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피아니스트가 갑자기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된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이는 분명한 목적이 존재했고, 결국 그 결과는 복수였습니다. 결혼도 애인도 없는 성한이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야 했던 것은 동생에 대한 복수입니다.
성한이 왜 변호사가 되어야만 했는지 이유가 등장했다는 것은 이야기가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의미입니다. 기상캐스터 출신의 라디오 디제이였던 이서진이 원하는 이혼을 완성시킨 성한에게 이번에는 애란이 찾아와 이혼을 문의합니다.
애란이 변호사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모두가 청소는 우리 스스로 한다고 말할 정도로 초라한 형색의 애란은 자신이 폭행을 당한 것이 아닌 했다고 밝힙니다. 그것도 시어머니를 때렸다는 애란의 이혼 요구는 당혹스럽지만, 이혼을 요구하든 당하든 결론을 내고 싶어 한다는 말은 분명했습니다.
이는 목적이 분명하기 때문에 단순하게 정리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이혼 요구가 어려우면 당할 수 있는 조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문제는 애란이 시어머니 명의로 된 건물의 일부를 위자료로 받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언뜻 황당하고 어이없는 주장으로 들립니다.
자기 스스로 시어머니를 때렸다고 했고, 이혼에 대한 귀책 사유가 무엇이든 이혼을 요구하면서도 위자료를 받고자 하는 것은 과한 욕심이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성한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그가 언급한 내용들을 보면 이건 위자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니 말입니다.
애란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야 재판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게 친구인 정식이 집을 구하는 척 부동산을 찾아 슬쩍 얻은 정보는 충격이었습니다. 시어머니가 건물주인것은 맞지만, 동네 사람들은 모두 애란을 측은하게 바라봤습니다.
건물주 며느리라면 떵떵거리고 살아도 좋겠지만, 청소부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평생 일만하고 살았기 때문이죠. 건물 관리를 다하고,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애란을 보며 동네 사람들은 왜 참고 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 정도였습니다.
애란의 시어머니라는 사람은 등을 손바닥으로 맞고 병원에 입원하더니 4주 진단서를 뗀다고 합니다. 이걸로 며느리를 더욱 종 부리듯 하겠다는 심산인 것이죠. 자신의 아들을 꾀어 결혼한 것도 괘씸한데 아들도 낳지 못하는 며느리를 증오하듯 싫어하는 시어머니에게 이건 기회였습니다.
이런 시어머니를 말리고 아내와 딸들을 지켜야 하는 남편은 그저 방관자일 뿐이었습니다. 효자노릇하듯 어머니 말이라면 뭐든 따르는 이 한심한 남자가 지겹기만 합니다. 이런 행동이 효가 아니죠. 오히려 자신의 어머니도 아내와 딸들마저 망가지게 만드는 한심한 행동일 뿐입니다.
사업을 하다 망하면서 가지고 있던 건물을 어머니 명의로 넘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소유는 자신이라는 공증까지 했다고 했지만, 그 문건마저 어머니에게 준 이 남자의 행동은 뭘까요? 아내가 종처럼 부리는 것도 그저 지켜보며, 말로만 아내를 이해한다고 하는 이 자는 더 나쁜 자입니다.
하는 일없이 그저 집에서 TV나 보며 아내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시어머니에게 구박과 온갖 학대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 남편은 시어머니와 다름없는 존재였습니다. 그저 시어머니처럼 욕하고 학대하지 않는다고 좋은 사람은 아닌 것이죠. 남편은 다른 방식으로 아내를 학대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분명한 이혼 사유가 되지만 앞선 사건처럼 형식적으로는 피해를 입은 이가 오히려 가해자처럼 만들어진 상황은 힘든 싸움을 예고합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이혼 사유들이 대부분 이런 방식일 것임은 분명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는 것은 성한이 밝히고자 하는 동생 죽음의 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하자가 있거나 문제가 더 많다고 보인 인물의 내면에 존재하는 진짜 문제를 밝혀내는 과정을 반복해서 담아낸다는 것은 성한이 동생 죽음의 진실을 이런 방식으로 밝혀낼 것이란 의미이기도 합니다.
시어머니 등을 때린 것은 분명한 귀책 사유가 될 수 있지만, 애란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증명할 수 있다면 승리할 수 있는 이혼입니다. 이런 반전을 성한이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궁금해집니다. 이런 상황에 그의 사무실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승소로 이끌었던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서진이었습니다. 서진은 인터넷 방송 관계자를 만나 제안을 받지만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19금 방송을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자신을 세상이 어떻게 바라보는지만 명확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문제의 동영상이 공개된 후 서진은 온갖 비난을 받는 존재로 전락했습니다. 이를 몰래 찍어 유포한 자에 대한 분노보다 그 영상에 담겼다는 이유로 비난은 서진의 몫이었습니다. 유부녀였다는 것도 문제였지만,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여부는 대중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이 오직 보이는 현상에 발끈하고 소비할 뿐이었습니다.
그런 서진이 갈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어딘가 적을 두고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현재 서진에게는 중요했기 때문에 성한을 찾아온 것이죠. 가족 같은 이들의 관계 속에 서진이 들어서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건물주인 성한에게 한 사람을 더 쓴다고 힘겨워지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불편할 뿐이었죠.
그런 성한과 다른 이들을 만족시킨 것은 이 사무실의 가장 큰 문제였던 문을 완벽하게 고쳤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하지 못하고 엄두도 내지 못했던 낡은 문을 완벽하게 고치며, 서진은 자신의 쓰임이 이런 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줬죠.
아무 생각없어 보이는 형근에게도 누구에게도 쉽게 드러내지 못하는 아픔이 존재했습니다. 별거 중인 아내에게 남자가 있기 때문이죠. 이 상황은 단순하지만 문제는 형근은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는 겁니다. 성한 사무실에서 일하기 전까지 형근은 워크홀릭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만 알고 살다 아내를 외롭게 만들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멀어진 사이가 된 부부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정말 사랑하고 아낀 존재였음은 이들의 서먹한 분위기에서도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말에도 돌아올 것이라는 형근의 마음은 여전했습니다. 물론 이는 집착으로 인한 범죄로 발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지만 말이죠.
성한 사무실을 찾아온 박유석은 큰 로펌 파트너 변호사입니다. 그런 그가 성한을 찾은 이유는 대남전자 사장 정국의 아내인 영주의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죠. 성한의 친조카인 기영을 더는 만날 수 없다는 통보를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새엄마가 된 영주는 기영을 성한과 완전히 관계를 끊어야만 한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대남전자 안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아들을 완전히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남편과 사이에 딸을 두고 있지만 아들 기영은 여전히 삼촌과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한 영주였습니다.
유석은 공교롭게도 이혼 과정에서 성한 동생 주화의 변호인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남전자의 사주를 받은 유석으로 인해 주화는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주화가 원하는 것은 아들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아들 양육권을 빼앗긴 주화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잘 나가던 피아니스트였던 성한이 아무런 연관도 없는 법을 공부하고 그렇게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된 것은 동생이 이혼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알아내기 위한 여러 사례들을 경험한 성한의 포도는 한알이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빡침'이 자신을 이렇게 만든 동력이라 말하는 성한은 조용조용하게 말을 이어가지만 그 대사 안에 진정한 의미의 '빡침'이 가득했습니다. 부잣집 아들에 탄탄한 피아니스트로서 삶도 보장되었던 성한이 늦은 나이에 어려운 법 공부까지 해서 변호사가 되었고, 이제 본격적인 반격을 시작하려 합니다.
동생이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 이혼 과정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한 성한의 노력은 같은 변호사이기도 한 유석과 대립을 통해 조금씩 벗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벌가와 맞서야 하는 성한이 이제 새롭게 한 팀이 된 서진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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