역시 목격자 혹은 공범이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기 때문인지 말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우가 출소한 후 더는 참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사과를 했다고 보입니다.
당황한 정우 앞에 건오가 내민 것은 사라진 보영의 보라색 가방이었습니다. 그리고 건오가 그 가방을 꺼낸 곳은 자신의 집 화단이었습니다. 꽃밑에 비닐로 감싸 숨겨둔 결정적 증거를 건오는 꺼내왔습니다. 건오는 정말 진범이 맞는 것일까요?
뇌전증을 앓고 있는 수오는 정말 목격자일까요? 아니면 그가 범인일까요? 건오는 그런 병을 앓고 있는 수오를 위해 자신이 희생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 친구들이 보영을 성폭행하고 잔인하게 살해하고 함께 유기했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수오와 쌍둥이인 건오의 등장은 극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몰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숨기려는 자는 모두 범인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우는 정말 사건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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