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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방일지 14회-죽음에 적당한 때는 없고, 어른도 슬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미처 그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상상도 못 했습니다. 혜숙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망연자실한 염 씨 가족은 그렇게 소중한 이를 보내고 난 후에야 자신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허망한 죽음은 남겨진 이들에게 많은 화두들들 던집니다. 그리고 그런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과정이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기도 하죠. 장례식장에 형식적으로 찾는 이와 진심을 다해 자리를 지켜주는 이들 사이의 간극은 이들의 관계성이기도 합니다. 극한으로 몰렸던 상황은 인간들의 관계들을 깊이있게 만들거나 허무하게 정리되도록 요구하기도 하죠. 기정과 태훈의 관계는 혜숙의 죽음으로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창희 역시 현아에게 뜬금없어 보이듯, 툭 던지듯 청혼하는 상황도 어머니 장례식이 만든 풍경이기도 했.. 2022. 5. 23.
나의 해방일지 13회-엄마 혜숙의 허망한 죽음과 산포 찾은 구씨, 무너진 추앙 다시 시작한다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갑작스러운 전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작가가 왜 그렇게 허망할 정도로 평생 고생만 했던 염 씨 삼 남매 어머니 혜숙을 죽음으로 이끌었는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그런 모진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어머니들에 대한 추앙이었기 때문이죠. 갑작스럽게 산포에 들어왔다 다시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버린 구씨. 그가 떠나고 다시 돌아온 3년 사이에 염 씨 가족에게는 큰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구 씨가 돌아간 그곳의 삶은 지독할 정도로 고통스럽기만 했습니다. 그가 사는 그곳은 화려합니다. 그리고 매일 엄청난 현금을 만져야 하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부러움일 수도 있지만, 자경에게 이런 삶은 공허함만 가득하게 했습니다. 텅 빈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경은 술에 의지해야 겨우 버틸 수 있는 .. 2022. 5. 22.
살인자의 쇼핑목록 종영-용두사미가 된 추리극, 이광수의 연기 한계 8부작으로 방송된 tvN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분명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요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이야기와 주인공인 이광수의 연기력은 몰입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미스터리 추적극이라는 점에서 추리 완성도가 중요했지만, 그런 탄탄함은 없었습니다.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한 살인사건과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은 흥미로운 전개였습니다. 그리고 범인이 슈퍼 이용자라는 사실은 범인이 누군지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키우는 이유가 되죠. 영수증을 확인하면 범인을 잡을 수 있다는 설정만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천재라 불렸던 안대성은 위조지폐를 만들어 유통시키려던 쌍절곤 혹은 오천원으로 불리던 자를 잡아냈습니다. 일련번호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오천원의 삶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죠. 위조범.. 2022. 5. 20.
나의 해방일지 12회-구씨의 이별마저 미정을 위한 추앙이었다 마지막을 향해가는 이들의 해방 이야기는 다시 혼란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구 씨가 빠져나왔던 지하로 돌아갔고, 미정은 텅 빈 집에서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희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봐도 달라지는 것은 없고, 오히려 꼬이는 상황들은 답답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기정만 뒤늦은 연애에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기정과 태훈의 사랑은 그들 집안의 균형을 무너트리며 위기를 불러왔죠. 부모를 일찍 잃고 함께 살아왔던 태훈 가족은 다른 가족보다 끈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태훈이 기정과 만나기 시작하며 틈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구 씨와 일하러 가던 미정은 염소를 보고는 과거 키웠던 이야기를 합니다. 소와 염소는 키우면서도 미안하다 합니다. 잡아먹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니 말이죠. 그래서 자신이 키운 .. 2022. 5. 16.
나의 해방일기 11회-기정의 사랑 받은 태훈과 미정 향한 구씨의 추앙한다 구 씨가 신 회장의 제안을 거부하고, 미정에게 "추앙한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이는 그가 어떤 선택을 하겠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거대한 돈을 쥘 수 있는 위치에 있던 구 씨는 그 제안을 거부하고, 남들은 보잘것없어하는 그 시골 마을의 삶을 택했습니다. 창희는 구씨의 롤스로이스를 몰고 황홀함을 처음 느꼈습니다. 상상만 했던 그 상황이 현실이 되고, 그저 자신이 이 차를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행복한 창희였습니다. 창희만이 아니라 친구들인 두환과 정훈 역시 자신 앞에 있는 이 차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간장 사러가는 길에도 롤스로이스를 모는 창희는 꿈만 같았습니다. 그저 그곳에서 롤스로이스를 끌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주목받는 상황이, 창희는 그저 행복했습니다. 5억짜리.. 2022. 5. 15.
나의 해방일기 10회-홀로 새해 맞은 손석구 모습을 마지막에 등장시킨 이유 환상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마무리한 10회는 의문점도 있었지만, 중요한 결정들이 이어지며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단단한 관계로 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위기는 찾아옵니다. 이를 이겨내면 단단해지고, 그렇지 않다면 관계는 끝나고 말죠. 미정과 구 씨의 관계는 급격하게 냉각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풀어내지 못한 구 씨의 과거가 현재를 집어삼키려 했기 때문이죠. 겨우 미정의 추앙으로 조금씩 자신을 추스르던 구씨는 다시, 과거 무너졌던 시점으로 돌아갔습니다. 만취해 들개 앞에서 먹잇감을 주려던 구씨를 구한 것은 미정이었습니다. 들개떼보다 무섭게 달려들어 구씨를 보호하는 미정의 모습에, 구씨는 무섭다 합니다. 미정은 일을 키운다며 본능을 죽여야 한다고 합니다. 남자들이 지겨워지게, 도시 여자들이.. 2022. 5. 9.
뜻밖의 여정-나영석 사단의 스타일이 아직 지겹지 않다 나영석 사단이 윤여정과 이서진을 내세운 새로운 예능을 선보였습니다. 이 첫 문장에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나영석 사단의 예능이라는 점에서 과연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는 있을까 하는 우려 아닌 우려가 존재했습니다. 김태호 피디가 tvN에서 이효리를 내세워 '서울 체크인'을 방송 중이지만, 티빙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라는 점에서 접근에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나영석 피디의 '뜻밖의 여정'은 케이블 공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천재라 불린 두 피디의 명함이 달라져 보입니다. 윤여정이 오스카 시상자로 나서는 과정에 합류하며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점에서 특별할 수는 없습니다. 이 형식의 특별함은 바로 윤여정 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죠. 나영석 사단 예능을 보셨던 분들에게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 2022. 5. 9.
나의 해방일지 9회-구씨는 미정에게 이미 추앙받고 있었다 구씨의 과거가 드러나며 이야기는 강력한 힘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운명처럼 다가왔던 그 목소리 주인공은 미정이었고, 그 순간적인 끌림은 구씨의 삶을 바꿔놨습니다. 죽을 수도 있었던 구씨를 구한 미정의 목소리는 이미 그때부터 추앙이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들이 소용돌이치는 과정이었네요. 감정의 고조보다는 변화가 감지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여전히 불안이 가득하고 뭐하나 제대로 된 것 없는 좌절이 지배하지만, 그 안에서 그들은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구씨는 일을 하다 문구 하나에 눈길이 갔습니다. 미정이 서울을 빠져나가며 항상 보던 그 문구였죠.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라는 형식적이지만, 그 문장이 때로는 위로와 힘을 주기도 합니다. 재미있게도 그 문구를 내건 .. 2022. 5. 8.
나의 해방일지 8회-무지개 너머 존재할 꿈, 염미정의 상상은 현실이 되었다 기정의 사랑은 온몸을 던져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상대의 단순한 부탁마저 마음 떨리게 만드는 설렘이었지만, 혼자 하는 사랑은 그렇게 아프고 힘든 일일 뿐이죠. 아무리. 간절해도 상대의 생각이 다르면, 그저 지독한 감정 소모만 이어집니다. 미정은 이름도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지만, 구씨와 사귀고 있습니다. 추앙이라는 단어가 사랑이라는 가치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에서, 모호함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기존 연애와는 다른, 서로를 응원해주며 변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점에서, 추앙의 끝이 연애와 다를지 궁금해집니다. 미정의 동료들도 집에서 밥 먹는 낯선 사람과 사귄다는 말에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껍데기가 없다’고 합니다. 동료들로서는 당혹스러운 표현이 아닐 수 없죠. .. 2022. 5. 7.
나의 해방일지 7회-간사한 시간과 추앙의 생활화, 가슴 뛰는 것은 두려움일 뿐이다 가슴 뛰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환에게 미정은, 자신은 정말 좋으면 가슴이 뛰는 것이 아니라, 차분해진다고 합니다. 가슴 뛰는 상황은 언제나 불안하고, 나쁜 상황이라는 말에 창희도 동의하죠. 잘하면 이라는 기대심리가 만든 현상이라는 창희는, 월급이 들어오는 것에 가슴 뛰지는 않는다 합니다. 내 거라는 확신이 있으면 가슴이 뛸 일이 없다는 것은, 월급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죠. 부부가 된 이들도 처음 만나는 순간, 가슴이 뛰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내 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기정은 함께 일하는 미정과 구 씨를 보고 심술이 잔뜩 났습니다. 자신은 연애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데, 동생은 동네에서 남자와 연애하는 것이 보기 싫었죠. 구씨가 어떤 사람이냐 보다, 연애라는 그 현상이 기정을 힘들게 했.. 2022. 5. 7.
나의 해방일지 6회-구자경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추앙을 잘했나? 미정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커다란 변화를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긍정이나 부정 모두, 주변 사람들에게 빠르게 퍼져나간다는 점에서, 미정의 추앙은 구 씨를 시작으로, 가족 모두에게 전염되듯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세 남매 모두 새로운 변화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복한 해방은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보이네요.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자칫, 문제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상대의 공간에 들어가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들 관계의 경계가 조금씩 무너지고 섞이는 과정들이 흥미로웠습니다. 구씨는 여전히 자신의 경계를 단단하게 치고 있는 인물입니다. 제호로 인해 조금은 문을 열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들어오라 허락하지도 않았죠. 미정은 항.. 2022. 5. 5.
골 때리는 그녀들 슈퍼리그-이정은 압도적 실력, 송소희를 부른다 슈퍼리그에 진짜 괴물이 등장했습니다. 이강인의 친누나인 이정은이 '국대패밀리' 막내로 합류하며, 축구 DNA가 실제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스페인 유학을 마치고, 동생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일을 하다 귀국했다는 이정은은 기본적으로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볼 수 없는 압도적 능력자였습니다. 시즌 2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인 이는 이정은 이전에는 송소희였습니다. 국악소녀로 불렸던 송소희가 그렇게 축구를 잘 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죠. 말 그대로 군계일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날렵하고 기술도 좋으며, 골감각까지 갖춘 송소희는 득점왕에 올랐습니다. 득점왕이 나온 팀이 슈퍼리그에 오르지 못하고 탈락하며, 송소희를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그나마 올.. 2022. 5. 5.
붉은 단심 2회-왕권 위해 사랑 버려야 하는 이태의 운명 사랑이냐 권력이냐? 너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왕이 된 이태에게 이는 중요합니다. 자신의 사랑을 선택하면, 다시 선왕인 아버지와 억울하게 사망한 어머니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진정 사랑하는 이를 위해 부부가 되기를 포기한 왕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첫 회가 어린 세자와 세자빈이 되어서 가문이 멸문지화 당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습니다. 자신의 아내는 직접 뽑겠다고 나선 치기 어린 세자의 그 행동은 유정 가족을 죽음으로 이끌었습니다. 이 과정은 결국 이후 이어질 이야기에서 중요한 고리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태가 왕권 강화를 위해 준비하는 것과 달리, 유정은 이제는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싶어 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봤던 그와 이제는 부부가 되어야 한다.. 2022. 5. 4.
붉은 단심 1회-권력을 탐하는 자vs사랑을 취하는 자, 잔인한 역사 시작 이준과 장혁이 대결을 벌이는 사극은 첫 방송부터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전형성을 완전히 탈피할 수는 없었지만, 색다른 흐름과 방식으로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점에서, 사극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나, 그렇지 않은 이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드라마로 문을 열었습니다. 형을 밀어내고 왕이 된 자는 숙명처럼 위기에 맞서야만 합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이들에 의해 그 자리가 만들어졌다면 이는 더욱 크게 작동할 수밖에 없죠. 첫 회는 이야기를 끌어가기 위한 앞선 서사를 정리하는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왜 이들이 적대 관계가 될 수밖에 없는지 단단하게 만들어야 이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태(이준)의 아버지인 선종(안내상)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권력 암투에 휩싸여, 왕이 된 인물입니다. 사대부를 .. 2022. 5. 3.
나의 해방일지 5회-좋기만 한 사람으로 시작된 미정의 해방일지는 모두를 위한 추앙이다 해방클럽에서 처음 작성한 미정의 해방일지는 ‘좋기만 한 사람’이었습니다. 자식에게도 해줄 수 없는 일을 한 번 해보겠다는 미정은 그렇게 추앙을 시작했습니다. 미정의 추앙은 구씨를 시작으로 기정과 창희도 변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구씨의 넓이 뛰기는 지루한 일상에 엄청난 파장이 아닐 수 없었죠. 도무지 흉내 낼 수도 없는 그 행동에 모두가 놀랐으니 말이죠. 이런 구씨의 행동에 국가대표 선수가 아니었나며, 곁에서 수없이 이야기하는 창희는 신기하기만 합니다. 자신도 뛸 수 있을까 한번 시도해보지만 평범한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수없이 구씨에게 궁금증을 토해내는 창희를 멈추게 하는 “쉬자”라는 구씨의 한 마디였습니다. 옆자리 선배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지만, 창희의 수다 역시 상상을 초월합니다. 소꿉친.. 2022. 5. 2.
나의 해방일지 4회-날아오른 손석구와 천둥 번개가 좋은 김지원, 추앙은 시작되었다 드디어 구씨가 날아올랐습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그걸 가능하게 만든 구씨로 인해 미정도 놀랄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그들의 추앙은 함께 시작되게 되었네요. 미정이 생각하는 추앙은 서로를 응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의 단어를 선택한 것은 미정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를 찾다 확인한 단어였을 뿐이었죠. 미정과 구씨가 함께 식사를 하고, 창희와 기정이 티격태격 거리는 모습은 일상의 평범함으로 전달되었습니다. 실제 남매들만 보이는 그 증오할 수 없고, 싫어할 수는 없지만 싫은 상황을 그들은 참 잘 표현합니다. 창희에게 던진 기정의 슬리퍼는 막내 미정의 머리를 맞추고, 조용하게 아무런 말없이 슬리퍼를 들고 멀리 던져버리는 것으로 정리하는 이들 삼남매는 참 정겹습니다. 조용한 미정이 아무런 예고 없이 터질 .. 2022. 5. 2.
나의 해방일지 3회-해방 클럽의 시작, 왜 그는 받는 여자가 되었을까? 가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공기가 질척하게 내 몸을 감싸는 느낌, 혹은 질척거리듯 겹겹이 묻어나, 벗겨내고 싶은 감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런 느낌을 초반에 가득 담고 있는 느낌입니다. 배경이 여름이라 그런지 더욱 질척거리는 그 감정은 염씨 삼남내의 삶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죠. 그런 그들에게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해방이 하고 싶다는 미정은 그렇게 사내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이들과 ‘해방클럽’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무엇에서 해방될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방’이라는 단어 하나 만으로도 미정은 행복했습니다. 구씨에게 뜬금없이 추앙해서 자신을 채워 달라는 미정의 행동은 시간이 지나면 민망함으로 자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짜고짜 술.. 2022. 5. 1.
나의 해방일지 2회-김지원은 왜 손석구에게 자신을 추앙하라 했을까? 미정은 왜 구씨를 찾아가 자신을 추앙하라 했을까요? 평소에 잘 사용하지도 않는 단어를 사용해 구씨에게 강요한 것은 미정이 이제 임계점을 넘어 더는 이런 삶을 살지 않고, 자신에게서 해방되겠다는 선언과 같았습니다. 더는 떨어질 곳도 없어 보이고, 이대로 바보처럼 살기 싫은 미정이, 겨우 목 밖으로 내뱉은 말이 ‘추앙’이라는 것은 중요합니다.작가가 캐릭터를 깨트리면서까지, 이런 단어를 선택하게 한 것은 변화로 읽어야 하기 때문이죠. 첫 이야기부터 2회까지 삼형제가 임계점에 다다르는 과정을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가장 조용하고 아무런 일도 없이 무난할 거 같았던 막내 미정이 먼저 폭발했다는 것은 이어 창희와 기정 역시 임계점에 다다라 더는 참지 못하고 폭주하는 상황이 찾아온다는 의미입니다. 세상을 살아낸다는 것.. 2022. 5. 1.
나의 해방일지 첫 회-모든 인간관계가 노동인 이들을 위한 해방일기 박해영 작가가 돌아왔습니다. ‘또, 오해영’과 ‘나의 아저씨’로 엄청난 열혈팬을 거느린 박해영 작가의 신작은 일상의 소소함 속에서 소시민의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었습니다. 계란 노른자인 서울이 아닌, 흰자인 경기도에 사는 염씨 삼남매 이야기는 시작부터 묵직함으로 다가왔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평범한 우리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방식은 이번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염씨 삼남매를 중심으로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구씨, 그리고 싱글대디 태훈 가족 등 이들이 사는 이야기가 너무 그리웠습니다. 첫 방송이라는 점에서 기정과 창희, 미정이란 삼남매의 캐릭터를 알리는 각각의 에피소드와 이를 묶어주는 가족들의 풍경과 사건들로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첫 회는 박해영.. 2022. 5. 1.
파친코 8회-그들은 견뎌냈다, 생존한 선자들의 인터뷰로 시즌 마무리한 이유 마지막 회는 1938년에 시작해, 2021년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노아가 일곱살이던 시절, 모자수는 돌잡이를 했고, 아버지 이삭은 군국주의에 맞서다 체포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지독한 세상에 남겨진 것은 엄마 선자였고, 그는 가족을 위해 견뎌냈습니다. 첫 시즌 마지막 이야기라는 점에서, 긴박한 변화들이 이어졌습니다. 요셉이 이름을 지어준 노아는 초등학생이 되었고, 모자수는 이제 막 돌잡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가족은 비록 가난하기는 했지만, 행복했습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잔인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도, 평온했던 이들 가족의 모습은, 한순간 무너지기 시작했죠. 목사가 된 이삭은 초등학생인 이삭과 함께, 학교에 오가는 그 순간들을 즐겼습니다. 다정한 부자의 모습은 행복 그 자체였죠. 조센징이라는 이유.. 2022. 4. 30.
파친코 7회-이민호 서사 통해 보는 관동대학살의 역사 여덟 편의 에피소드 중 하나를 할애해 한 사건만 다뤘습니다. 그동안 20년대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이야기를 교차해서 보여주던 방식을 생각해보면 의외의 흐름이었습니다. 한수의 서사를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방점을 찍은 부분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관동대지진은 참사입니다. 인간이 함부로 개입할 수 없는 재앙이라는 점에서 이를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없는 일이죠. 하지만 당시 일본은 조선인들을 분노의 타깃으로 삼았고, 그렇게 혼란한 틈을 타 수많은 조선인들이 희생양이 되어야 했습니다. 한수는 아버지와 함께 일본으로 이주했습니다. 나를 빼앗긴 조선인들은 조국이나 일본이나 사는 것이 쉽지 않았죠. 아버지는 자존심까지 포기하며 야쿠자 밑에서 돈 관리를 해주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 2022. 4. 30.
파친코 6회-에이즈 같은 자이니치, 양복 벗은 이삭 노아를 품었다 선자의 아들 노아가 태어났습니다. 선자에게는 삼대로 이어지는 중요한 순간이었고, 이삭으로서는 자신의 노선을 정확하게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아 친아버지인 한수에게도 선택의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노아가 태어나며, 자연스럽게 남은 두 번의 이야기는 그동안 자주 나오지 못했던, 한수의 이야기로 채워질 듯합니다. 이민호 팬들로서는, 그동안의 아쉬움을 충분히 채워낼 수 있을 정도로, 오사카에서 버텨내며 현재의 한수가 되는,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기에 기대해도 좋을 듯하네요. 그동안 목소리로만 등장했던 하나가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1975년 학교에 있던 솔로몬을 찾아온 하나는 거침없었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 이것저것 만져보면서도 거침없는 하나와 달리, 솔로몬은 주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죠. 싸늘.. 2022. 4. 30.
잠시 쉬어갑니다 이미 쉬고 있었지만, 블로그를 잠시 쉬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이들에게는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려야 할 듯합니다. 다시 돌아오는 시점에는 보다 다양하고 깊이있는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블로그로 만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봄인지 여름인지, 혹은 초겨울 느낌도 나는 날씨에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순간들 만들어나가기 바랍니다. 2022. 4. 19.
파친코 5화-선자가 복희에게 들은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와 변화의 시작 격동 치듯 휘몰아치던 이야기가 5회에서는 조금은 호흡을 가다듬는 모습입니다. 1931년 오사카로 향한 젊은 선자와 1989년 부산으로 돌아온 노인이 된 선자의 모습이 교차되며 고단했던 삶을 응축하는 과정은 훌륭했습니다. 오사카에 도착한 선자는 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삭이 깨워 눈을 떴지만 그게 어딘지 혼란스러울 정도였던 선자는 거대한 역사에서 너무 다른 사람들에 놀라고 두려웠습니다. 이삭의 형인 요셉이 찾아왔고, 그렇게 거주지로 이동하는 과정도 낯설었습니다. 황폐화된 부산과 달리, 미래도시 같은 오사카 풍경은 이들을 주눅 들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죠. 경직될 수밖에 없는 선자를 그나마 마음 놓게 만든 것은 조선 사람들의 말이었습니다. 화려한 오사카와 달리, 그들이 거주는 하는 곳은 돼지들과 함께 사는.. 2022. 4. 9.
파친코 4화-부산앞 바다에 선 선자와 비 내리는 도쿄 역 앞에서 춤추는 솔로몬 1931년 선자는 이삭과 함께 오사카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내로 받아준 이 남자를 내칠 이유가 없었습니다. 당시 남편 없이 아이를 낳으면 아이나 엄마나 손가락질 받으며 살 수밖에 없는 처지였기 때문이죠. 그런 선자에게 선뜻 손을 내밀어 준 전도사인 이삭의 청혼을 그는 기쁘게 받았습니다. 양복점에서 한수와 이삭이 만나는 장면은 모두를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죠. 이삭이 죽다 살아났음을 아는 한수처럼, 이삭 역시 선자의 뱃속 아버지가 한수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잘 맞지 않는 양복에 대해 언급하는 한수에게 3.1 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형님 옷이라 잘 맞지 않는다 말하는 이삭. 이 미묘한 신경전과 대립 속에 선자를 두고 벌이는 두 남자의 대결 구도는 이들의 대화로 잘 드러났습니..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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