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형이 저지른 만행을 증언하기 위해 일어서던 정선호는 같은 교도소에 있던 이의 공격에 쓰러지고 맙니다. 태규가 지시한 자가 증언을 막기 위해 선호를 죽이려고 시도한 것이었습니다. 이 일로 증언은 무산되고, 선호는 두려움에 숨기에 급급합니다.
재판에 나서기 전 빛나는 바엘에게 명령을 받았습니다. 바엘은 정태규를 풀어주고 죽여 지옥으로 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게 빛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였습니다. 하지만 바엘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면 빛나는 영원히 죽게 될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를 들었습니다.
잔인한 살인을 즐겼던 태규지만, 결정적 증거는 없습니다. 더욱 연쇄살인마 J가 저지른 범죄는 공소시효도 지나 처벌도 불가한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은 현직 경찰인 소영을 살해한 죄를 묻기 위함입니다. 현행법으로서는 사람 한 명을 죽여서는 큰 형을 받기 어렵습니다.
태규를 면회가 자신과 손을 잡자며 떠보기도 합니다. 사탄의 죽음을 알리며, 이제 자신의 지시를 받고 그 일을 하라고 제안합니다. 사람을 죽이고 신체 일부를 가져오는 행위였습니다. 이미 살인에 중독된 태규는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물론 이로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도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저 태규의 잔혹성을 엿보게 만들었습니다.
다온의 설득으로 선호는 힘들게 증언자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과거 사건들이 모두 태규가 저지른 범죄라고 증언합니다. 자신의 어머니까지 굶겨 죽였다며 울분을 통해내는 선호는 재판장을 찾은 피해자 가족들을 향해 사죄를 했습니다.
문제는 선호의 주장만 있을 뿐 결정적 증거는 없었습니다. 마약쟁이인 선호의 증언만으로 그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소영을 따랐던 막내 형사인 은섭은 중요한 단서를 찾아냅니다. 태규 회사 도면에서 숨겨진 장소가 있음을 발견한 것이죠.
그곳을 찾은 형사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대한 빈 공간에 완벽하게 꾸며진 거실은 기묘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금고 안에는 태규가 그동안 저지른 범죄를 그대로 담은 캠코더 영상이 제목이 붙여져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형사들이 찾은 증거를 본 빛나는 울분을 토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증거들이 드러난 상황에서 태규는 법정에서 자신이 살인을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미 처벌할 수 없는 범죄라는 점에서 자신이 범인이라 밝혀도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알고 하는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태규가 쏟아내는 가난에 대한 증오는 분노를 치밀게 했습니다. 모든 부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실제 가난을 죄로 바라보는 자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가난이라는 냄새에 경악하는 사장 동익의 발언들을 태규가 법정에서 다시 쏟아냅니다.
가난은 죄라며, 그런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들을 구제하기 위해 살인했다는 궤변은 유가족들을 분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자신의 살인으로 인해 그들은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행동을 자랑스러워하는 태규의 행동은 경악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복잡해진 빛나와 만난 천사 가브리엘은 태규를 풀어주라 합니다. 천사가 할 발언은 아니라 황당해하는 빛나에게 알아서 처리하라 합니다. 그동안 보였던 천사 행동과는 너무 다른 이 발언들은 결국 결말과 연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바엘은 지옥의 이인자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판단 하나로 빛나의 운명이 갈릴 수 있습니다. 빛나의 선택은 눈물로 마지막 발언을 했던 다온의 말에 집중했습니다. "세상은 저희를 잊었지만 법은 저희를 버리지 않았다는 걸 이 법정에서 보여주십시오"라는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화되어버린 악마에게 이 발언은 특별했으니 말입니다.
이미 처벌할 수 없는 과거의 죄에 대해서 피해자 가족들은 보상을 받기 원하지 않는다며 판사 빛나는 이들은 보상이 아닌 치유받기 원한다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용서받지 못한 자는 법 또한 용서할 수 없다며, 태규에게 사형을 선고합니다.
바엘의 지시를 어긴 빛나는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다온과 다른 유가족들을 위한 판결을 했습니다. 다온을 사랑하며 인간의 마음을 가지게 된 빛나는 판사로서도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그를 통해 배웠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목숨과 맞바꾼 판결은 사회적인 파장도 불러왔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강빛나 판사의 판결은 잘못된 것이라며 법리적 해석으로 비판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강 판사의 이 단호한 판결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이 전혀 다른 시선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법감정에 대한 비교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정의로운 판결을 하기 위해서는 판사는 목숨까지 내놔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강빛나의 소신 선고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잔인한 악마나 다름없는 범죄자에게 그저 법리적인 판단만 하는 판사는 AI보다 못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법리에 갇혀 사회와 동떨어진 판사 집단의 기괴함을 이 드라마는 제대로 꼬집었습니다.
선호가 빛나에게 자기 방 금고를 언급하며 건넨 쪽지에는 사과가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호의 금고에 있었던 것은 명숙의 아들이 죽기 전 엄마에게 주기 위해 적은 마지막 편지가 있었습니다. 선호는 이렇게라도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속죄하고 싶었습니다.
아들의 마지막 편지를 받아들고 한없이 오열하는 명숙의 모습은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마지막 임무까지 마친 선호는 스스로 형을 집행했습니다. 경찰이 지키는 선호의 장례식에 유일한 가족인 태규가 참석했지만, 그는 이를 기회로 삼아 도주했습니다.
빛나는 자신의 선택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알고 받아들였습니다. 사신이 찾아오자 잠시 시간을 달라는 빛나는 다온에게 입을 맞추며 혼자만의 이별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빛나가 죽게 되자 분노한 아롱은 다온을 찾아 경찰서까지 와 분노를 표했습니다.
너 때문에 선배님이 죽게 되었다고 울분을 토하는 아롱의 말에 다온은 미친 듯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인간 빛나가 죽었던 모습 그대로 사신에게 칼을 맞고 쓰러진 빛나는 엄청난 피를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빛나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살릴 수는 없었습니다.
빛나의 죽음을 보면서 천사가 자신에게 했던 같이 있으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죽는다고 했던 예언을 떠올리며 한없이 오열하는 다온의 모습은 안쓰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렇다면 지옥으로 돌아간 빛나, 아니 유스티티아는 영원한 죽음을 맞이할까요?
앞서 바엘은 지옥의 1인자가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지옥의 지배자는 루시퍼입니다. 이는 루시퍼가 바엘보다 위라는 의미이고, 그의 판단에 따라 바엘의 주장은 무의미해진다는 겁니다. 사탄을 잡고, 지옥의 보물까지 찾은 유스티티아를 루시퍼가 그냥 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빛나가 죽고 다온이 홀로 도주하는 태규를 잡을 수밖에 없는 조건들도 흥미롭습니다. 마지막 악마와 같은 인간을 악마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오직 인간의 힘으로 정의를 구현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말이죠. 이는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언급한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그렇게 죽음을 맞이한 태규가 지옥의 판사 유스티티아 앞에 서 참혹한 지옥의 형벌을 받는 것 역시 해피엔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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