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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스물다섯 스물하나 3회-희도와 이진 갈등 속 인절미의 정체

by 자이미 2022.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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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도는 재활을 위해 외할머니 집으로 가출을 감행한 민채를 찾아왔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르기도 하는 민채의 혈기 왕성함과 반항적인 사고들은 엄마에 대한 부정과 반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 펜싱계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선수인 엄마와 항상 비교되었던 민채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으니 말이다.

 

펜싱도 못했는데 왜 그만두지 않았냐는 민채의 질문은 결국 자신에 대한 반문이기도 했다. 발레를 하면서 위기를 맞은 민채는 그렇게 도망치고 있었고, 앞서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걸은 엄마는 어떻게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엄마는 민채에게 좋아해서 펜싱 그만두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시 1998년으로 돌아간 이들의 이야기는 갈등이 지배하는 시간이었다. 동경하고 좋아했던 우상의 실체를 접하며 느끼는 희도의 실망과 좌절이 극단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승완은 등교를 하다 신문배달을 마치고 돌아와 평상에 앉아 있는 이진을 보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그가 입고 있는 티셔츠가 태양고였고, 뒤에 적인 글은 방송반임을 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승완은 달려가 인사하며 방송반 후배임을 알렸다.

 

군대 이상의 위계질서를 자랑하는 방송반에서 승완이 그동안 저지른 짓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전설적인 선배인 백이진이 바로 자신의 집에 세 들어 사는 남자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승완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승완의 불안은 희도와 점심을 먹으며 상담하는 이유가 되었고, 이들이 모두 모이는 원인이 되었다. 평생 가는 친구들이 모이게 되는 결정적 순간은 방송반의 위계가 만든 결과물이기도 했다. 펜싱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러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희도에게는 남의 일이다.

 

부상으로 인해 한 자리가 빈 상황에서 상위 24등까지 경기를 치러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대회다. 하지만 아쉽게도 희도는 26위다. 기본적으로 선발전에 나설 수도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기적은 의도하지 않게 희도를 찾아왔다.

 

국가부도사태로 인해 펜싱을 그만두며 상위권 펜싱선수 두 명의 결원이 생겼고, 기적처럼 희도가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코치는 시대가 너를 돕는다고 한다. 이전 학교에서 펜싱부가 사라지며 교사가 희도에게 시대가 너의 꿈을 빼앗았다는 말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시대에 빼앗긴 꿈은 스스로 쟁취해서 받아냈다는 점에서 희도에게는 특별한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양 코치를 찾아 개인 훈련을 도와달라 간청한다. 양 코치가 희도의 제안을 들어준 것은 친구 딸이기 때문이 아니다.

 

펜싱부 아이들은 양 코치에게 질문도 하지 않았다. 무서워서인지 아니면 부끄러워서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런 욕심도 내지 못하는 아이들과 달리, 희도는 분명한 목적과 꿈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꿈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존재다. 그런 선수를 적극적으로 돕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수업일수를 채우기 위해 교실로 들어간 희도와 유림은 승완과 지웅과 친분이 깊어지는 과정을 경험해갔다. 승완은 이진을 뒤늦게 알아본 것에 대한 불안 때문에 희도에게 조언을 구해야 했다. 맛있는 떡볶이집을 찾았지만, 그곳은 매주 토요일이면 희도가 찾았던 유림의 분식집이었다.

 

전교 1등이라는 말에 놀라지만 그저 재능이라며, 네가 펜싱 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승완은 흥미로운 존재다. 그와 절친인 지웅은 유림과 가까워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국사시간 교과서를 가지고 오지 않은 유림은 복도에서 벌을 서게 되었고, 같은 펜싱부인 희도 역시 벌을 서게 되는 상황에 지웅이 대신 나섰다.

유림과 함께 하기 위해 교과서를 희도에게 주고 함께 벌을 서는 지웅은 행복하기만 했다. 농익은 말솜씨로 유림과 가까워진 지웅은 그이 첫사랑 일까? 아니면 마지막 사랑일까? 그들의 풋풋한 관계가 이어지는 동안 이진은 동생 이현을 괴롭힌 친구들을 햄버거집에서 만나 혼쭐을 내줬다. 동생을 위한 형의 듬직함이 잘 드러난 장면이기도 했다.

 

희도와 유림은 뜻하지 않게 펜싱 아닌 상황에서 경쟁하게 되었다. 펜싱부 후배가 갑작스럽게 뛰어와 다급하게 외친 것은 "풀 하우스 12권 풀렸어요"라는 말을 듣자마자 이들은 뛰기 시작했다. 당시 그들에게 펜싱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은 만화책이었다.

 

희도는 열심히 이진이 아르바이트하는 단골 대여점을 향해 뛰었고, 유림도 동네 대여점을 찾았지만 이미 대여가 끝난 후였다. 그렇게 이진의 연락처를 확인하고 그곳으로 향하는 유림은 간절했다. 최선을 다해 대여점에 도착한 희도는 만화책을 요구하지만, 이미 모두 대여되었다는 이진은 다른 책을 권한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희도 눈앞에 '풀 하우스' 12권이 들어왔다. 누군가 주기 위해 이진이 빼놓은 것이란 의미다. 그리고 뒤이어 들어온 유림은 만화책을 원했다. 대립하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요구는 이후 이어질 이들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희도의 손을 들어주자 유림이 실망하는 것은 당연했다. 희도와 얼마나 가까운지 묻고, 첫사랑을 언급하지만, 유림에게 첫사랑은 이진이 아니라 그가 타고 있던 빨간 스포츠카일 뿐이었다. 친남매처럼 지낸 그들이었으니 말이다.

 

희도와 이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사건이 터졌다. 우연히 이진 집 앞에서 낯선 남자가 그를 찾는 것을 목격하고 대여점으로 뛰어간 희도는 그를 숨겼다. 다시 빚쟁이가 찾아왔다 생각해서 희도가 이진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빚쟁이에게 구해준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 남자는 이진의 아버지였다. 아들을 보기 위해 피신해 있던 군산에서 올라온 아버지는 대문에 쪽지를 남기고 떠났다. 그걸 보자마자 이진은 뛰기 시작했다. 뒤늦게 흘린 쪽지를 본 희도 역시 다급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진을 위해 한 행동이 오히려 아버지와 재회를 망친 상황이 되었으니 말이다. 어떻게든 아버지를 찾아 만나게 해 주려는 희도는 거리를 헤매기 시작했고, 이진은 아버지가 군산에 있음을 알기에 터미널을 향해 뛰었다. 그게 최선이니 말이다. 

 

떠나는 버스에 탑승한 아버지를 보고 다급하게 쫓아가고, 그렇게 아들을 본 아버지는 잠시 멈추고 내려와 힘들게 재회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부도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위해 가족들은 자신이 다 모으겠다는 말을 하는 아들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은 역으로 희도와 이진의 관계를 흔드는 이유가 된다.

 

집으로 돌아가던 이진은 거리를 헤매는 희도를 발견하고 급하게 내렸다. 슬리퍼를 신고 얼마나 헤맸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넋이 나간 희도는 자기 잘못으로 아버지를 못 만날까 두려웠다고 한다. 무조건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는 희도는 자신이 힘든 것은 상관없이 다행이라고 외칠뿐이었다.

펜싱부인 아이가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다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냐며 화를 내는 이진도 그런 희도의 마음이 고마웠다.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다는 희도의 그 말은 그의 성격이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까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일 뿐이었다.

 

뜯어진 슬러는 무용지물이 되었고, 앉은 이진의 넓은 등을 보고 업어주는 줄 알고 일어선 희도는 민망해졌다. 이진이 선택한 것은 2인 3각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그들은 소중한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게 사랑에 대한 감정으로 확대될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훈련에 집중하는 희도에게 다시 한번 갈등이 생겼다. 야간 훈련을 하는 희도와 코치에게 적극적으로 훈련을 하려 노력하는 희도 이야기를 듣고 유림 역시 야간 훈련을 하고 있었다.

 

3학년이지만 아무런 의욕도 목표도 없는 선배는 피시방에서 양 코치에게 걸려 쫓겨난 후 학교로 와서 화풀이 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그저 사과만 하는 유림 행동이 불편했던 희도는 열심히 운동한 것이 혼날 일이냐며 따졌다.

 

그저 사과하고 상황만 피하면 그만이라는 유림과 달리,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희도는 다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희도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던 유림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다. 잠깐 물러서면 편해지는데 왜 그러냐는 유림과 근본적인 문제를 풀지 않으면 반복된다는 희도는 다툴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 같이 최고가 되면 상관없다는 말에 희도는 완전히 돌아서게 되었다. 노력에도 급이 있냐는 말로 희도는 유림에 대한 모든 환상이 깨지게 되었으니 말이다. "내가 버틴 시간 우습게 생각하지 마"라는 유림의 말과 "좋아하고 존경한 만큼 이제는 미워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희도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우상을 미워해야 하는 상황에 힘겨운 희도는 이진을 찾았고, 둘이 있을 때 행복하자며 왜 자신에게 이야기하지 않냐는 이진의 질문에 희도는 앞뒤 상관없이 "고유림이 잘못했네"라고 이야기해달라 한다. 하지만 논리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진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빈말이라도 해주기를 바랐지만, 이진에게는 그게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 말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말이 정답이지만, 그걸 몰라서 희도가 이진에게 부탁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편이 있고, 그게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이진은 몰랐다. 

 

희도는 자신이 펜싱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펜싱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상대방과 거리 두는 것인데, 그걸 못해왔다며 실망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자기 방에 붙여놓은 유림에 관한 기사와 사진들을 모두 떼어내 버린 희도가 마지막으로 찾은 이는 인절미였다.

 

채팅 친구인 인절미는 누구도 해주지 않은 말을 해줬다. "그 애가 잘못했네"라는 말을 건넨 인절미에게 희도는 감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 무한대의 내편이 필요했던 희도에게 이 말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인절미가 이진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캐릭터가 등장하며 희석되었다.

 

문제의 인절미는 공교롭게도 유림이었다. 서로 필명을 쓰며 누군지 모르고 절친이 된 두 사람은 현실에서는 그렇게 상대를 후벼 파며 공격했지만, 넷상에서는 둘도 없는 절친이었다. 이는 결국 두 사람의 오해가 풀리고 절친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4회까지 고교생의 모습이었던 이들도 대학생이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드라마의 제목인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되는 그 나이대 이진과 희도의 사랑이 과연 어떻게 이어질지 궁금하게 한다. 희도 딸은 왜 백 씨가 아닌 김 씨일 수밖에 없음도 그 나이대가 되어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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