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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스물다섯 스물하나 4회-김태리 남주혁 어긋난 사랑

by 자이미 2022.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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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삶을 다루는 모든 것에는 성장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성장과 함께 사랑도 더해지며 이야기는 풍성해진다. 국가부도사태를 맞이한 청춘들의 부침은 그래서 더욱 간절함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갈길을 잃어버린 청춘들이 보기에 현재의 청춘들은 어떤 모습일까?

 

통상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며 그들의 사랑이 완성되고 결혼까지 하며 행복하게 살기 바라는 마음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4회 뜬금없이 희도와 이진이 사랑은 했지만, 함께 하지 않고 있음이 드러났다.

민채가 백이진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것은 그 나이만큼 교류도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백이진이 죽었거나 결혼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헤어진 추억 속 존재라는 의미로 여겨진다. 이는 이후 이어질 이야기들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빠른 상황 전개가 아닐 수 없다.

 

양 코치가 내준 춤을 마스터하기 위해 희도는 지웅과 거래를 했다. 매일 아침 유림의 라커에 그가 좋아하는 음료수를 넣어주는 조건이다. 펜싱을 잘하기 위해서는 춤을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싫지만 거부할 수 없는 희도였다.

 

선배와 다퉜다는 이야기를 하던 양 코치는 다음 수는 뭐냐 묻는다. 하지만 다음에 어떻게 해야겠다란 계획 없이 닥친 일들을 처리하는 희도의 모습에 딱 지금의 펜싱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펜싱은 단순한 칼싸움이 아니라 수싸움이라며, 경기 운영을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시키는 대로가 아니라 스스로 방법을 찾으란 말에 희도는 골치가 아프다.

 

이진은 면접에 나섰지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중력' 뿐이라는 말에 떨어지고 말았다. 회사 측에서 원하는 표준 답이 존재하지만, 이미 그런 기본적인 상황이 더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고 있는 이진에게 믿을 수 있는 것은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된 것 외에는 없었다.

 

탈락의 쓴맛과 비교하면 소주는 달게 느껴지는 하루다. 그렇게 집에 들어가지도 않은 채 대문 앞에 널브러진 이진은 희도의 춤사위를 보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지웅에게 춤을 배우기 시작하며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진이 보고 있었다.

 

어제 일로 삐진 희도이지만 그냥 지나칠 수도 없다. 면접에서 탈락했다는 말에 "그 회사가 잘못했네"라며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인 희도와 그럼 자신은 뭐가 되냐는 말에 "이딴 말 한마디 못해주는 백희진이 되는 거지"라며 어제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이진에 대한 복수를 완성했다.

 

비극을 희극으로 바꾸면 마음이 나아진다고 한다. 천재 소리를 들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이기는 것보다 지는 것이 많은 평범한 펜싱선수인 희도는 그렇게 자신만의 방식을 터득했다. 슬퍼하면 다음 경기를 할 수 없기에 그렇게 웃음으로 이겨내는 희도의 모습을 이진은 동경한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 되는 삶은 그렇게 가끔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참 우습게 느껴지는 경우들이 많다. 그렇게 잠든 이진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면접 탈락했으니 깨우지 말라는 경고문까지 붙인 희도로 인해 동네 사람들 모두가 이진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희도는 펜싱부 선배와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코치의 이야기처럼 몇 수를 생각해서 준비하고 있을 선배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는 비책은 존재했다. 마치 싸울 듯 다가서더니 90도로 인사를 하며 사과를 하는 희도로 인해 상대는 이미 자신의 수를 놓치고 말았다.

 

상대를 그렇게 흔들고, 희도는 야간 훈련을 혼자는 할 수 없으니 다 같이 하자며 물귀신 작전으로 선배들까지 야간 훈련에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완벽하게 풀어냈다. 이런 상황에 선배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다. 

전학 오기 위해 패싸움에 끼어들어 펜싱으로 상대를 완전하게 무기력하게 만들었는데, 그 양아치들을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며, 도주하기 시작했다. 코치의 요구로 매일 모래주머니를 달고 달리기 했던 효과가 이때 드러나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스피드로 양아치들과 거리를 두며 달리는 희도는 자전거마저 무기력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런 희도 옆에 빨간 스포츠카를 탄 이진이 등장했다. 아버지가 부도나기 전 고모에게 준 차다. 동생을 잘 돌봐달라는 뇌물이 되었다. 주자창 단장으로 인해 잠시 이진이 타게 되었고, 희도가 그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전날 저지른 짓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이진은 맞춤법에 대한 지적질까지 희도 압박에 진심이었다. 티격태격하던 사이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고, 지붕이 고장 나 오픈카 상태로 타야 하는 상황이 난감한 이진과 달리, 비를 좋아하는 희도는 행복하기만 하다.

 

이진에게 반찬을 가져다주러 나선 유림은 버스에서 지웅을 만났다. 서로 좋아하고 있는 이들은 갑작스럽게 내린 소나기마저 행복했다. 그렇게 승완의 집 앞에 도착한 이들에게 등장한 이는 빨간 스포츠카를 탄 이진과 희도였다.

 

지웅만 모르는 조합에 당황한 사이 승완까지 등장하며 태양고 5인방이 드디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승완 어머니 고함소리에 자연스럽게 집안에 들어가게 되었고, 바닥에 가득한 미꾸라지를 잡으며 이들은 하나가 되었다. 추어탕을 먹는 이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희도에게는 첫 번째 단체사진으로 남겨져 있다.

 

이 사진을 보며 민채에게 사람들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백이도에 대한 언급에 호기심을 보이는 것은 엄마 일기장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성장한 희도가 바라보는 이진의 모습은 아련함이다. 이제는 노인이 된 엄마가 지난주에 이진이 보고 왔다는 말은 그의 죽음을 연상하게 한다. 그들의 사랑은 짧은 소나기 같았다는 의미가 된다.

 

춤을 마스터했지만 코치는 희도의 춤을 보려고 요구한 것은 아니었다. 왜 자신이 춤을 추도록 했는지 묻자 리듬을 언급했다. 고유정의 펜싱이 우아한 이유는 바로 그 리듬에서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걸 깨달았지만, 춤 한 번으로 리듬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코치는 이를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펜싱을 보게 되면 자신의 펜싱도 보인다고 했다.

 

자신의 펜싱을 볼 수 있게 되면 발전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코치는 희도에게 스스로 펜싱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운동의 기본인 체력과 펜싱에 중요한 기본적인 가치들을 스스로 깨우치게 만든 양 코치는 뛰어난 스승이었다.

 

대표선수 선발전을 앞둔 마지막 훈련은 양 코치와 승부다. 기본적으로 코치는 학생들과 경기를 하지 않는다. 이겨도 본적인 상황에서 굳이 직접 대결을 할 이유는 찾지 못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직접 승부를 하는 것은 희도의 꿈을 위해서다.

경기 결과는 양 코치의 승리였다. 자신에게 겁을 먹었고, 그걸 상대가 알게 만들어서 질 수밖에 없었다며, 선발전에 나서는 선수들 중 나보다 더 위대한 성적을 거둔 이는 없다며 희도에게 용기를 줬다. 손을 내민 양 코치의 손을 잡으며, 희도는 선배라고 했다. 스승과 제자이자 펜싱 선후배가 보여준 감동스러운 장면이었다.

 

마지막 훈련을 마치고 바나나 우유를 먹고 있는 희도 앞에 등장한 것은 이진이었다. 반찬통을 건네주고 돌아가는 길에 불 켜진 체육관을 찾은 것이다. 그렇게 몇 년 전까지 남자 펜싱부도 있었던 학교에 남은 펜싱복을 입고 경기를 치르는 두 사람의 모습은 풋풋했다.

 

이기는 사람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대결에서 오직 이진만 공격할 수 있지만, 좀처럼 희도 몸에 닿을 수가 없었다. 이 상황에 '풀 하우스' 13권으로 정신을 빼앗아 점수를 낸 이진은 행복했다. 11시가 되어 전체 소등이 되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희도 몸을 건드려 점수판의 불빛을 배경 삼아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사랑이다.

 

선수촌에 들어가는 유림 집 앞에서 기다리던 지웅은 배웅을 하며 "난 니 팬 아니다"라는 말로 고백을 했다. 팬과는 사귀지 않는단 지웅은 유림은 어떠냐고 물었다. 자신도 그렇다는 말에 이 말로 대응한 것은 고백이었다.

 

유림은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족을 가지고 있다. 딸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는 부모. 비록 가난해도 행복한 이들의 모습은 유림이 어떤 존재인지 잘 보여준다. 그리고 희도와 유림이 절친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명확해진다.

 

'꿈'이 이뤄지지 않아도 슬프지 않는 것은 정신력이라는 이진은 희도를 닮고 싶다. 나이는 어리지만 자신보다 단단한 희도를 보면 부럽기까지 한다. 기대하게 되어 자꾸 욕심이 난다는 이진의 말은 지웅처럼 고백이다. 이들의 사랑은 비록 스물다섯과 스물하나인 그 시절 여름 소나기처럼 강렬하고 짧았지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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